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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스크랩 [1]벽난로- ‘파워 앤 파워...’ <서울사람 시골살이>
양효성 추천 0 조회 11 12.01.29 09:27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1]벽난로- ‘파워 앤 파워...’ <서울사람 시골살이>

 

도시사람이 시골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노후를 보내는 일이 점점 현실화되었다. 전원생활과 시골생활은 다르다. 전원생활을 도시의 단독주택 연장선상에서 본다면 시골생활은 농어민이 된다는 것이다. 시골생활을 한다는 것은 당연히 땅을 고르고- 살 집을 설계하고 또 짓고 정착하는 겉으로는 단순하지만 속내는 이민보다도 어려운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이 이야기는 천천히 하자-

 

시골의 겨울과 난방 : 시골 살림을 꿈꾼다면 난방 나아가 벽난로를 먼저 생각해보기 바란다. 땅을 정하고 배치도를 그리고 집을 설계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달걀 노른자위처럼 먼저 난로를 하나 거실에 놓고 바깥으로 그림을 그려나가는 것도 한 방법이다.

 

농촌생활이 많이 바뀌었다지만 시골은 6개월 농번기라면 겨울의 앞 뒤 6개월은 농한기요, 또 공기가 좋은 만큼 겨울이 춥다. 딱히 나돌아 다닐 곳도 없다. 온기가 무엇보다 그리운 것이 시골이요 노인에게는 더욱 그렇다.

 

내 경험만으로는 이렇다. 처음에 약 30평을 화목 겸용보일러로 설계했다가 이럭저럭 2층이 되면서 50평이 되었고 이 규모가 되면 화목겸용 기름보일러는 실효성이 없다. 할 수없이 60평형 기름보일러를 설치하고 급히 벽난로를 설계하면서 이 난로가 오히려 주 난방기구가 되었다. 기름 값도 문제지만 전기에 문제가 생기면 보일러는 돌릴 수 없지만 난로에는 불은 지필 수가 있다. 실제로 보일러의 퓨즈가 정초에 나가 이런 불편을 겪었었다.

 

‘파워 앤 파워’ 공장에 가면 : 아무튼 ‘파워 앤 파워’ 벽난로를 처음 본 것은 일산의 킨텍스에서 열린 건축박람회였다. 그때 가져온 광고책자를 들고 수원에 있는 공장을 찾아 제작과정과 실제 불을 지피고 있는 난로를 구경했는데 아쉽게도 이 때 집은 이미 골조와 배관이 끝난 뒤였다. 그렇지 않았다면 벽난로의 여열을 이용한 보조난방으로 온돌을 데우면서 굴뚝도 멋들어지게 세울 수 있었는데...

 

공장을 찾는 것은 네비게이션 덕에 그리 어렵지는 않았지만 영업수완이 좀 부족하달까? 고객이 이 방면에 백지라는 걸 모르는 걸까? 수업전달능력이 영 마뜩치 않았다.

‘불은 어떻게 지피나요?’

‘신문지 한 장에 박스 찢어 넣고 불쏘시개 그리고 참나무 한 토막면...’

요즘 피워 보니까 말 그대로지만 그 간단한 설명은 무성의하게 들렸다.

‘나무는 어떻게 구하나요?!’

‘전화만 주시면 참나무 ... 겨울 나려면 한 50만원?!’

‘그 나무를 좀 볼 수 있나요?!’

마당에 나뒹구는 참나무 토막은 보기에도 투박해서 도무지 불이 붙울 것 같지 않았다. 자신들이 일상 숨을 쉬듯 쉬운 일이 초보자에게는 밤중에 산속을 헤매는 것만큼 어렵다는 것을 공장에서 일하다 나온 匠人은 생각지 않은 듯 보였다. 나무를 구하는 일이 어디 그리 쉬운 일인가? 난로가 놓이고 가을이 되어 사장님이 직접 알려준 전화번호는 하도 아쉬워서 여기 기록해 둔다. 명함을 찾는라고 고생 좀 했다.

‘산내들 조경 - 대표 김학인 전화 011-225-0874’

용인에서 조경사업을 하는 김 사장은 내가 초보자임을 감안해서 말린 참나무를 장작으로 만들어 타이탄을 몰고 와 베란다에 가지런히 쌓아주었었다.

 

불붙이기 어렵나요? : 春分에 터를 닦고 夏至에 벽난로 등 거의 마무리를 하고 處暑에 짐을 옮기고 立秋에 한숨을 돌렸다. 그 사이 최사장[인품이 꼼꼼한 ‘파워 앤 파워’의 사장이다.]이 직접 현장에 와서 난로 250만원- 연통과 설치 250만원으로 계약하고 곧 번개처럼 한 나절에 난로가 놓여졌다. 또 불을 붙이는 것이 숙제였는데 새 난로에 불을 붙이는 기술자의 실습이 너무 간단했다. 대류를 응용한 이 난로는 철판을 가스총으로[부탄가스를 장착한 화염방사기 같은 이 가스총은 가격에 포함되어있다.] 한 5분간 달궈 신문지와 불쏘시개 그리고 참나무 한 두 토막으로 끝났다. 찬 이슬이 내리면서 불쏘시개로 걱정이 많아 이웃의 화목보일러에 재래식 아궁이까지 여기저기 기웃거려 보았는데...

 

불은 인디언이 제일 잘 붙인다는 것- 기다린 다는 것- 건들지 않는다는 것-

 

난로 앞에서 : 爐邊情談이라는 말이 있다. 또스토옙스키의 소설에는 끊임없이 벽난로에 싸모바르가 끓는 장면이 이어진다. 한 번 불을 붙이고 책을 읽다가 잠이 든다. 새벽에는 불씨가 남아 있다. 그러면 장작을 넣는다. 아침을 먹고 창으로 햇살이 들면 불문[火口]과 연통을 꼭 닫아 둔다. 해가 지면 또 장작을 넣는다. 방화유리를 통해 타오르는 불꽃을 보노라면 마음도 몸도 다수어지고 심장이 뛴다. 은행이나 고구마를 구워 먹는 이야기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벽난로나 아궁이의 불 이야기는 그만 해도 될 것이다.

* 난로 이야기는 <이대철 지음 ‘얘들아, 우리 시골가서 살자!’ 디자인하우스> 240쪽에서부터...자세하게 실려 있다. 시골살이의 교과서 같은 책이다.

 

화목-목정-재처리-연기 : 새로 집을 지어 그런지 외풍은 거의 없다. 아침에는 기름보일러가 돌아가지만 20도 정도 한 시간 쯤 불을 때면 23-4도까지 올라간다. 방화유리에 木精[목정]이 끼는 것이 골치지만 신문지를 깔고 유리창 청소용 분무기의 비눗물을 뿌린 뒤 철물상에서 사온 칼주걱(페인트 공이 주로 사용한다.)으로 긁어내면 곧잘 벗겨진다. 이 목정은 墨의 재료가 되니 얼마나 지독한가? 또 골칫거리인 재처리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갈탄이나 화목난로로 고생을 해본 터라 걱정이 태산이었는데 완전 연소하는 덕에 일주일에 한 번 정도면 그만이고 이 재는 마당 한 구석에 모아 부추의 거름으로 쓰고 있으니까 ‘도랑치고 가제잡기’ 연기는 거의 없다. 전혀 문제없다고 할만하다. 화목이 문제인데 누구는 생나무가 불땀이 있다고 또 누구는 역시 마른 나무가 좋다는데 모두 일리가 있는 말이다.

 

강남 사는 동생내외가 김치를 가지러 왔다.

‘어! 형- 이거 타는 거유?!’

난로에 장작이 타고 있느냐고 묻는 것이다. 그냥 장식용으로 전락하거나 전기로 불꽃 모양을 만든 것만 본 모양이다.

 

벽난로 온돌 파이프 : 후회스러운 것은 벽난로로 물을 데워 온돌의 보조 온수파이프를 순환시키는 유일한 기술을 ‘파워 앤 파워’만 갖고 있다는 이야기인데 나에게는 이미 늦었다. 기름 값이 오르면 화목은 좀 내려야 선순환이 되고 중소기업은 꼭 이런 원료를 생각하면서 점진적 사업확장이 되어야하는데...그리고 온돌이 燃料富國에 수출되듯이 그런 발상으로 좋은 사업 아이디어가 빛을 보아야 할 텐데...內需가 경제를 살린다고 너무 빨리 벽난로가 유행해도 삼림을 황폐화시킬까 걱정이다. 서구인의 관절염은 다들 입식 생활의 공기를 데우는 난방방식이 원인일거라는 내 생각은 틀린 것일까? <*>

 

    

벽난로와 연통이 겨울을 살아주는 생명선이다.

 

설계하기 전에 벽난로를 놓을 자리를 먼저 난로회사 사장과 상의 하는 것이 중요!!

 

주전자의 물은 습기조절에 필수- 아침에는 이 물로 세수를 하고- 고구마나 은행도 구을 수 있다.

 

산내들조경에서 보낸 참나무 - 이제는 통나무를 써야할까 보다.

 

작년에 자른 호도나무를 섞어 태우는데... 혹 목정이 연통을 막히게 할지 걱정이다.

 

거실의 온도계는 때로 24도까지 오른다.

 

거리는 겨울이 한 창 - 지난 성탄절 천안 신세계백화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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