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유시민토론회 손은봉 회장]
그리 오래된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의 70~80세대 때 입도선매(立稻先賣)니 보릿고개니 하는 말들이 있었다. 지금의 젊은 세대는 잘 모르는 말이다. 입도선매란 벼가 익어갈 무렵 식량이 바닥난 농민들이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어서 할 수 없이 추수하기 전에 논에서 있는 벼를 그 상태로 헐값에 팔아넘기는 것이었다. 그리고 보릿고개는 요즘 트롯으로 구성지고 구슬프게 불러지는 곡조처럼 가지고 있는 식량이 다 떨어져서 덜 여문 보리 이삭을 미리 잘라다 허기를 면하던 춘궁기(春窮期)를 말한다. 며칠만 더 밭에 놔두었더라면 더 실하고 더 많은 수확을 올릴 수 있었을 터인데 얼마나 다급했으면 그 고비를 못 넘기고 그랬을까...
세계2차 대전이 끝나자 새로이 탄생하거나 식민지로 있다가 독립한 나라가 85개국이나 된다. 이 85개국 가운데 산업화와 민주화에 모두 성공한 나라는 유일하게 한국뿐이다. 우리는 이제 더 이상 후진국도 개발도상국도 아니다. 이미 우리는 꿈에 그리던 선진국대열에 들어섰다.
한국에서 15년간 기자생활을 한 영국의 마이클 브린이 쓴 “한국인을 말 한다”에서 일부를 간추려 보면
한국인은 부패. 조급성. 당파성 등 문제가 많으면서도 훌륭한 점이 많다면서
• 평균 IQ 105를 넘는 유일한 나라 • 문맹률 1% 미만인 유일한 나라 •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이자 아직도 휴전중인 나라 • 세계 2위 경제대국 일본을 발톱사이 때만큼도 안 여기는 나라 • 가장 단기간에 IMF를 극복해서 세계를 경악시킨 나라 • 미국 여자 프로골프 상위 100명중 30명이나 들어간 한국 • 세계 10대 거대 도시를 보유하고 있는 나라(서울) • 세계 4대강국을 우습게 아는 배짱 있는 나라 • 인터넷 TV 초고속 통신망이 세계에서 가장 발전한 나라 • 세계에서 가장 많은 발음을 표기할 수 있는 문자를 가진 나라 (한글 24개문자로 11.000개의 소리를 표현. 일본은 300개 중국은 400개불과) • 세계 각국 유수대학의 우등생자리를 휩쓸고 다니는 나라 (2위 이스라엘. 3위 독일) • 세계에서 가장기가 센 민족. 한국인은 강한 사람에게는 꼭 놈자를 붙인다. 미국놈. 왜놈. 떼놈. 러시아 놈. 등 이렇게 무의식적으로 놈 자를 붙여 깔보는 게 습관이 됐다. • 약소국에겐 관대. 아프리카 사람 인도네시아 사람 베트남 사람. 등 • 세계 봉사국 순위 4위인 나라 • 노약자 보호석이 있는 5개국 중 하나인 나라
지금 우리국민들은 우리들 자신의 우수성과 탁월한 자질에 대하여 너무나 모르거나 혹은 너무 과소평가 내지는 과대평가 하는 편향이 없지 않다 자기가 자기 자신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빚어지는 위기를 정체성의 위기라고 한다면 이를 시급히 극복하고 바르게 정립해야 함은 당연하다 할 것이다.
한국인의 우수성에 대하여
첫째, 우리 한국인들이 세계역사상 초고속 산업화를 이루게 했다는 사실이다. 우리의 산업화는 공업화 또는 근대화(modernization)와 같은 의미에서다. 구라파는 산업화를 하는데 200년이나 걸렸고 일본은 100년이 걸렸지만 우리는 30여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를 두고 압축혁명(壓縮革命)이라고도 한다. 이는 금세기의 기적이 아니라 세계역사상 30여년 만에 이렇게 초고속 산업화를 이룬 나라는 한국뿐이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1986년 북경에서 열린 일중(日.中) 양국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실권자 등소평이 당시 나까소네 일본수상에게 중국산업화를 위한 개발전략을 한국에서 찾고 싶다. 라고 말한바 있다. 한반도와 한민족을 수 천년동안 영향력을 행사해온 나라에 실권자가 자존심마저 버리고 중국개발의 모델을 한국에서 찾겠다고 하였겠는가.
둘째, 한국은 청소년 기능올림픽에서 1977년 네덜란드 대회이후 계속하여 종합우승을 해오고 있다. 미국, 독일, 프랑스, 이태리, 일본, 호주, 캐나다 청소년들을 제치고 종합우승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우연이 아니다. 우리속담에 호부(虎父)에 견자(犬子)가 없다는 그 아버지에 그 아들 이라는 말이 있는데 아버지들은 세계역사상 유가 없는 초고속 산업화를 이룩한 영웅세대에 그 아들 딸 들은 기능 올림픽뿐 아니라 국제적인 수학 과학 올림피아드 스포츠 예능 등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셋째, 한국의 교육열을 들 수 있다. 지금 우리는 교육정책의 방향을 어떻게 잡을 것인가를 두고 바람 잘 날 없는 논쟁이 한참이다. 그 만큼 교육열이 높다는 의미이다. 한국의 교육열이 세계최고의 수준이라는 것은 자타가 공인하는 사실이다. 자식을 잘 가르치는 것만이 살 길이고 가문을 일으키는 길이라는 한국인의 의식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한국인의 교육열은 교육대국인 미국에 유학 중인 학생들의 숫자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미국에 유학중인 한국학생은 출신국가별 순위에서 수년 동안 연속 1위를 지키고 있다. 미국의 대학은 미국이 보유한 가장 유력한 경쟁력중의 하나이다. 현대 경영학의 대가인 피터드리커(Peter F. Drucker)는 향후 수십년 내로 중국이 미국을 추월할 수 없는 이유로 미국의 대학을 들었다. 21세기 지식기반사회를 이끌어갈 지식근로자를 배출하는 대학부문에서 낙후된 중국이 미국을 추월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면에서 볼 때 미국에 가장 많은 유학생을 보낸 한국은 가장효과적인 방법으로 미래를 대비하고 있는 셈이다. 일찍이 지식기반 사회를 예견한 드리커의 통찰은 토플러의 미래 예측과도 궤를 같이 한다.
토플러(Alvin Toffle)는 <제3의 물결> <권력이동>을 통해 기존 군사력, 경제력대신 지식정보가 권력과 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보화 사회에서 국력은 지식과 정보에 의해 좌우 될 것이며 사회 내에서도 부와 권력은 신분이나 자본이 아니라 지식과 정보를 중심으로 배분될 것임을 강조했다. 이런 면에서 본다면 교육열이 높고 정보기술(IT)산업이 발달되어 있으며 학문과 지식을 존중하는 한국은 세계 어느 나라 보다도 유리한 입장에 있다. 수십년간 한국의 급성장을 연구해온 MIT 정치경제학 교수인 엘리스 암스텐(Alice Amsden) 의 결론도 이와 다르지 않다. 암스텐 교수가 아시아에서 일본 다음으로 등장할 거인(Asia's Next Giant)으로 한국을 지목하면서 그 특징을 한국인들의 학습역량으로 규정하였다.
그렇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과제는 정치적 선진화다. 지금까지 어떻게 여기까지 달려 왔는데... 정치가 더 이상 이래서는 안된다는 개탄의 목소리가 높다.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동물국회, 국회의 본분을 유기한 식물국회, 당리당략과 사리사욕에 함몰된 파괴정치, 시중잡배들에 버금간 패거리정치, 흑백논리에 매몰된 불통정치, 이러한 정치발전을 저해하는 구태악은 더 이상은 안된다.
희망! 일류국가의 대한민국을 꿈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