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고, 재미있고, 보람있게
5월 19일 안성으로 향했다.
‘가치 논다’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
찐친을 초대해서 막장과 맛간장을 만든다는
설명을 들었을 때는 요리교실 정도로 이해했다.
어쨌든 오랜만에 친구를 만난다는 생각에
소풍가는 날처럼 몸도 마음도 가벼웠다.
그러나 그냥 놀이가 아니라는 걸 금세 느낄 수 있었다.
문화해봄학교 '가치논다' 가치있게 나누며 놀아요 (위안이 되는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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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재미와 가치를 한꺼번에 얻을 수 있는
특, 특별한 프로그램이었다.
무엇보다 서로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자 하는 마음이 아름다웠다.
선한 영향력 – 사는 맛 나게
* 찐친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 챙김으로 스스로 위안 받고, 찐친에게도 위안을 준다.
* 위안을 주는 대상 확대 - 선한 영향력을 확장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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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과 맛간장을 만드는 일 보다 더 중요한 일은
찐친과의 만남, 순수 토종 재료들만큼이나 순수한 우정, 즐거움이었다.
친구와 웃음 가득한 인사를 나누며 장식된 탁자를 보았다.
미니 메주, 막장과 맛간장을 만들 다양한 재료들이
진한 우정만큼이나 정성스럽게 놓여 있었다.
친구는 우리장(간장, 된장, 고추장 등)에 대한 애정이 넘친다.
익히 알고 있었지만 우리장과 보고 싶은 찐친을 연결시킨 발상이 놀라웠다.
그 뜻을 수용한 안성시 역시 놀라웠다.
현대화 된 생활 속에서 우리장을 담글 줄 아는 주부는 흔치 않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친구는 '라면 끓이기보다 쉬운 우리장' 이라는
깃발을 우뚝 세우며 이 같은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우리장을 만들며 친구와 만나고,
토종 재료로 만든 우리장으로
친구의 식탁을 건강하게까지 해줄 수 있는 것이다.
만드는 과정 중에 웃음꽃이 활짝 피어났다는 것은 두 말 할 것 없다.
막장을 만들기 위해 먼저 준비된 메주가루에
육수(새우먹은 멸치,다시마,양파,마늘,건새우 등)를 부어 재었다.
걸죽한 보리밥 삭힌 것과, 고운고춧가루, 천년조청, 어간장을 넣어 섞어 주었다.
적당량의 소금을 넣은 후 한 방향으로만 저어주었다.
당장 먹을 수 있을 것 같지만 아직은 메주 냄새가 났다.
(그 냄새가 싫지 않은 걸 보면 나도 토종이 확실하다)
숙성 후에 먹어야 제 맛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병에 담으니 뿌듯했다.
내가 만든 내 막장, 집에 가져가서 식구들과 먹을 막장!!
천으로 덮은 후 햇빛에 3-4일 두어 숙성을 시키고
(해님, 내일도 쨍쨍하기를...)
냉장(김치냉장고) 보관하면 1년이 지나도 거뜬하다고 한다.
이제 내가 기르는 주말농장 상추가 양이 많아질 것이다.
막장이 그야말로 역할을 톡톡하게 할 것 같다.
곧이어 맛간장을 만들었다.
먼저 간장을 청주와 섞은 후 끓인다. 끓인 후 사과와 레몬을
얇게 썰어 넣어 우러나게 한다.
식힌후 사과와 레몬을 건져내고 병에 담았다.
뭔가 일을 했는데 놀이를 한 것 같았다.
그것이 바로 이 프로그램의 취지라며 친구는 활짝 웃었다.
이런 놀이라면 언제든지 환영이다.
특히 찐친과 함께라면 더더욱.
놀이는 계속 되었다. 바로, 팥칼국수 나누어 먹기 놀이!
직접 끓여 먹는 팥칼국수라선지 구수함이 두 배였다.
우리 음식의 기본은 장맛이라는 뜻인
장맛이 좋아야 음식 맛이 난다는 말이 떠올랐다.
우리 장을 지키고자 애쓰는 친구가 자랑스럽다.
찐친과 가치 논 하루,
이 하루로 우리 인연은 씨간장처럼 진한 풍미를 품을 것 같다.
데려온 막장이 우리 집에 메주 냄새를 가득 피우고 있다.
내 친구 냄새가 난다.
생각만 해도 위로가 되고 힘이 되는 친구가 있어서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