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년 7월7일 아침 9시15분 양대리(서동욱 친구 직장후배)와 함께 경남 양산군 동면 외송리를
기점으로 법륜사~은동굴~능선~장군봉~고당봉~북문~동문~까지 산행을 감행했다.
12번 버스를 타고 외송리에 내렸을 땐 비가 애꿋게 부슬 부슬 내리고 있었다.
우리가 가야될 능선을 바라보니 온통 먹구름속에 갇혀 있었으며
먹구름 속을 헤집어며 구름속의 미로를 걷는다 생각하니 참으로 행복한 기분이들었다.
다방리에서 장군봉까지 코스에는 6월말에서 7월초까지 산 나리 꽃이 유명하다.
동네어귀에 들어 서자 마자 그 아름답고 고향마을 같이 향수를주던 마을이 재 개발이라는 미명아래
집들이 반파 되어 전쟁이 갓지나가 폭탄에 파괴 된 것 같았다.
동네에는 사람 하나 없었고 으스스한 기분마져 들게 했다.
골목 구석 구석 주인들이 버리고 간 고양이 유기견 들의 천국이었다.
우리는 여러명의 개들에게 공격을 당하며 마을를 벗으나 등산로에 진입했다.
아이구 됐다 싶어 미끄러운 등산로를 스틱에 의지한채 마침내 법륜사 절 입구에 도착했다.
우린 물을 마시고 땀을 씩힌후 다시 은동굴 방향으로 힘 겹게 오르고 있었다.
때마침 예감이 이상해 뒤를 내다보니 양대리 바로 뒤에 진돗개 (황구) 한 마리가
바짝 따라오고 있었다.
자세히 바라보니 법륜사 절 마당을 외롭게 지키고 있는 진돗개 였다.
양대리! 자네 뒤에 절 집 황구가 뒤따라 오고있네 하고 말했드니
양대리는 개를 쳐다 보드니 적잖이 당황 하는 모습이 역역했다.
그 절에는 장애인 남자 한 분과 연세가 많으신 보살 한 분 그리고 스님 셋이서 일가를 이루고 있었다.
스님은 자주 출타 중이시라 장애인 남자분과 연세 많으신 보살 두분이 함께 머물때가 많았다.
내가 이 등산로를 이용한지 근 20년나 이흘렀 으니 이곳을 지날 때 마다 두분이 가끔씩 보이곤
했었는데 3~4년 전부터 두분이 보이 질 않았다.
아마 유명을 달리 했으리라 짐작 해 본다.
양대리를 안심 시키려고 황구야 천천히 따라와 하고 말을 건네고는 또다시 걷기 시작했다.
비는 추적 추적 내리고 온 몸은 빗물과 땀으로 범벅이 되어 이것 저것 생각하며
무아의 경지에 들어 갔다.
한참을 걷다보니 황구가 다시 내 앞에서 걷기 시작하드니 우리가 힘이 부쳐 늦으면
기다리다 출발 하곤 했다.
우린 오랜 친구인양 산행을 했다.
황구가 우릴 캄보이 하는 이유가 뭘까?
요즘 금정산엔 멧돼지 들이 자주 출현 한다 던데 우리를 보호 하려고 부처님이 보낸 것일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어느새 우리는 은동굴에 도착을 했다.
은동굴에 도착하여 물이라도 마실 요량으로 배낭 덮게릉 여는 순간 입을 킁킁대며
뭔가 먹을 것을 달라고 졸라데 는것 같았다.
꼭 배고픈 어린애 마냥..................................
난 적잖히 당황하여 감자 두개 중 1개를 던져 주었다.
감자는 굴러 빗물 고인 곳에 떨어쪘다.
난 다시 나머지 감자를 던져 주었다.
반쯤 먹고는 다시나를 쳐다 봤다.
항구의 배를보니 홀쭉했다.
스님이 출타중이라 몆일 굶었구나 생각하니 측은한 생각이 들었다.
양대리가 항상 밥을 많이 가지고 다니길래 양대리에게 밥을 좀 주라고 부탁
양대리가 손으로 던져준 밥을 먹고 떨어진 감자를 입에 물고는 자기가 사는 절집으로 개는 뛰어 내려 갔다.
우린 어안이 벙벙 해져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양대리 왈
대장님! 우리가 개에게 꼭 내다바이 당한 느낌이 드네요 하고 말했다.
나는 빙그레 웃었다.
아무도 오질않는 비오는 등산로에 사람이 나타나니
황구는 굶은배를 채우기 위해 우릴 따라온 것이였다.
정말 묘한 느낌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비가 세차게 내려 우리는 동굴속에서 비를 피한뒤 다시 능선을 향해 죽으라 이를 악물고
올라갔다.
안개속 습기찬 곳에서 나오는 숲의 향기가 그렇게 좋을 수 가 없었다.
젖은 흙 냄새가 이렇게 향기로 울 수 가 있을까.
우린 능선에 도착했다.
뽀얀 안개속 숲속에 노랗게 핀 산 나리 꽃을 바라보며 난 정말 산 사나이가 되길 잘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린 다시 장군봉을 향해 걸었고, 절벽 사이 사이에 핀 노란 나리,분홍 빛을 띤 돈내이 꽃하며
이름모를 야생화들이 내 마음을 황을경에 빠뜨렸다.
우린 장군봉에 도착해 점심을 먹었다.
아마 내 생각인데 외송리에서 법륜사 은동굴 능선 까지의 등산로는 머지않아 사라 질게 뻔하다.
복숭아꽃 살구꽃이 아름답게 피든 내 고향 같든 외송리 마을은
이미 개발이란 미명 아래 사라졌다.
동네 어귀에서 놀던 어린 아이와 아낙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이끼낀 빨래터와 버리곤 간 고양이 유기견들의 천국은 멀지않아 빌딩 숲이 될 것이다.
향수어린 내 고향 같든 마을은 인간의 잔인함에 의해 상처만 앙상히 남기고

이 지구상에서 영원히 살아졌다.
굶주린 황구 생각이 언뜻 어뜻 떠오른다.
몆일후 도시락에 밥을 넉넉히 들고가 황구에게 먹이고 와야겠다.
산대장 장시영.
첫댓글 불쌍한 황구데리고오지 ㅎㅎㅎㅎ
산대장님 산행기가 리얼하네요~~ 비가 오는 우천 산행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이 파괴되어 가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굶주린 황구 돌보는 자비심.........두 남자가 기억에 남을 산행을 하셨군요!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