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 고객 맞춤형으로 진화
40.50대에겐 휴식과 재충전
실버 세대엔 안전이 최우선"
CG활용 온라인 인테리어 플랫폼
'홈플래너2.0' 내달 매장에 공급
"이젠 가구만 파는 회사가 아닙니다. 이제 저희 업(業)의 본질은 리모델링 사업입니다"
지난달 말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샘 하옥에서 만난 강승수(55)회장은 "리모델링의 영역은 단지 새로운 디자인의 가구를 팔거나 단순한 공간 배치에 국한되지 않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집은 도데체 무엇인가'라는 고객의 근본적인 물음에 답할 수 있는 연구를 하고 있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첨단기술로 고객이 원하는 스마트홈을 책임지고 만들어 주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초등학생이 있는 집의 거실은 자녀의 재능을 북돋우는 기능을 해야 하고, 한창 일하는 40~50대에겐 휴식과 재충전의 역할을, 실버 세대에겐 집은 무엇보다 안전이 최우선돼야 한다는 게 강 회장의 생각이다. 한샘은 부엌을 바꿔주는 사업으로 창업해 지금은 국내 가구.인테리어 업계 1위로 성장했다.
◇"IT활용한 스마트홈 구축"
한샘은 올 2분기 매출이 작년보다 25.9% 늘어난 5172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영업이익(230억원)은 작년보다 172% 급증했다. 상반기 매출은 1조원(1조98억원)을 넘겨 연간 기준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올린 2017년(2조625억원)을 넘어설 기세다. 코로나 사태에도 꿋꿋한 실적이다.
강 회장은 "코로나로 외부 활동을 줄인 사람들이 '우리 집이 이랬으면 좋겠다'란 생각을 많이 하게 된 것이 비즈니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언택트 시장이 커질수록 가구.인테리어 관련 소비도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온라인몰 매출의 급성장, 리모델링 사업의 확장세로 올해 2조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강 회장은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충족하는 인테리어의 최종 목적지는 IT(정보기술)를 접목한 스마트홈 구축"리아며 "지금까진 가전제품과 가구를 개별 인테리어 요소로 취급했지만, 앞으로는 사물 인터넷.AI(인공지능) 등을 활용한 기술 기반의 리모델링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리모델링 사업은 한샘 혼자하는 게 아니라 첨단 IT기업과 협업이 필요합니다. 실제로 준비를 하고 있어요"
◆"2027년 매출 10조원 목표"
국내 주택 리모델링 시장은 약 40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강 회장은 "리모델링이 스마트홈 기술과 결합하면 단기간 시장 규모가 50조~60조원까지 성장할 수 있다"며 "중국.미국 등 해외 주택시장까지 진출하면 엄청난 성장 동력이 된다"고 했다. 그는 "2027년까지 한샘 매출을 10조원까지 늘리는 게 목표인데, 리모델링 매출로만 5조원 정도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샘은 9월 최첨단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한 온라인 인테리어 플랫폼 '홈플래너2.0'을 전국 매장과 대리점에 공급할 예정이다. 고객은 리모델링 공사 후 달라지는 집 안 못흡을 정밀하게 확인할 수 있다. 강 회장은 "리모델링을 하는 고객 입장에선 수천만원을 들이는 상품을 계약하면서도 자기 집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것이 현실"이라며 "고객이 이해하기 어려운 도면이 아닌 99% 실제와 같은 컴퓨터 그래팩으로 바뀌는 집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철거부터 입주 전 청소까지 모든 공정을 매뉴얼로 만들고, 각 공정의 시공과 사후 관리(AS)까지 한샘이 책임진다"며 "올 연말까지 이런 '리모델링 패키지 상품'판매를 월 2000세트, 3년 안에 1만 세트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리모델링으로 해외 공략'
대학 졸업 후 다른 회사에 다니다 1995년 한샘에 대리로 입사한 강 회장은 거의 매년 특진을 거듭하며 작년 11월 대표이사 회장에 올랐다. 1997년 국내 최초로 서울 방배동에 가구.인테리어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대형 전시 매장을 선보였다. 덕분에 부엌 사업만 하던 한샘은 2000년대 초 가구업계 1위로 올라섰다
대표이사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를 하나만 꼽아 달라고 하자, 그는 "삼성이 반도체와 스마트폰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이 된 것처럼, 한샘이 온라인 플랫폼을 연결한 스마트홈 리모델링 사업을 하는 글로벌 기업이 되는 기반을 닦고 싶다"고 말했다.
출처 : 조선경제 2020년 8월 11일 진중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