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卒)은 본래 노예나 하인 등이 입던 표식이 있는 제복을 본뜬 글자였다.
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도 ‘노예나 급사가 입는 옷이 졸(卒)이다.
고대에는 염색을 하여 글자로 표식을 하였다[隸人給事者衣爲卒, 古以染衣題識]’라고 하였다.
갑골문(甲骨文)은 옷의 앞부분에 ‘爻’와 같은 표식이 있는 형태였으나 예서(隸書)에 이르러 오늘날과 유사한 형태로 되었다.
졸(卒)은 본래 표식이 있는 옷 그 자체를 가리켰으나 차츰 그 옷을 입은 사람을 의미하게 되었다.
그것은 표식을 통하여 특수한 신분임을 표시하기 위한 의도였을 것으로 보인다.
노예나 하인은 평소에도 신분이 낮았을 뿐만 아니라 유사시에는 전쟁에 동원되기도 하였으므로 자연스레 병졸(兵卒)이라는 의미가 파생되었다.
그것도 지위가 가장 낮은 보졸(步卒)을 의미하였다.
예기(禮記)에서처럼 대부(大夫)가 죽는 것을 졸(卒)이라 하였고[大夫曰卒], 또 죽은 이가 장수하였으면 졸(卒)이라 하여[壽考曰卒] ‘죽다’라는 의미를 가지게 된 것은 사자(死者)가 수의(壽衣)를 입고 염(殮)을 마친 후의 모습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이나 확실하지는 않다.
사람이 죽은 해를 졸년(卒年)이라 한다.
사람의 목숨에도 끝이 있듯이 사람이 하는 일에도 끝은 있게 마련이다.
한서(漢書)에 보이는 ‘전왕손이 박사가 되자 수()가 다시 그를 따라 학업(學業)을 마치었다[田王孫爲博士, 復從卒業]’라는 말에서처럼 졸(卒)은‘종료하다’ ‘다하다’의 의미로도 쓰인다.
오늘날 우리가 쓰고 있는 졸업(卒業)은 여기서 비롯되었다.
얼마 전 졸업식(卒業式)이 있었다. 흔히 그렇게 말한다.
졸업(卒業)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배움이 끝나는 것도 아니고 인생을 마감하는 것도 아니니 졸업(卒業)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으리라.
그런데 우리사회의 부패와 부조리는 이제 졸업(卒業)해야 하지 않을까?
첫댓글 유익한 글 소개해 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卒은 말단 병사 또는 죽다. 마치다의 뜻이 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