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가 자라면서 남녀의 분별이 생겨난다. 남녀칠세부동석(男女七歲不同席)은 지금도 흔히 쓰는 말이다. 글자대로 풀면 남녀는 7세가 되면 자리를 같이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 말은 《예기(禮記)》<내칙(內則)>편에 나온다. "아이가 여섯 살이 되면 수와 방향을 가르쳤고, 일곱 살이 되면 자리를 같이하지 않으며, 여덟 살이 되면 소학에 들어간다."고 했다.
그런데 이 말은 남녀가 일곱 살이 되면 같은 자리에 앉지 않는다는 말이 아니다. 자리 석(席)은 원래 석(蓆)에서 나왔다. 석(蓆)은 깔개나 돗자리, 까는 요를 말한다. 그러니까 부동석(不同席)은 한자리에 합석하지 않는다는 말이 아니고, 한 이불에 잠을 재우지 않는다는 말이다. 남녀유별(男女有別), 즉 남자와 여자는 구별이 있다는 윤리를 유난히 강조하였던 조선 시대에 대한 선입견(先入見) 때문에, 한자리에 같이 있는 것조차 안 된다는 뜻으로 오해한 것이다.
이렇게 남녀의 구분이 생기면서 청소년(靑少年)의 시기로 접어든다. 청소년(靑少年)이란 청년(靑年)과 소년(少年)의 중간쯤에 해당하는 나이라는 뜻이다. 예전에는 없던, 새로 생긴 말이다. 청소년은 어린이가 아니며, 그렇다고 성인은 더더욱 아니다. 이런 시기를 과도기(過渡期)라고 한다. 자아는 불완전하고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 이성에 대한 호기심이 왕성해진다. 그래서 이 때를 달리 말해 사춘기(思春期)라고도 한다. 봄은 만물이 약동하는 시기이다. 인생의 본격적 출발점인 청소년기를 청춘(靑春)이라 부르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봄이 갖는 약동성, 푸름은 늘 젊은이를 연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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