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함을 감내하며 걷는 이들”
순례란 자청하여 불편한 길을 걷는 행위이다.
편한 길을 걷고자 하는 의향으로 순례길에 오를 수는 없는 게다.
비빔밥을 먹을 수 있다는 알베르게가 있다고 하여 그곳을 향해 걸었다.
나처럼 비빔밥이 그리웠나보다!
많은 순례자들이 모였다.
그곳에서 80에 가까워 보이는 일본인 순례자를 만났다.
서로 메모를 하며 소통을 하고 함께 사진을 찍었다.
전 숙소에서 붙인 짐이 오지 않아 난처해 하셨다.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잘 해결됐다.
걱정이 된다.
저 몸으로 저 상태로 어떻게 산티아고까지 가실 수 있을까?
며칠동안 함께 하며 매번 야외 텐트에서 자던 프랑스 사람도 보였다.
비빔밥을 먹고 싶어서 이곳에 왔을까?
저녁시간 비빔밥을 먹고 나니 몹시 행복해하는 모습이었다.
보통 밤 9시면 잠자리에 든다.
그래야 새벽 4시쯤 일어날 수가 있다.
6평 남짓 된 곳에 2층 침대 4쌍이 놓여있고 오늘은 만원이었다.
오늘은 자정경에 잠을 깨고 말았다.
코골이와 이갈이들의 합창 때문이었다.
저 상태로 어찌 걸을 수 있을까 하고 걱정했던 일본인 할아버지의 코고는 소리는 천둥치는 소리와 같았다.
텐트 치고 자던 프랑스 순례자의 이빨 가는 소리는 무섭기까지 하다.
이런 상황에서는 새벽까지 눈을 뜨고 지새우는 경우도 생긴다.
이른 새벽에 어둠을 뚫고 길을 걷는 이들, 뙤약볕 아래 사막과 같아 보이는 길을 걷는 이들,
하루 한 끼라도 제대로 된 식사를 하기는 하는 것일까?
잠자리는 어떻고…
왜 이들은 이런 불편함을 자청하며 길을 걷고 있는 것인가?
“주님, 새로 태어나기 위해 걷고 있습니다. 온전하게 다시 태어나게 하소서.”
(이 땅에 #전쟁을 멈추게 하소서. 16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