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5107]成任(성임)선생-백련사시(白蓮社詩)
백련사시(白蓮社詩)- 成任(성임)
찬 바람 찬 눈 속에 꽃이 피니
花發嚴風朔雪中(화발엄풍삭설중)
절 문 동쪽에는 숲이 짙게 붉어라.
深紅萬樹寺門東(심홍만수사문동)
사시에 봄빛을 홀로 차지하였으니
四時獨占三春色(사시독점삼춘색)
조물주도 여기서는 공평치 못하구나.
造物於今却未公(조물어금각미공)
백련사시(白蓮社詩)- 成任(성임)
화발엄풍삭설중(花發嚴風朔雪中)
심홍만수사문동(深紅萬樹寺門東)
사시독점삼춘색(四時獨占三春色)
조물어금각말공(造物於今却未公)
꽃이 눈 쌓였던 땅 찬바람 끝에 피어나니
절 동쪽 산 온통 진홍빛이로다.
삼춘의 풍광이 사계절을 독점하다니
조물주도 여기엔 공정치 못한가!
“전라도 강진현(康津縣) 남쪽에 산이 있어 우람차게 일어나
맑게 빼어나고 우뚝하여 바다 기슭에 접하여 그쳤으니,
이름은 만덕산(萬德山)이요, 산의 남쪽에 사찰이 있어 통창하고
광활하여 한 바다를 굽어보니, 이름은 백련사(白蓮社)다.
세상에 전하는 바에 의하면 신라시대에 창설되고 고려 원묘(圓妙)국사가
중수하였으며, 11대를 전하여 무외(無畏)국사에 이르도록
항상 법화도량(法華道場)이 되어 동방의 명찰이라 일컬었다.”
〈신증동국여지승람〉권37에 소개되고 있는 성임(成任 1421~1484)의 시다.
제목은 ‘백련사시(白蓮社詩). 성임은 세종 20년에 과거에 합격하고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국조보감〉 〈경국대전〉 등의 편찬에 참여한 상당히 학식이 높은 선비였다.
문장도 빼어나고 글씨도 잘 써서 경복궁의 전각 편액과
왕실의 사경 등에 솜씨를 발휘했다.
백련사를 묘사한 그의 시는 매우 단호하다. 그의 시심이
백련사 동백의 붉은 빛에 얼마나 매료되었는지 ‘삼춘의 풍광이
사계절을 독점한다’는 표현을 했을까?
그도 모자라 조물주도 어쩔 수 없이 불공정하다고 단정한다.
백련사의 동백이 주는 인상을 이렇게 단호하게 표현한 시는 드물다.
원문=신증동국여지승람-卷三十七 / 全羅道,康津縣
白蓮社。在萬德山。新羅時建,高麗僧圓妙重修
成任詩:
花發嚴風朔雪中,深紅萬樹寺門東。
四時獨占三春色,造物於今却未公
성임은
찬 바람 찬 눈 속에 꽃이 피니 花發嚴風朔雪中(화발엄풍삭설중)
절 문 동쪽에는 숲이 짙게 붉어라. 深紅萬樹寺門東(심홍만수사문동)
사시에 봄빛을 홀로 차지하였으니 四時獨占三春色(사시독점삼춘색)
조물주도 여기서는 공평치 못하구나. 造物於今却未公(조물어금각미공)
성임은 조선전기 전라도관찰사(1464), 형조판서(1466), 공조판서(1471),
지중추부사(1466, 1482) 등을 지낸 문신이다.
본관은 창녕(昌寧). 자는 중경(重卿), 호는 일재(逸齋)·안재(安齋)이다.
1447년 식년 문과(병과) 급제했다. 신숙주의 추천으로 성균관에서 후진 양성에
이바지하였다. 성품이 활달하고 식견이 풍부하며 글씨와 시문이 뛰어났다.
중국의 『태평광기(太平廣記)』를 모방하여 고금의 이문(異聞)을 수집,
『태평통재(太平通載)』를 간행하였다.
문집으로 『안재집(安齋集)』이 있다. 시호는 문안(文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