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논산 자연재배 INTO THE WILD 원문보기 글쓴이: 孤山吐月
2013년 농사 이야기(2013/07/12~07/31)
풀과의 전투- 선전하다.
|
내 농사일의 80%가 풀매는 일이다.
남들처럼 퇴비나 비료, 농약을 안하는 대신 그 시간에 밭고랑을 기어다닌다.
오리걸음으로 하루 종일 걸어다니다 보면 하루에 몸이 흠뻑 젖었다가 마르기를 대여섯번은 반복된다.
살이 접히는 곳은 여지없이 땀띠가 나고 밤에 잠자리에 들면 가려운 곳을 긁느라 잠을 설치기도 한다.
오늘 자는 이유는 내일 할 일이 있기 때문이다.
관리기로 고추밭을 매 주었다.
고랑이 넓기도하고 고추가 워낙 더디 크는 바람에 관리기 지나기가 수월했다.
고추끈을 두번 묶어줬다.
워낙 더디 크는 통에 한번이나 묶을려나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크는 속도가 빨라졌다.
고마울 뿐이다.
이렇게 커주니.....
콩밭이다.
보리와 콩 혼파로 풀 매는 수고를 덜려는 내 얄팍한 속을 만족시키려나 내심 궁금해진다.
보리와 콩을 뿌린 후에 비가 억수처럼 쏟아졌다.
말 그대로 억수였다. 게다가 논산 지역의 집중 호우였다.
밭 작물은 큰비는 독약이다. 20mm정도의 적당한 비였으면 얼마나 좋았겠는가?
하늘은 사람의 사정을 봐주지 않는다.
어쩌랴! 팔자지!
주먹토마토를 심었는데 방울토마토가 열렸다.
모를 잘못샀나부다.
이 또한 어쩌랴!
이미 심어 놓은 것을....
어쨋거나 노지 토마토는 열과(과일의 균열)를 피하지 못한다는 주변의 이야기를 귓등으로 흘려보내고 고집을 피워 500주를 심었다. 생육 상태는 좋다. 토마토는 역시 잘 큰다.
팔기도 애매하고 집에서 먹기도 애매한 양이다.
일부 팔기도 하고 나머지는 아이들이 먹었다.
그야말로 실컷 먹었다.
고추밭, 콩밭 매면서 갈증을 달래 준 고마운 친구이기도 하다.
역시 폭우가 화근이었다.
더 늦기전에 콩밭을 갈아 엎었다.
씨가 잘 안섰다. 드문 드문, 일삼오칠구로 콩이 났다.
아래 황토색 땅이 로터리 친 땅이다. 1천 6백평 정도의 콩밭을 갈아 엎었다.
콩을 다시 심었다.
싹이 나고 열흘정도 된 밭이다.
고랑없이 평밭에 심고 관리기로 골을 타 주었다.
북도 주고, 제초도 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헌데 이번 파종때도 집줄호우가 왔다.
올해는 참 안된다.ㅠㅠ
고추밭에 쇠비름을 뜯으러 온 분들이다.
일부러 쇠비름을 남기고 김을 맸다.
쇠비름이 적으면 어쩌나 걱정했었는데 많이 나왔다.
밭에 나는 풀도 다 쓸데가 있다.
밭에 풀은 매도 매도 끝이 없다.
비닐 멀칭 한번이면 여름 내내 편할텐데 말이다.
그치만 고추는 아주 맛있지 않겠는가?
콩밭 입구의 고추밭에서 찍은 사진이다.
후덜덜~~ 우리 고추밭도 이렇게 탄저병에 걸려 버리면 어쩌나 심히 걱정이다.
그저 무사히 이번 장마를 잘 넘기길 바란다.
드디어 고추가 열매를 달았다.
매운게 청양고추 열배쯤 되는 모양이다.
풋고추로 된장 찍어 먹기는 많이 부담스럽다.
언제 열리나 목이 빠져라 기다린 고추나무에서 아주 이쁘게 고추를 달았다.
초복과 중복사이 만드는 누룩이 최고다.
헌데 시기를 놓쳐 중복과 말복 사이에 누룩을 디뎠다.
내년에 먹을 술채비를 벌써 한다.
잘 떠서 향기로운 술로 거듭나거라!
7월은 아직 일 할만 하다.
논이고 밭이고 일단은 농부의 의도대로 되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건강과 평화!
첫댓글 올해 고추값이 별로 안좋았는데 잘 받으셨나 모르겠네요. 콩도 비둘기나 까치 있으면 정말 골칫거리인데요.
고추는 얼마 못땃습니다. 탄저병의 벽을 못넘었지요.ㅎㅎ 콩은 새로부터 잘 방어했으나 폭우로 드문드문 났습니다.
내년에 잘 해야지요.^^
채소도 소중합니다.
사실 하우스 특작 말고는 생계형 농업이 어려운 실정입니다.
대량으로 하지 않으면 먹고 살기가 힘드니 말입니다.
넓은 들판을 보니 가슴이 먹먹합니다. 나름 선전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올해는 사실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토마토 500주면 엄청나군요. ^^
재미삼아 해 봤습니다.
콩만 심다보니 지겨워져서 뭐 재미있는거 없나 찾다가요.^^
무농약으로 고추 멀쩡히 키우긴 어렵죠.. 쩝..
사실 고추가 많이 열리긴 했습니다.
그리고 그 열린 고추를 다 땃으면 꽤 되는 양인데 역시 노주고추는 탄저병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습니다.
내년엔 대책을 세워야 겠습니다.
넘 수고가 많으십니다~고개가 절로 숙여지네요...
이제 11월이라 농사도 끝나고 여름의 힘든 기억은 생각조차 나지 않습니다.^^
고생 하셨습니다.
전 뜸하게 시간을 내 텃밭을 하는지라.. 비닐멀칭 안한 밭은 풀밭이 되 버렸습니다..
게다가 산중의 농지라 고라니, 멧돼지 등살에.. 토질도 자갈이 많아..농약 안했더니 지렁이는 천지인데..
덕분에 두더지가..
아주 열심히 주업으로 했다 해도 적자를 면치 못했으리라 생각되는 농사입니다..
"하우스 특작"이 살길 이군요.. 사진과 설명 감사합니다.
산에 있는 밭이라면 콩도 어렵고....
들깨나 양파는 짐승들이 안 먹는다네요.
아니면 크레졸비누(병원에 가면 나는 냄세)라는 액체 약품을 물과 일대일로 섞어 작은 생수병에 넣고 뚜껑에 구멍을 뚫어 15미터 간격으로 땅에 반쯤 묻어 놓으면 산짐승들이 안온다네요.
아고~ 천지무인님 감사합니다.
그래서 마늘하고 양파만 심어 놓았는데.. 상추는 싹만 크면 고라니가 와서 싹둑^^
크레졸비누 약품을 꼭 사용해 보렵니다. 감사드립니다.
저는 농사는 해본적도없는 청년인데.. 농사를 저도 한번 배워보고싶습니다. 언젠간 유용할거 같거든요. 농사를 꽤 잘하시네요.
그렇다면 정농회 생명농부학교 추천합니다.
현장방문도 하고 유기농 전문가들의 생생한 농사 이야기를 들을 수 있지요.
세상 뒤집어지면 시골에서 땅 파는게 가장 안전할지 모르지요.^^
사진으로 보는 풍경이 참 좋습니다 그런데 작년엔 태풍으로 낙과가 많아서 농사하시는분들 힘들더니 올해는 또 풍작이라고 왠만한 농산물은 다 값이 폭락해서 힘들다죠 농사는 참 어려운듯합니다 정부에서도 보호해줘야할텐데 지금하는것보면 반대이고...
농사가 잘되도 걱정 안되도 걱정입니다.
맘 편한 세상 오겠지요^^
대단하십니다. 멀칭도 않고 농사를 짓다니... 풀과의 전쟁에서 살아남지 못할텐데.. 더우기 그 넓은 밭을,,정말 대단하고 존경스러습니다.,쩝 막걸리 한잔 안 줄려나, ㅎㅎ
언제 여름에 오시면 막걸리 많이 드릴께요. 아주 많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