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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위해 찾아간 '제너럴닥터'는 '어쿠스틱 트라이앵글' 공연 준비로 매우 분주한 모습이었다.
바쁜 김승범 원장을 기다리는 동안 둘러본 병원 내부는 소독약 냄새 나는 일반 병원과는 무척이나 다른, 무엇보다 편안한 공간 이었다.
처음 시작 당시 건물의 한 층에서 병원과 카페를 함께 운영하던 작은 공간이 어느새 건물 두 층을 쓰게 되고 지금은 NHN에 '제너럴닥터@NHN'이라는 분점도 내게 되었다.
김승범 원장은 "몇 년 사이 갑자기 많이 커졌다. 처음 시작 당시 한 층에서 옹기종기 모여서 함께 하던 공간이 더 정감 있고 좋았던 것 같다."며 당시를 추억했다.
- 누구나 한번쯤은 붐비는 대학병원에서 겨우 진료 예약을 하고 힘겹게 진료실을 찾았지만 진료는 겨우 3분 남짓 이었던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제너럴닥터는 환자 한 명 당 진료시간이 30분 정도이고, 하루에 20명 이상의 환자는 받지 않는다. 김승범 원장은 “의료란 사람이 사람에게 무엇인가를 해주는 것이고 의사와 환자 모두 사람으로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환자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 30분 진료로 굳어졌다.” 고 말했다.
제너럴닥터에서는 병원을 오지 못하는 환자를 위한 SNS 진료도 진행 중이다. 환자를 생각하는 마음이, 환자와의 소통이 남다르다.
제너럴닥터의 ‘소통’은 수요자보다 공급자가 우선이 되는 대한민국 의료 구조를 다시 한번 생각 해보게 된다
제너럴닥터는 홍대에 위치하고 있으며 병원과 카페를 함께 운영 하고 있다. 카페는 부족한 병원 운영비를 채워주는 곳이자, 즐겁게 병원을 찾아올 수 있는 매개체 이기도 하다.
김승범 원장은 “병원을 매일 가고 싶은 곳으로 만들고 싶다. 아파서가 아니라 놀러 가고 싶은 곳으로 만들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생겨난 것이 맛있는 음식, 좋은 전시, 공연 등 이다. 일상을 더욱 풍요롭게 할 수 있는 꺼리를 계속 만들어 가고 있고 함께 즐기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원장이 말한 것처럼 제너럴닥터에는 늘 전시나 공연이 끊이지 않는다. 그리고 이곳에 오는 사람들은 마치 제 집처럼 편안하게 카페와 병원을 이용한다. 이런 모습들이 홍대의 자유분방함과 썩 잘 어울린다.
'특별히 고양이를 키우는데 이유가 있는지 궁금했다.
좋아서.
단순한 한마디에 모든 것이 설명이 되었다.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를 꺼낼 때면 김승범 원장은 아이처럼 말이 많아지고 해맑아졌다.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환경 속에 있어야 한다. 나 또한 사람이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고, 그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찾아줄 때 가장 자연스럽다. '고양이'는 그것의 상징적인 존재다. 조심스레 한마리를 키우다보니 지금은 어느덧 4마리가 되었다.” 고 김원장은 말했다.
김승범 원장의 개인적인 꿈은 간단명료하다. 좀더 재미있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것. 지금처럼 만이라면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그리고 제너럴닥터의 꿈은 병원과 최근 설립한 의료생협이 더욱 성장해 많은 사람이 함께 소통하고 즐길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지 않아도 매일 가고 싶은 병원, 행복한 병원 제너럴닥터의 성장이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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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형 병원’ 제너럴 닥터의 김승범 원장(왼쪽)과 정혜진 원장이 진료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뒤에 보이는 이비인후과 장비가 사실상 이 병원의 유일한 의료기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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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너럴닥터 홈페이지
김승범원장의 글
제너럴닥터는 지난 2007년 5월 1일, 지금의 자리에서 30석의 좌석과 의사 1명, 간호사 1명, 카페 아르바이트 2명으로 시작했어요.
김제닥이 추구하던 "인간적인 의료 디자인(HXD)"의 사례이자 연구소를 목표로, 가장 극단적으로 인간적인 동네 병원을 만들어 본 게 카페와 병원이 같이 있는 제너럴닥터였죠. 무계획적이고 즉흥적으로 만들어진, 당장 운영 자금도 한 푼 가지고 있지 않은 이상한 곳이었어요.
그러나 솔직히 고백하자면, 인간적인 디자인은 그 뒤로 그리 눈부신 발전을 하진 못했어요. 김제닥의 게으름과 정제닥의 여유 없음도 그 이유였지만, 그보다는 한 번도 동네 병원의 의사에 대해 생각해보지도, 경험해 보지도 못했던 저희가 제너럴닥터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과 함께 동네 의사로, 카페 주인으로 살아가면서 큰 행복을 경험했다는 것이 더 큰 이유였어요.
이대로 동네 병원의 의사로 살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저희는 그동안 제너럴닥터를 통해 여러분과 행복하게 만나고, 여러분들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어요. 그리고 다행히 잘 살아 남아서 이제 네 살이 되었어요.
제너럴닥터는 저희가 함께 키우는 아이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건 작년 여름부터였어요.
김제닥과 정제닥의 품안의 자식같던 제너럴닥터가 어느 새 여러분과 함께 호흡하고, 자신만의 인격을 갖추고, 자리를 찾아 가는 모습이 보였죠. 더 이상 단순한 의료 디자인의 사례나 연구소로 남아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니, 오히려 더 좋은 사례, 더 멋진 연구소가 되려면 이제는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어요.
지금 제너럴닥터의 가장 큰 의미는 무엇일까요?
인간적인 의료를 만들어 왔다는 것?
30분 진료를 했다는 것?
고양이가 있다는 것?
홍대에서 카페로 (나름) 잘 나갔나는 것?
제너럴닥터가 지난 4년간 만들어 온 가장 큰 의미는,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이라고 생각해요.
=중략=
제너럴닥터는 이제 생활협동조합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이제 여러분과 더 많은 것을 공유하기 위해, 제너럴닥터는 생활협동조합의 모습으로 새로 태어나는 것을 준비하고 있어요. 지난 연말부터 조금씩, 그러나 열심히 준비해 온 결과, 내일 조합원 가입 페이지를 공개하려고 해요. 제너럴닥터가 왜 생활협동조합을 하려는지,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 여러분이 조합원이 된다면 어떤 것을 기대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설명드리고 조합원 가입을 준비하는 퀴즈 페이지를 통해 조합 가입을 하실 수 있도록 할 거에요.
이르면 6월중에 공식적으로 출범하게 될 제닥의 생협으로서의 출발에 많은 분들이 함께 하실 수 있기를 기대해요!
3.
제너럴닥터 선언을 공개합니다.
여러분의 기대와 사랑 속에 제너럴닥터가 추구하고 만들어 온 인간적 의료의 방향과 가치를 담아 "제너럴닥터 선언"이라는, 조금은 거창한 제목의 선언을 공식적으로 발표해요. 지난 4월 1일 제너럴닥터 생활협동조합을 만드는 데에 뜻을 함께 한 발기인분들과 함께 생각을 모으고 다듬어, 발기인대회때 공개한 선언입니다.
앞으로 저희가 만들어 갈 미래의 모습을 상상하고 평가하는 데에, 그리고 이 시대에 함께 인간적인 의료에 대해 고민하는 분들의 앞길에 하나의 지표가 되기를 바래 봅니다.
'인간적'이란 너무나 모호한 개념이지만, 우리 모두는 지금까지의 경험을 통해 의료의 비인간성을 분명하게 느끼고 있다. 따라서, 비인간적인 의료 경험을 조금이라도 피하려는 노력이 누적될 때 인간적인 의료의 모습이 구체화, 현실화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리가 추구하는 가장 인간적인 의료의 모습은 문자로 정의된 완성형이 아니라 사회의 변화되는 모습에 따라 인간적인 경험을 계속 이어 나가는 진행형이 될 것이다.
2. 우리는 개인이 자신의 삶을 스스로 잘 살아 나갈 수 있도록 돕는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다.
개인의 삶은 자신이 믿고 있는 기준이나 가치관에 따른 선택의 결과가 이어져 만들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대신해서 선택을 내릴 수도, 감당할 수도 없음을 인정한다.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구원이나 완벽한 의료 복지의 구현이 아니다. 그보다는 개인의 선택이 혼란과 두려움에 지배되지 않도록 선의와 명확한 의학적 기준을 가지고 도와주는 것이 우리의 최선이라고 믿는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모두가 삶 속에서 조금 덜 외롭고, 조금 덜 괴로우며,조금 덜 불행하기를 바라고 있다.
3. 우리는 합의와 공감에 기반한 의료적 판단을 지켜 나갈 것이다.
때로는 우리의 판단이 의학의 고전적인 우선순위를 벗어나는 선택으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의료인이 이용자의 삶을 이해하지 않은 상태에서 오직 자신의 의학지식에만 기댄 일방적인 판단을 내리는 것은 최선의 결과를 가져올 수 없다고 믿는다. 우리는 의료인과 이용자가 만나는 모든 과정에서 합의와 공감을 만들어 나가려 노력할 것이다. 이것은 치료에 있어서의 전략적 사고이며, 인간을 이해하고 그 삶 속에 의료를 잘 조화시키려는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접근이다.
4. 의료인과 의료 이용자는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친구가 되어야 한다.
의료인은 의료 이용자의 서로에 대한 존중을 기반으로 서로의 입장, 상황, 원하는 것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우리는 이것을 소통이라 부른다. 소통을 통해 의료인과 의료 이용자는 서로를 이해하고 위하는 인간적인 관계를 형성해 나가야 한다. 우리는 이런 인간적인 관계가 의료인과 의료 이용자를 모두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다고 믿는다.
5. 의료는 보다 일상적, 문화적이 되어야 한다.
질병은 개인의 일상과 분리할 수 없다. 의료는 질병 상태에서 개인의 일상이 무너지거나 훼손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건강한 일상 속에서는 질병 예방만을 목표로 하기보다 일상을 보다 자연스럽게 즐기고 지킬 수 있는 문화적 측면이 강조되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환자'라는 용어 대신, '(의료)이용자'라는 용어를 사용하고자 한다. 인간은 삶의 연속선상에서 다양한 시점과 방법으로 의료 이용의 필요를 느끼는 것 뿐이고, 따라서 의료 행위나 절차 속에서 인간을 결코 통계의 일부나 몰개인화된 환자로 취급해서는 안된다.
6. 우리는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함으로써 본질을 지킬 것이다.
우리의 다양한 변화 노력은 때로 도전적이거나 파괴적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노력은 도전과 파격 자체를 위한 억지가 아니며, 인간성을 찾기 위한 당연한 노력이 현실의 모순과 한계 때문에 때로는 엉뚱하거나 파격적으로 보이는 것 뿐이라고 믿는다. 안정보다는 도전을 추구하는 우리의 노력에는 늘 한계가 있으나, 이 노력 자체가 소중함을 믿는다. 우리는 현재까지 우리가 만들어 놓은 것에 안주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스스로가 만든 가치에 대해 의심하고 반성하며, 우리가 이 시대에 노력하는 것들을 때로는 스스로 부정하거나 뛰어 넘어야 할 것이다. 반성 없이 과거에 안주하기 위한 노력을 하게 될 때 우리는 우리의 본질을 잃어 버리는 것이라고 믿는다.
2011.4.1
제너럴닥터 생활협동조합 발기인 일동
1. 제너럴 닥터에는 진료과목에 대한 표시가 따로 없는데, 어떤 진료를 주로 하시는 건가요?
김승범: 의학에는 의료전달 체계라는 게 있어요. 1,2,3차로 나뉘는데, 1차는 동네병원, 2차는 중형병원, 3차는 대학병원이나 큰 병원을 얘기하죠. 만약에 콧물도 나고 설사도 한다고 했을 때, 이비인후과를 갔다가 내과를 가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1차 진료란 넓고 얕게 볼 수 있는 진료를 말해요. 한마디로 말해서 병이 있고 과가 있어야 하는데, 한국은 과가 있고 병이 있는 셈이죠.
2. 그럼 동네병원은 1차 진료를 하는 곳이네요?! 그런데 대부분의 동네병원이 …과로 전문화 되어 있잖아요? 왜 그런건가요?
김승범: 의대를 마치고 국가고시를 본 후 전문의와 일반의를 선택하게 되어 있어요. 요즘 진로가 불확실해서 대학원을 많이 가는 것처럼 의사들도 90%이상이 전문의를 선택하죠. 그 사람들이 모두 대학병원에 있을 수는 없고, 그러다 보니 동네병원까지 전문의들이 많아지게 된거에요. 일반의가 진료를 보는 과가 없는 병원은 많지 않아요.
3. 정말 일반적인 진료를 한다는 뜻에서 general이라는 이름을 붙이신 건가요?
그렇다고 볼 수 있죠. 저희 병원은 주치의 개념으로 머리가 아파도 오고 잠이 안와도 오는 병원이에요. 아프고 나서 어느 과로 가야 할지 고민하는 게 아니라 아프기 전에 그냥 와서 차도 마시고 쉬다가 진료도 받고 그러는 거죠.
4. 남들이 대부분 가는 90% 길을 버리고 10%를 선택하신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정혜진: 선생님은 학교 다니실 때부터 이런 병원에 대한 생각과 준비를 해오신 경우고, 저는 전문의를 하고 싶어서 대학병원에서 비뇨기과를 선택해서 2년 동안 수련도 받았어요. 솔직히 말하면 전문의를 선택할 때 제가 원한 것도 있었지만 남들이 다 전문의를 하니까 그게 아닌 다른 길을 간다는 게 불안하기도 하고 그 길이 전부인 줄 알았어요. 정말 맹목적으로 전문의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 같아요. 물론 제가 하고 싶은 공부였기에 전문의 생활로 재미있었어요. 하지만 공부를 하면 할수록 너무 전문적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전문적인 분야를 계속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거든요. 동네 병원에 계신 분들 대부분이 전문의지만 다 일반진료를 하고 있잖아요. 이렇게 전문적인걸 배워서 뭐하나 하는 회의감도 들었구요.
5. 의대생활이 특별하셨을 것 같은데요.
김승범: 저는 단순한 부적응자 였죠. 하지만 그 점이 더 좋았던 것 같아요. 제가 주로 했던건 학교 빼먹기, 숙제 안내기 이런거 였고, 날씨가 좋은 날은 수업을 못들었어요. 특별히 뭘 한건 아니었지만 밖으로 나가야 했거든요. 그렇다고 의학이 재미없었던 건 아니에요. 의학 자체는 너무 좋았고, 공부도 재밌었지만 과정자체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렇지만 이미 형성되 거대 조직안에서 다른 대안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적응만 못한 거에요. ^^;; 다 열심히 하는 모범생 집단에서 제가 자주 학교도 빠지고 그러니까 아무 생각이 없다는 오해 많이 받았어요.
정혜진: 저는 수업이나 과제 빼면 큰일나는 줄 알았는데^^;; 하고 싶어서 왔기 때문에 정말 열심히 했거든요. 인턴도 수석으로 마치고, 1,2년차 생활 뿌듯하게 하면서 2년차 초반에 인터넷에서 제너럴닥터에 대한 기사를 봤지만 그때는 ‘같이 해야겠다’ 는 생각은 못했죠.
6. 제너럴 닥터라는 병원을 생각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있었나요?
김승범: 학생 때부터 항상 일관된 생각이 있었어요. 사람들이 자기 안경을 갖고 세상을 본다고 할 때, 주로 쓰는 안경이 있을지언정 계속 바꿔가면서 쓰거든요. 그럼 자기가 뭘 보는지 모르게 돼요. 남이 보라고 하는 대로 보게 되거든요. 저는 뭔지 모르겠지만 제 안경을 주체적으로 고집한 경우죠. 뭔지 모르겠지만 인간적인 의료에 대한 생각이 확고했고, 그 뒤로 선택 하다 보니까 제너럴 닥터의 형태가 나오게 된거에요. 결정적 계기라기 보다 꾸준히 생각한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정혜진: 대학병원에서 인턴 1,2 년 차를 하게 되면 문제점이 계속 보여요. 환자를 병으로 보게 되죠. ‘이 사람은 전립선암 환자. 이 사람은 요로결석 환자. 아프면 요로결석이니까 아프지. 약 주면 되지.’ 이런 식으로요. 1차 진료와의 괴리감이 있었어요. 그런 전문의 수련과정을 지나게 되면 감기환자들은 아파 보이지도 않거든요. 현실적이지 않은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런 병원이 필요하다는 걸 생각하게 됐어요.
7. 제너럴 닥터에 오시는 환자분들의 반응은 어떠세요?
주로 소문을 듣고 찾아오시는데, 특별히 어떤 진료를 기대하고 오시는 것 같진 않아요. 근데 많이 좋아하세요. 한 번 저희 병원 오시면 다른 병원 못 가세요. ^^;;
제너럴 닥터는 저희가 하려고 하는 일의 연구소 같은 공간이에요. ‘의료를 어떻게 바꿔 볼까’라는 문제의식을 갖고 도구도 만들고, 환경도 만들고, 소통방법자체도 만들고, 그런 일이 회사의 주 업무에요.
8. 의사의 역할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김승범: 다변화 분화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학원 강사가 꼭 강의를 하는 것만이 학원강사의 역할은 아니잖아요. 교재도 만들어야 하고, 좋은 교재도 선택해야 하는 것처럼 의사들도 한 사람 한 사람을 돌봐야 되는 의사가 있고, 어떤 사람은 그 사람의 조직과 병만 딱 보고 냉철하게 자르고 꿰매주고 비인간적으로 도움을 주고 연구를 하는 의사도 필요해요.
그러나 그것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래야지’ 정도는 생각하지만 다변화가 안되고 있기 때문에 우리 나라가 갖게 된 의료적인 사회문제가 극심하다는 것은 동의하지 않거나 동의하더라도 방법을 찾지는 않아요. 적극적으로 분화시키고 분화 시켜줄 수 있는 사회 시스템이 만들어 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의사라는 한 이름 아래 있지만 정말 다양화 되어야 하죠.
9. 카페랑 같이 하는 병원이라는 컨셉 때문에 편견을 갖는 일이나 오해는 없었나요?
정혜진: 미쳤다고 그러죠. ^^;; ‘밥은 먹고 살까.’ 일반인들이 봤을 때는 그럴듯해 보이고 괜찮은 아이디어인 것 같기도 하고 그렇지만 우리나라의 의료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의사 집단에서는 ‘원래 돈 많은가 보다’ 그래요. 의사들은 이런 병원의 형태가 수익구조가 안된다는 걸 알거든요.
김승범: 아직은 정상궤도로 바라봐 주지 않아요, 대부분 처음에는 완전 냉소가 가득 이었고, ‘신기한데?’ ‘고생길이 훤하다’와 ‘그렇게 까지 해야 되나’ 라는 게 혼재되어있었다면, ‘동네 병원도 어려운 처지에 어떻게 해도 어렵다면 저런 병원도 해 볼만 한 거 아닌가’ 라는 상태까지는 왔어요. 비즈니스 마인드나 변화에 대한 생각이 있었던 의사들은 조금씩 더 많이 바뀌고 있는 것 같아요.
12. 제너럴 닥터의 3가지 포인트를 꼽는다면?
첫째, 언제 병원을 가야 하는지 그 포인트를 고민하지 않아도 돼요. 요즘은 네이버 지식인에 물어봐서 ‘어느 과를 갈까’ 까지 생각해야 하잖아요. 그냥 차 마시러 왔다가 진료받으면 되니까 접근이 쉬워요.
둘째, 진료의 질이 좋아요. 얘기를 다 할 수 있죠. 저희는 친절하고 착한 진료가 아니라 효율적인 진료를 하는 거에요. 왜냐면 그 사람의 이야기를 다 알아야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하기 위한 과정이거든요. 그래야 약도 불필요한 것은 쓰지 않을 수 있어요.
세번째, 연속적인 진료가 가능해요. 저희 방식의 환자 노트를 만들어요. 환자의 말이나 우리가 말 한 것도 적고 환자의 표현이 이랬다는 것, 속이 쓰리다. 찌른다. 묵직하다, 다양한데, 그걸 의학적으로 표현하면 한마디로 끝이거든요. 그 때의 정확한 표현을 알 수 있고, 전에 어땠는지 다 적어 놓으니까 연속적이 진료가 가능하죠.
11. 진료비는 비싼가요? ^^;;
진료비는 동네병원이랑 같아요. 근데 왠지 비싸야 할 것만 같죠?! ‘병원이 화려해서 비싼 검사 장비가 있어서 진료비가 비싸졌다.’ 가 아니라 진료 자체가 얼마나 질 좋은 진료가 될 수 있나에 따라서 사회적인 합의가 좋은 진료비를 줄 수 있고, 의사도 요구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굳이 커피를 꼭 팔아야 이런 병원을 할 수 있다는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거든요. 그런 사회적인 합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있죠.
12. 앞으로 어떤 의사가 되고 싶으세요?
정혜진: 의사의 정의부터가 어려운 것 같아요.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는 환자와 의사의 관계에서만 적용해 본다면 환자와 의사의 충분한 소통을 통해서 사람에게 적절한 치료를 해 줄 수 있고, 앞으로 그 사람의 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해서 어떠한 일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게 의사잖아요?! 그렇지만 그건 의사로서 일반인들이 알고 있는 덕목이고, 저는 더 나아가서 사람들의 의식을 조금 더 변화시켜 주면서 좁게는 의사들만 이라도 이런 게 진정한 의료라는 것을 깨닫고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런걸 알리기 위한 의사가 되고 싶어요.
김승범: 환자만 보는 게 의사가 아니라 의사를 이끌어가고 의사들에게 자꾸 재밌는 것들을 보여주는 의사도 필요하거든요. 그래야 환자를 보는 의사도 잘되죠. 그런 의사가 되겠다는 거에요. 그러기 위해서 처음부터 이런 경험 없이 강단에 서서 이야기하는 것은 허황된 거 잖아요. 직접 저희가 만들어 가는 거라고 보시면 되요.
책에서 이런 말을 본 적이 있다. ‘우리는 왜 사소한 것에만 분노하는가? 몰라서 묻는가? 거대한 것은 우리에게 분노할 자유를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누구에게도 분노할 자유조차 허락되지 않았던 길을 간다는 것은 외롭다. 그러나 또한 그것은 행복한 일이기도 하다는 것을 인터뷰 하는 내내 즐거워하는 두 사람을 보며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아플 때, 병명으로 처리되는 환자가 아니라 진심으로 나의 아픔을 나눌 수 있는 병원이 이 세상 한 군데 정도 있다는 것 또한 반가운 일이다. 제너럴 닥터의 앞길이 외로울지라도 언제나 그보다 큰 행복이 함께 하기만을 바란다.
[취재]
파고다 리포터 : 최지혜 (이화여자대학교 언론정보학과)
파고다 리포터 : 변시연 (이화여자대학교 방송영상학과)
첫댓글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함으로써 본질을 지킬것이다,,,불교법문같은 말씀이네요,,,,(왠지 가슴에 확 와닿는...!)
ㅎㅎㅎ 의료생활협동조합이 역시 대세로군요~!! 선언문에 제너럴닥터의료생협 조합원들의 마음이 담겨 있어서, 뭉클합니다. ^^
흠흠...카페를 같이 한다니 정말 놀러가기 좋겠단 생각이 드네요.
근데 어라 남동생? 왤케 닮아 보이지? ㅋㅋ
저도 제닥병원에 몇 번 갔었어요. '주치의란 이런거구나'라는걸 처음 느끼게 해준 병원이죠.
두 분 쌤도 귀여우시긔.. 냥이들도 이쁘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