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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의 요구·단결·투쟁·교섭의 변증법
- 투쟁을 중심으로 교섭을 결합하고, 단결을 바탕으로 승리를 만들자
정성희 소통과혁신연구소 소장
들어가며: 투쟁과 교섭의 대립을 넘어
민주노총이 다시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지난 10월 7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투쟁을 중심에 놓아야 한다는 입장과 사회적 교섭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이 맞서면서 조직 내부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11월 민주노총과 그 가맹·산하 조직의 차기 임원 선거를 앞두고 이러한 견해 차이가 선거 경쟁과 결합해 갈등과 분열을 심화시키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그러나 지금 민주노총에 필요한 것은 어느 한쪽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한 대립이 아니다. 선거에서 당선되는 임원 후보 군의 입장이 그대로 통과되는 것도 아니다. 요구와 단결과 투쟁과 교섭의 계획은 현장토의에 기초한 총회를 갈음하는 별도의 대의원대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 지금은 노동자의 요구를 어떻게 모으고, 노동자의 단결을 어떻게 강화하며, 실질적인 승리를 어떻게 만들어 낼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토론과 공동의 실천이 절실하다.
투쟁을 강조한다고 해서 교섭을 무조건 거부할 이유는 없다. 반대로 교섭의 유용성을 인정한다고 해서 투쟁의 독자성과 위력을 약화시켜서도 안 된다. 투쟁과 교섭은 서로 배척해야 할 선택지가 아니라 노동자의 요구를 실현하기 위해 결합하고 통일시켜야 할 과정이며 수단이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투쟁과 교섭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무엇을 위해 교섭하고, 어떤 힘으로 교섭하며, 교섭으로 해결되지 않은 요구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가 핵심이다.
노동자의 단결과 투쟁력을 바탕으로 하지 않는 교섭은 정부와 자본의 논리에 끌려다니거나 핵심 요구를 양보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교섭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성과, 투쟁을 더욱 활성화하는 계기를 외면하는 것 역시 노동자의 권익을 실현하는 올바른 길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러나 한국 사회의 구조적 조건과 현재의 정치적 힘의 관계에서 노동운동이 투쟁과 교섭 중 어느 것이 주축인지는 분명히 해야 한다.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노동조합의 총연합단체인 민주노총은 노동자의 자주적 단결을 기반으로 투쟁을 중심에 놓고 교섭을 결합해야 한다. 교섭의 성과는 노동자의 권리와 조직력을 강화하는 데 활용하고, 합의되지 않은 핵심 요구는 더 큰 투쟁으로 돌파해야 한다. 이러한 원칙은 투쟁과 교섭 중 어느 한쪽의 승리를 위한 것이 아니다. 민주노총 전체의 힘으로 노동자의 요구를 실현하기 위한 공동의 전략이다.
1. 한국 사회의 구조적 조건과 사회적 교섭의 한계
민주노총의 투쟁과 교섭 전략을 올바르게 세우려면 한국 사회의 역사적·구조적 조건을 직시해야 한다. 한국 사회는 미국의 강력한 영향력, 남북 분단과 냉전의 유산, 숭미 극우세력의 장기 집권과 공미 중도보수세력의 네 차례 집권, 국가 주도의 산업화를 거친 외자와 재벌 중심의 자본주의경제가 융합된 사회다. 이러한 조건은 노동운동의 활동 공간과 사회적 교섭의 범위에도 결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1) 미국의 영향력과 한국 국가권력의 제약
해방 이후 한국의 국가 형성 과정에서 미국은 군사·외교·경제적으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미군정과 한국전쟁을 거쳐 한미동맹이 형성되면서 미국과의 관계는 한국의 안보정책뿐 아니라 외교·경제정책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로 자리 잡았다. 한미연합사령부와 전시작전통제권 문제, 한미안보협의회 등을 통한 군사전략 조율, 미국산 무기체계에 대한 의존은 한국의 군사적 자율성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대북정책과 한일관계, 대중국 외교에서도 미국의 전략적 이해관계와 압력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해 왔다.
한국 경제 역시 미국을 비롯한 주요 자본주의 국가의 시장·기술·금융·투자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수출 중심의 산업구조와 달러 중심의 국제금융체제, 핵심 기술과 장비의 해외 의존은 한국 경제가 외부의 정책 변화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조건을 형성한다. 미국의 금리정책과 통상정책, 반도체·배터리 등 전략산업에 대한 투자 유도와 공급망 재편은 한국의 산업정책과 기업의 투자·생산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조건에서 한국 정부가 국내 노동자의 이해를 반영해 정책을 추진하더라도 한미동맹과 대외 경제관계, 자본의 투자 결정으로부터 자유롭기 어렵다.
그러나 미국의 영향력이 크다는 사실이 한국 정부의 모든 정책이 미국에 의해 직접 결정된다는 뜻은 아니다. 국내 지배세력과 정부 역시 자신의 정치적·경제적 이해관계에 따라 정책을 선택하며, 미국의 전략적 요구와 국내 재벌·금융자본의 이해관계가 결합하기도 한다. 국내 지배세력은 미국과의 동맹 및 경제협력을 활용해 자신의 지배 기반을 강화할 수 있고, 노동 유연화와 규제 완화 등 자본에 유리한 정책을 대외 경쟁력이나 투자 유치라는 명분으로 추진할 수 있다.
따라서 노동운동은 미국의 영향력만을 비판하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 미국의 전략적 이해관계가 한국의 국가정책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국내 지배세력이 이를 어떻게 수용하고 활용하는지, 그 결과 노동자와 민중에게 어떤 부담이 전가되는지를 함께 분석해야 한다. 핵심은 대외적 종속과 국내 지배세력의 이해관계가 결합하는 구조를 파악하고, 노동자의 권리와 민중의 삶을 중심에 둔 자주적·민주적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2) 분단과 냉전이 제약하는 노동운동의 활동 공간
한반도의 분단과 냉전은 한국 사회의 정치적·사회적 질서를 형성해 온 핵심적인 구조적 조건이다. 한국전쟁 이후 국가안보와 반공주의는 국가권력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주요 이데올로기로 기능했으며, 노동운동과 진보적 사회운동을 억압하거나 통제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국가보안법과 안보 중심의 정치·사회 질서는 노동자의 단결과 집단행동, 사회경제적 권리에 대한 요구를 노동권의 문제로 다루기보다 국가안보와 체제 수호의 문제로 왜곡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왔다.
특히 친미·반공주의를 국가 정체성과 결합하는 극우정치가 강해질수록 노동조합의 파업이나 정부 비판은 노동조건과 사회적 권리를 둘러싼 정당한 행동이 아니라 국가질서에 대한 도전이나 체제 위협으로 공격받을 가능성이 커진다. 노동운동의 요구가 이념적 낙인과 안보 논리에 가로막히면 노동자의 권리 문제를 사회 전체의 의제로 확산하기 어려워지고, 노동자와 민중의 연대 역시 제약받는다. 분단과 군사적 긴장이 지속될수록 군사·안보 정책이 우선시되고 복지·노동·환경 등 민생 의제가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도 커진다.
그러나 분단과 냉전이라는 구조적 조건이 모든 정권의 성격과 노동정책을 동일하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정권의 정치적 성격과 권력 운영 방식에 따라 노동조합의 정치적 자유와 집단행동의 공간, 정부의 노동운동에 대한 대응은 달라질 수 있다. 보수·극우정권은 안보와 법질서를 앞세워 노동운동을 강하게 억압할 수 있는 반면, 자유주의적 개혁정권은 사회적 대화와 제도 개선을 통해 노동계의 요구를 일부 수용할 여지를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후자 역시 기존의 동맹체제와 자본 중심 경제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는다면 노동운동의 요구를 제한된 범위에서 조정하려는 경향을 보일 수 있다.
따라서 노동운동은 정권의 정치적 차이를 무시해서도, 특정 정권에 대한 기대에 의존해서도 안 된다. 정권의 성격에 따라 투쟁과 교섭의 전술을 달리하되 노동운동의 독자적인 목표와 조직적 역량을 유지해야 한다. 분단과 냉전의 구조를 극복하는 과제는 평화와 자주권의 문제인 동시에 노동자의 정치적 자유와 단결권, 파업권을 확대하고 노동·복지·민생 의제를 사회의 중심 의제로 만드는 과제이기도 하다.
3) 외자·재벌 중심 자본주의와 노동자의 구조적 열세
한국의 산업화는 국가 주도의 성장전략, 대기업집단의 육성, 수출 중심 산업구조, 해외시장과 외국 자본·기술에 대한 의존 등을 통해 이루어졌다. 이러한 성장 모델은 경제의 급속한 발전과 산업화를 가능하게 했지만, 경제력의 대기업 집중과 외부 시장에 대한 높은 의존, 노동시장 불평등이라는 구조적 문제도 낳았다. 소수 재벌이 산업과 금융, 투자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중소기업은 대기업과의 수직적 하청관계에 종속되는 구조가 형성되었다. 여기에 외국 자본의 영향력과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의존이 결합하면서 기업의 투자·생산·고용 결정에 대한 노동자와 사회의 통제력은 제한되어 왔다.
그 결과 한국 사회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경제력 격차, 원청 대기업과 하청업체 사이의 불평등한 거래관계, 정규직과 비정규직 및 대기업과 중소기업 노동자 사이의 격차, 기업의 투자·생산·고용 결정에 대한 노동자의 제한된 영향력, 경제성장과 기업경쟁력의 논리가 노동권과 사회적 권리보다 우선시되는 경향 등의 구조적 문제가 자리 잡았다. 장시간 노동, 고용 불안, 저임금과 노동시장 이중구조, 산업재해와 소득·자산 불평등은 이러한 구조가 노동자의 삶에 미치는 결과다. 수도권 집중과 지역 간 격차 역시 자본과 일자리, 교육·의료 등 사회적 자원이 특정 지역에 집중되는 경제구조와 맞물려 있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정부가 노동 존중이나 사회적 대화를 표방하더라도 노동자의 실질적인 영향력을 확대하기 어렵다. 노동조건의 개선은 기업의 비용 부담이나 수출경쟁력, 투자 유치의 문제로 취급되고, 노동자의 요구는 기업과 정부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조정되기 쉽다. 특히 외국인 투자 유치와 전략산업 육성을 명분으로 노동시간 규제나 고용 보호를 완화한다면, 기업의 투자 편의를 높이는 대신 노동자의 권리와 교섭력이 약화될 수 있다. 지역균형발전이나 산업 경쟁력 강화 역시 노동자의 참여와 권리 보장, 지역사회의 이익이 제도적으로 담보되지 않는다면 기업에 대한 지원 확대에 그칠 위험이 있다.
따라서 노동운동이 상대하는 것은 개별 기업이나 특정 정부만이 아니다. 노동자의 요구를 비용으로 취급하고 자본의 투자와 축적을 경제정책의 중심에 놓는 구조 자체가 중요한 문제다. 노동자의 실질적인 교섭력을 높이려면 개별 사업장의 임금과 노동조건을 둘러싼 투쟁을 넘어 원청과 하청의 불평등한 관계, 비정규직 차별, 재벌의 경제력 집중, 기업의 일방적인 투자·고용 결정, 외국 자본과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종속 문제까지 함께 다뤄야 한다. 이는 노동운동이 기업별 이해관계를 넘어 산업·지역·사회 전체의 노동자 권리를 위한 공동의 요구를 형성해야 함을 뜻한다.
이러한 구조적 조건을 고려하면 사회적 교섭은 결코 중립적인 공간이 아니다. 사회적 교섭은 노동자의 요구를 정책 의제로 만들고 법·제도 개선을 끌어낼 수 있는 통로인 동시에, 노동자의 요구를 정부의 경제정책과 기업의 수용 가능성에 맞춰 조정하는 장치로 작동할 수 있다. 교섭 테이블에 앉는 것만으로 노동자의 이해가 관철되는 것은 아니다. 교섭의 결과는 노동자의 조직력과 투쟁 역량, 사회적 지지, 정부와 자본에 대한 압박 능력에 크게 좌우된다.
그러므로 민주노총은 사회적 교섭을 그 자체로 목표화하거나 정부의 정책 방향에 종속시켜서는 안 된다. 현장 노동자의 요구를 토대로 교섭 의제를 만들고, 교섭 과정과 목표를 조합원에게 공개하며, 합의의 기준과 승인 절차를 민주적으로 확립해야 한다. 동시에 교섭이 진전되지 않거나 핵심 요구가 배제될 경우 이를 돌파할 수 있도록 현장 조직화와 공동투쟁, 총파업을 포함한 압박 역량을 준비해야 한다. 투쟁을 통해 교섭력을 확보하고, 교섭으로 얻은 성과를 노동자의 권리 확대로 연결하며, 미해결 과제는 다시 투쟁으로 돌파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회적 교섭은 투쟁을 대신하는 수단이 아니라 노동자의 조직적 힘과 사회적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전술적 공간이어야 한다.
2. 역대 정권과 민주노총의 경험에서 배워야 한다
민주노총의 역사에는 투쟁의 성과와 교섭의 가능성뿐 아니라 사회적 교섭을 둘러싼 갈등과 실패도 함께 존재한다. 이 경험을 특정 전략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데만 이용해서는 안 된다. 무엇이 노동자의 힘을 키웠고 무엇이 조직의 약화를 초래했는지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 역대 정권 | 정부의 정책 기조 | 민주노총의 주요 요구와 대응 |
| 김영삼 정부 | 세계화, 시장 개방, 노동시장 유연화 추진 | 노동기본권 보장, 노동법 개악 저지, 1996~1997년 총파업 |
| 김대중 정부 | IMF 외환위기, 구조조정, 정리해고와 파견근로 확대 | 고용안정, 구조조정 저지, 정리해고·파견제 반대, 노사정 합의 논쟁 |
| 노무현 정부 | 사회통합적 노사관계 표방, 비정규직 문제와 대외 개방 확대 | 비정규직 차별 해소, 노동기본권 보장, 한미FTA 저지, 산별교섭 강화 |
| 문재인 정부 | 노동존중사회 표방, 최저임금 인상과 공공부문 정규직화 추진, 정책 후퇴 | 노동기본권 개선, 비정규직 차별 해소, 산업안전, 고용 보호, 사회적 대화 논쟁 |
| 이재명 정부 | 민생 회복과 혁신 경제, 첨단산업 육성 및 노동권 강화 표방 | 노조법 2·3조 개정, 노정 교섭 정례화, 노동기본권과 사회공공성 강화 |
이상은 역대 정권별 특징을 개괄한 것이다. 이재명 정부에 대한 평가는 정책의 실제 이행과 노동 현장의 변화를 계속 검증해야 한다.
1) 1996~1997년 노동법 개정 총파업 투쟁의 교훈
김영삼 정부 시기 민주노총은 출범 이전부터 노동법 개정 투쟁을 지속적으로 전개하는 한편, 노사관계개혁위원회(노개위) 논의에도 참여했다. 정부·자본과의 충돌 속에서 논의에 불참했다가 복귀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교섭의 가능성과 한계를 확인하고, 이를 조합원들의 결의와 국민적 지지를 높이는 계기로 활용했다. 이는 교섭 참여 자체를 목표로 삼기보다 노동자의 요구를 사회적으로 알리고, 투쟁의 정당성을 확보하며, 조직의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과정이었다. 최종적으로 정부·자본과의 합의가 결렬되자 민주노총은 그동안 축적한 자주적 단결과 투쟁력을 바탕으로 위력적인 총파업 투쟁을 전개했다.
이 과정에서 노동자의 요구는 개별 사업장의 임금과 노동조건 문제를 넘어 노동기본권과 고용 안정, 노동시장 제도의 방향을 둘러싼 사회적 의제로 확산됐다. 노동계의 대응은 국내 시민사회와 여론의 관심을 모았을 뿐 아니라 국제적인 지지와 연대로도 이어졌다. 그 결과 김영삼 정부는 날치기 처리한 노동법을 무효화하고 재개정을 약속했다. 이는 조직된 노동자의 전면적인 총파업이 정부의 정책 추진에 실질적인 압력을 가하고, 노동자의 요구를 정치·사회적 의제로 관철할 수 있음을 보여준 대표적인 경험이다.
이 투쟁의 핵심적인 교훈은 교섭을 무조건 거부하거나 반대로 교섭에 모든 것을 맡긴 데 있지 않다. 노동자의 요구를 구체화하고 조직적 결의를 모으는 동시에 교섭의 가능성을 타진했으며, 그 공간을 현장 토론과 투쟁 준비, 사회적 지지 확대에 활용했다는 데 있다. 그리고 노동자의 핵심 요구를 실현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자 교섭에 매달리지 않고 대중적 총파업으로 돌파했다. 교섭은 투쟁을 대신하는 수단이 아니라 노동자의 힘을 확대하고 요구를 관철하기 위한 하나의 공간이며, 교섭의 한계를 돌파하는 힘은 현장의 조직력과 준비된 투쟁에서 나온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당시의 정치·경제적 조건과 오늘날의 노동시장 구조, 민주노총의 조직적 조건은 다르다. 당시의 전술과 투쟁 방식을 그대로 반복할 수는 없다. 그러나 노동자의 요구를 중심으로 교섭의 가능성을 활용하되, 독자적인 투쟁력을 유지하고 합의가 불가능할 때는 대중적 행동으로 돌파한다는 원칙은 오늘날에도 유효하다. 특히 교섭에 앞서 현장의 요구를 충분히 수렴하고, 조합원의 참여와 결의를 조직하며,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에 대비한 투쟁 계획을 함께 준비해야 한다는 점은 중요한 시사점이다.
2) 사회적 교섭의 실패가 남긴 교훈
이후 민주노총의 경험은 사회적 교섭에 참여한다는 사실만으로 노동자의 요구가 실현되거나 성과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1998년 노사정 합의 부결과 2005년 사회적 교섭 파동 이후 사회적 대화의 필요성과 한계를 둘러싼 논쟁과 조직 내부의 갈등이 이어졌다. 문재인 정부 시기인 2018~2019년 새로운 사회적 대화 기구 참여 추진도 조직 내부의 이견과 갈등 속에서 난항을 겪었다. 2020년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원포인트 노사정 교섭 역시 합의안 부결과 집행부 사퇴로 이어졌다. 이러한 사례들은 사회적 교섭의 필요성에 대한 추상적인 찬반을 넘어, 어떤 조건과 원칙 아래 교섭에 참여하고 그 결과를 조직의 결정으로 만들어 낼 것인지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드러냈다.
이러한 경험에서 드러난 문제는 조직 내부의 충분한 토론과 의견 수렴 부족, 투쟁력과 교섭 준비의 미비, 핵심 요구와 합의 기준의 불명확성, 합의 절차와 최종 결정 주체에 대한 사전 정리 부족 등이었다. 교섭에 참여하는 목적과 우선적으로 관철해야 할 요구가 명확하지 않거나, 교섭 결과를 평가할 기준이 마련되지 않으면 협상 과정에서 원칙이 흔들릴 수 있다. 또한 교섭을 압박할 현장의 조직력과 투쟁 준비가 부족하면 상대방의 양보를 끌어내기 어렵고, 어렵게 이루어진 합의도 실제 이행을 담보하기 힘들어진다. 따라서 핵심 요구를 중심으로 교섭 전략을 수립하고, 교섭을 뒷받침할 투쟁력을 유지하며, 시민사회와 다른 노동자 집단을 포함한 사회적 연대와 여론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경험들은 두 가지 사실을 동시에 보여준다. 첫째, 교섭을 무조건 거부한다고 해서 노동자의 요구가 저절로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 교섭의 가능성을 외면하면 요구를 제도적·정책적 성과로 연결할 기회를 놓칠 수 있고, 노동자의 요구를 사회적으로 확산할 공간도 좁아질 수 있다. 둘째, 교섭에 참여한다고 해서 노동자의 요구가 저절로 실현되는 것도 아니다. 교섭 상대의 이해관계와 정부·자본의 대응을 고려하지 않은 채 합의 가능성에 기대거나, 투쟁력을 유지하지 못한 채 교섭에 의존한다면 노동자의 요구가 후퇴하거나 합의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결국 교섭의 성패는 참여 여부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요구의 내용과 정당성, 노동자의 조직력과 투쟁력, 사전에 마련한 전략과 전술, 조직 내부의 민주적 의사결정, 합의 이행을 담보할 장치, 사회적 연대와 여론의 뒷받침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교섭에 앞서 무엇을 반드시 관철할 것인지, 어떤 수준의 합의를 수용할 수 있는지,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거나 이행되지 않을 경우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아울러 교섭 과정과 결과를 조합원에게 투명하게 공유하고, 조직의 민주적 절차에 따라 판단하며, 필요할 때는 현장의 투쟁으로 다시 돌파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
그러므로 과거의 투쟁 성과만을 강조하며 교섭의 위험을 외면해서도 안 되고, 사회적 교섭의 실패만을 근거로 교섭 자체를 부정해서도 안 된다. 중요한 것은 교섭과 투쟁 가운데 어느 하나를 절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의 요구를 실현하기 위해 두 수단을 어떻게 유기적으로 결합할 것인지에 있다. 민주노총의 역사는 교섭은 투쟁력을 바탕으로 추진하고, 투쟁은 교섭의 성과를 확대하거나 한계를 돌파하는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교훈을 남긴다. 사회적 교섭을 노동자의 투쟁을 대체하는 과정이 아니라 조직력을 강화하고 사회적 지지를 넓히며 노동자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한 전략적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3. 중도보수정권의 교섭 공간은 활용하되, 한계를 직시해야 한다
미국의 영향력과 분단·냉전 체제, 외자·재벌 중심의 자본주의라는 한국사회의 구조적 조건을 고려하면, 중도보수정권이나 개혁을 표방하는 정부가 사회적 교섭을 제안하더라도 그 공간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정부가 노동계와 대화하고 노사정 협의체를 운영한다고 해서 국가권력과 자본의 기본적인 이해관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사회적 교섭의 형식이 달라지더라도 정부의 경제 운영 기조와 자본의 이윤 추구, 기업의 비용 절감과 노동 유연화 요구가 지속되는 한 노동자의 요구와 충돌할 가능성은 남는다.
정부는 노동자의 요구를 일부 수용하면서도 경제 운영의 안정, 기업의 투자와 고용, 산업 경쟁력, 국가 재정과 정책 추진의 효율성 등을 함께 고려한다. 따라서 사회적 교섭은 노동자의 요구를 제도와 정책에 반영하는 통로가 될 수 있지만, 동시에 노동계의 반발을 관리하고 사회적 갈등을 조정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도 있다. 정부가 대화를 제안하는 목적과 노동계가 교섭을 통해 달성하려는 목표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정부가 노동자의 의견을 듣는다는 사실만으로 자본의 실질적인 양보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교섭 참여 자체가 성과로 포장되거나, 노동계가 대화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투쟁 자제를 요구받을 수도 있다. 충분한 성과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교섭을 지속하면 오히려 정부 정책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노동자의 불만을 억제하는 결과를 낳을 위험도 있다. 특히 정부가 노동계의 참여를 내세워 정책의 사회적 합의를 주장하면서 정작 핵심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교섭은 노동자의 권리를 확대하기보다 정부 정책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
따라서 사회적 교섭의 성과는 합의문에 어떤 문구가 들어갔는지, 정부와 얼마나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는지, 대화가 얼마나 오래 지속됐는지를 기준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노동자의 임금과 노동조건, 고용 안정과 노동기본권이 실제로 얼마나 개선됐는지, 합의사항이 제대로 이행됐는지, 현장의 조직력과 노동운동의 독자성이 얼마나 강화됐는지를 중심으로 평가해야 한다. 교섭을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얻지 못했다면 그 원인을 분석하고 전략을 수정해야 하며, 정부가 핵심 요구를 거부하거나 합의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조직된 투쟁으로 대응해야 한다.
1) 종미극우정권과 중도보수정권은 전술적으로 구별해야 한다
한국사회의 구조적 성격에 따른 사회적 교섭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과 역대 모든 정권을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친미극우정권과 중도보수정권이 자본주의적 경제질서와 한미동맹을 기본적으로 유지한다는 공통점이 있더라도, 노동조합의 활동 공간과 정치적 자유, 정책 결정 과정에 개입할 수 있는 가능성에는 차이가 있다. 이러한 차이를 무시하면 정세 변화에 따른 전술적 판단이 어려워지고, 노동자의 권리를 확대할 수 있는 현실적 기회마저 놓칠 수 있다.
친미극우정권이 노동조합의 집단행동을 국가 질서에 대한 위협으로 취급하고 파업 탄압과 정치적 공격을 강화한다면 노동운동의 활동 공간은 축소될 수 있다. 이때는 노동기본권과 민주적 활동 공간을 지키고,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을 저지하며, 시민사회와의 연대를 확대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된다. 노동자의 권리와 조직 활동을 위협하는 정책에 맞서 민주적 권리를 수호하고, 노동운동에 대한 사회적 지지를 넓히는 투쟁을 적극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반면 중도보수정권이 노동조합의 존재와 교섭권을 인정하고 제도적 대화의 공간을 제공한다면, 민주노총은 이를 활용해 노동자의 요구를 정책 의제로 만들고 실질적인 제도 개선을 추진할 수 있다. 산업재해 예방과 임금체불 근절, 노동시간 단축, 비정규직 차별 해소, 사회안전망 강화 등 현장의 절실한 요구를 제도와 정책에 반영할 기회를 넓힐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의제를 채택하거나 대화를 재개한다고 해서 실질적인 성과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요구의 핵심이 배제되거나 합의사항이 이행되지 않는다면 정부의 책임을 분명히 하고 투쟁으로 대응해야 한다.
노동자의 요구 가운데는 노동조합의 이해를 넘어 시민사회 전체의 이해와 연결되는 과제도 많다. 값비싼 미국산 무기 구매와 사회복지 축소에 대한 반대, 대미 전략투자의 재정적 부담과 산업공동화 우려에 대한 대응, 미국의 침략전쟁에 대한 동조와 중동 파병 저지 등은 노동자의 생활과 고용, 사회적 자원의 배분, 평화와 안전의 문제를 함께 다룬다는 점에서 사회적 의제로 발전시킬 수 있다. 이러한 요구를 사회적 교섭의 의제로 제기하고 시민사회와 공동 대응을 모색한다면 노동운동의 사회적 정당성을 높이고 더 넓은 연대를 형성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정권의 성격에 따라 대응 방식과 전술을 달리하되 노동운동의 독자적 목표를 흔들림 없이 유지하는 것이다. 교섭 공간이 넓어졌다면 이를 노동자의 권리를 확대하는 기회로 활용하고, 탄압이 강화된다면 노동기본권과 민주적 활동 공간을 지키는 투쟁을 강화해야 한다. 정세에 맞는 전술적 유연성은 필요하지만, 그것이 노동운동의 원칙과 자주성을 포기하는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
2) 전술적 유용성을 인정하되 정권에 대한 환상은 경계해야 한다
중도보수정권이 제공하는 교섭 공간을 활용하는 것은 그 정권을 신뢰하거나 지지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노동자의 권리를 확대하고 조직력을 강화할 수 있는 현실적 조건을 활용하기 위해서다. 반대로 친미극우정권을 저지하거나 중도보수정권의 집권을 지지하는 것이 민주노총의 독자적인 목표가 되어서도 안 된다. 정권의 교체나 성격 변화는 노동운동이 대응해야 할 정치적 조건의 변화이지, 노동운동의 전략적 목표 그 자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중도보수정권이라 하더라도 노동자의 요구보다 자본의 이해관계를 우선하거나 노동기본권을 제약하는 정책을 추진한다면 민주노총은 이를 분명하게 비판하고 투쟁해야 한다. 정부가 노동계와의 대화를 강조하면서도 노동자의 요구를 외면하거나, 노동계의 참여를 정책 추진의 명분으로 이용한다면 교섭의 목적과 성과를 냉정하게 재평가해야 한다. 정부와의 대화가 유지된다는 이유만으로 비판과 투쟁을 자제하거나, 정권의 정책 방향에 노동운동의 요구를 종속시켜서는 안 된다.
어느 정권에서든 노동자의 자주적 단결을 기반으로 요구를 조직하고 투쟁을 중심에 놓으면서 교섭을 결합해야 한다. 정권의 차이는 노동운동이 전술적으로 활용해야 할 조건의 차이다. 노동운동의 독자적 목표와 판단 기준을 정권에 맡길 이유는 없다. 교섭의 성과는 노동자의 권리와 조직력 강화로 평가하고, 정부 정책은 노동자의 이해와 요구에 비추어 판단해야 한다. 이것이 정권에 대한 기대나 실망에 좌우되지 않고 독자적인 노동운동을 지속하는 기본 원칙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더불어민주당이 10월 20일 발의한 「지방주도성장을 위한 초광역권전략산업특구 지정 및 운영을 위한 특별법」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검토와 대응이 필요하다. 이 법안이 노동·금융·교육·의료·환경 등 여러 분야의 규제 완화와 기업 특혜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추진된다면, 지역 산업 육성과 투자 유치라는 명분만으로 그 효과를 평가해서는 안 된다. 규제 완화가 누구에게 이익을 주는지, 노동자의 권리와 지역 주민의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공공성과 사회적 안전장치가 충분히 확보되는지를 따져야 한다.
특히 제기된 장시간 노동 허용,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기간의 최대 6개월 연장, 기간제 노동자 사용기간의 최대 4년 연장, 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한 무급휴일 및 파견 규제 완화 등의 노동 특례가 법안에 포함돼 있다면, 이는 노동시간과 고용 안정, 노동조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다. 이러한 조항들은 노동자의 건강권과 휴식권을 약화시키고 비정규직 고용을 장기화하며, 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를 노동자의 권리 후퇴로 충당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해당 조항의 구체적인 내용과 적용 범위, 노동기본권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노동권을 침해하는 특례에 대해서는 분명한 반대 입장을 세워야 한다.
더욱이 노동계와 산업계의 원포인트 교섭을 앞두고 정부·여당이 노동계의 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노동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을 일방적으로 추진한다면, 이는 노정 협상의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 대화와 협력을 강조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노동자의 권리를 제약하는 정책을 추진한다면, 교섭의 진정성과 정부의 책임을 따져 묻지 않을 수 없다. 민주노총은 교섭의 문이 열려 있다는 사실에 안주하지 말고, 정부의 정책과 입법을 노동자의 관점에서 검증하며 필요한 경우 입법 저지와 정책 철회를 위한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결국 중도보수정권의 교섭 공간은 노동자의 요구를 실현하기 위해 활용할 수 있는 하나의 전술적 조건일 뿐이다. 그 공간을 실제 성과로 전환하는 힘은 노동자의 자주적 단결과 조직력, 준비된 투쟁, 사회적 연대에서 나온다. 교섭의 가능성을 활용하되 정부의 의도와 정책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합의의 성과와 한계를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 정권의 성격에 따라 전술은 달라질 수 있지만, 노동자의 자주성과 권리를 중심에 두는 전략적 원칙은 달라져서는 안 된다.
4. 노동자의 요구에서 출발해 투쟁과 교섭을 결합하자
그렇다면 민주노총은 어떤 원칙과 절차로 투쟁과 교섭을 결합해야 하는가? 핵심은 노동자의 요구를 현장에서부터 조직하고, 그 요구를 관철할 투쟁력을 키우며, 교섭을 통해 가능한 성과를 확보하되 미해결 과제는 투쟁으로 이어가는 것이다.
1) 노동자의 요구를 현장에서부터 만들어야 한다
투쟁과 교섭의 출발점은 정부가 제시하는 의제나 지도부가 일방적으로 작성한 요구안이 아니라 노동자들의 현실과 절실한 요구여야 한다. 임금과 노동시간, 고용안정, 비정규직 차별 철폐, 원청의 사용자 책임, 노동기본권 보장, 산업재해 예방, AI시대 올바른 산업 전환 등 노동자의 삶과 직결된 요구를 현장에서부터 모아야 한다. 여기에 미국의 부당한 간섭과 약탈에 대한 대응, 사회 공공성 강화, 불평등 해소 등 노동자와 민중 전체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사회적 요구도 결합해야 한다.
단위 사업장의 현장 토론과 조합원 교육·선전을 통해 노동자들이 자신의 현실을 분석하고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스스로 판단하도록 해야 한다. 산업별·지역별 토론을 거쳐 개별 사업장의 요구를 공동의 요구로 발전시키고, 이를 민주노총 전체의 공동 요구로 모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서로 다른 요구와 견해가 나오는 것은 자연스럽다. 중요한 것은 차이를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토론하고 설득하면서 공동의 목표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노동자의 요구를 모으는 과정 자체가 단결을 만드는 과정이며, 현장 조합원이 자기 요구의 주인이 되는 과정 자체가 투쟁의 출발이다.
2) 현장의 요구를 조직된 투쟁과 총파업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요구를 모았다면 그 요구를 실현할 힘을 조직해야 한다. 자본과 정부는 노동자의 요구가 정당하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요구를 관철하려면 조직력과 투쟁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민주노총은 요구를 확정하는 단계에서부터 투쟁 계획을 함께 수립해야 한다.
첫째, 단위 사업장의 현장 집회와 선전전, 조합원 교육 토론, 다양한 준법투쟁을 포함한 쟁의행위 준비 등을 통해 조합원의 참여와 결의를 높여야 한다.
둘째, 업종산업별·지역별 공동투쟁을 확대해야 한다. 개별 사업장의 요구를 넘어 동일 산업과 지역의 노동자들이 함께 싸울 수 있는 의제를 만들고, 조직된 노동자와 미조직·비정규직 노동자의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
셋째, 현장과 업종·산업·지역의 투쟁을 민주노총 전체의 공동투쟁으로 연결해야 한다. 조합원 교육과 토론을 통해 총파업의 목표와 필요성을 공유하고, 노동자들이 개별 사업장의 문제와 전체 노동자의 문제가 연결되어 있음을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
넷째, 총파업의 목표와 단계, 일정, 참여 방식, 조직별 역할을 구체화해야 한다. 총파업을 결의하는 것과 실제 총파업을 조직하는 것은 다르다. 결의를 실행으로 전환하려면 지속적인 교육·선전과 현장 조직화가 필요하다. 총파업은 지도부가 선언한다고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조합원들이 요구의 정당성을 이해하고 실제 행동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을 때 비로소 위력을 발휘한다.
3) 사회적 교섭을 노동자 요구를 알리고 투쟁과 지지를 확대하는 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
사회적 교섭에 참여하는 목적은 대화 자체에 있지 않다. 노동자의 요구를 실현하고 권리를 확대하며 사회적 영향력을 강화하는 데 있어야 한다. 민주노총이 사회적 교섭에 참여한다면 그 공간을 노동자의 요구와 자본·정부의 입장이 충돌하는 공개적인 정치·사회적 무대로 활용해야 한다. 노동자의 요구가 왜 정당한지, 자본 측의 논리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정부가 제시하는 사회적 합의가 누구의 이해를 반영하는지 사회에 알려야 한다.
정부가 사회적 합의를 명분으로 노동자에게 일방적인 양보를 요구하거나 핵심 쟁점을 흐리고 합의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한다면 그 문제를 구체적인 사실과 근거를 통해 드러내야 한다. 사회적 대화라는 형식만으로 그 결과가 사회적 정의를 실현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교섭 과정에서 가능한 성과는 확보하되 노동자의 핵심 요구를 훼손하는 합의는 거부해야 한다. 합의가 이루어졌다면 현장에서 실제로 이행되는지 확인하고, 이행되지 않은 약속과 미해결 요구는 후속 투쟁의 과제로 남겨야 한다.
또한 교섭의 성과와 한계를 조합원과 국민에게 투명하게 알려야 한다. 성과가 있다면 이를 조직하고 확대하며, 교섭이 결렬되거나 정부와 자본이 요구를 거부했다면 그 책임과 쟁점을 분명히 해 다음 투쟁의 근거로 삼아야 한다.
4) 교섭에 앞서 민주적 의사결정과 합의 기준을 확립해야 한다
교섭의 성패는 교섭장 안에서만 결정되지 않는다. 교섭에 들어가기 전 조직 내부의 준비와 민주적 의사결정이 중요하다. 교섭에 앞서, 반드시 관철해야 할 핵심 요구는 무엇인가? 협상할 수 있는 사안과 양보할 수 없는 원칙은 무엇인가? 요구의 우선순위와 합의의 기준은 무엇인가? 교섭대표에게 어느 범위까지 권한을 위임할 것인가? 잠정합의안을 어떤 절차로 평가하고 승인할 것인가? 정부와 자본이 합의사항을 이행하지 않으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를 분명히 해야 한다.
이러한 기준과 절차가 사전에 마련되지 않으면 교섭 과정에서 지도부의 판단이 조합원의 의사와 분리될 수 있고, 합의 결과를 둘러싼 내부 갈등도 커질 수 있다. 교섭대표에게는 책임 있는 협상 권한을 부여하되, 그 권한이 조합원의 의사와 조직의 공식 결정을 벗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조직 내부의 충분한 토론과 민주적 의사결정은 교섭을 방해하는 절차가 아니라 교섭의 정당성과 실행력을 확보하는 조건이다.
5) 교섭을 압박할 투쟁력을 유지하고 성과를 조직력으로 축적해야 한다
교섭은 상대방이 노동자의 요구를 수용할 이유가 있을 때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 그 이유 가운데 중요한 것이 노동자의 조직력과 집단행동 능력이다. 따라서 교섭이 진행된다는 이유로 현장의 투쟁과 총파업 준비를 중단해서는 안 된다. 교섭을 진행하면서도 요구를 사회적으로 알리고, 산별·지역별 공동투쟁을 조직하며, 노동자와 시민사회의 연대를 확대해야 한다.
투쟁과 교섭은 다음과 같은 과정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현장에서 요구를 조직한다 → 투쟁을 준비하고 연대를 확대한다 → 교섭을 통해 요구를 관철하려 한다 → 교섭이 진전되지 않으면 조직된 투쟁으로 압박한다 → 합의사항의 이행을 확인하고 미해결 요구는 후속 투쟁으로 발전시킨다.
교섭에서 확보한 성과는 현장에서 실현되도록 해야 한다. 반면 핵심 요구가 거부되거나 합의가 지켜지지 않는다면 그 책임을 분명히 하고 투쟁으로 돌파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교섭의 성과는 노동자의 권리 향상과 조직력 강화로 연결되고, 투쟁은 교섭력을 높이는 기반이 된다. 교섭은 투쟁을 대신하는 수단이 아니며, 투쟁 역시 교섭을 통해 성과를 확대할 가능성을 배제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어서는 안 된다.
5. 11월 차기 임원 선거를 앞두고 설득과 통합의 기조를 지켜야 한다
투쟁과 교섭을 둘러싼 논쟁은 필요하다. 노동운동이 처한 정세를 어떻게 판단하고, 노동자의 요구를 어떻게 모아 관철할 것인지, 투쟁과 교섭을 어떤 원칙과 순서로 결합할 것인지를 토론하는 것은 민주노총의 발전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다. 서로 다른 전략과 전술의 타당성과 실현 가능성을 검토하지 않는다면 조직은 관성에 빠지고 변화하는 정세와 현장의 요구에 제대로 대응하기 어렵다.
그러나 논쟁은 상대를 무너뜨리거나 자신의 정파적 우위를 증명하기 위한 대결이 아니라, 노동자에게 더 유리한 전략과 전술을 함께 찾아가는 과정이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누가 논쟁에서 이기느냐가 아니라 어떤 주장이 노동자의 단결과 투쟁력을 강화하고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 내느냐이다. 자신의 주장을 분명히 제시하되 그 한계도 검토하고, 상대의 주장 가운데 타당한 부분은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투쟁을 강조하는 동지들은 교섭을 주장하는 동지들을 투쟁을 회피하거나 정부와 자본에 타협하려는 세력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 교섭을 통해 노동자의 요구를 제도화하고 구체적인 성과를 얻으려는 문제의식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반대로 교섭을 강조하는 동지들 역시 투쟁을 주장하는 동지들을 비현실적이거나 대화가 불가능한 세력으로 몰아붙여서는 안 된다. 교섭의 힘은 노동자의 조직력과 투쟁 가능성에서 나오며, 투쟁의 성과를 지속적인 권리와 제도 개선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도 교섭은 필요하다.
따라서 논쟁은 투쟁이냐 교섭이냐를 추상적으로 가르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 현장의 요구를 어떻게 모으고, 어떤 투쟁을 준비하며, 교섭에서 무엇을 얻을 것인지, 합의가 이행되지 않거나 핵심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논의해야 한다. 투쟁을 충분히 준비하면서 교섭에 임하고, 교섭의 성과와 한계를 평가하며, 미해결 과제는 다시 투쟁으로 돌파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구체적인 전략과 실천을 둘러싼 토론이 민주노총의 역량을 강화하는 생산적인 논쟁이다.
어느 후보군이든 자신의 주장이 옳다고 확신한다면 더욱 적극적으로 토론하고 설득해야 한다. 설득은 상대를 굴복시키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무엇을 우려하고 어떤 현실을 문제로 보는지 이해하면서, 자신의 주장이 노동자 전체의 이해에 어떻게 부합하는지를 논리와 실천으로 보여주는 과정이다. 반대 의견을 배제하거나 낙인찍기보다 공통의 목표를 확인하고 함께 실천할 수 있는 지점을 찾아야 한다. 견해 차이가 클수록 상대를 공격하기보다 현장의 목소리와 실제 투쟁의 경험을 바탕으로 토론하고 설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지금은 어느 한 후보군의 주장을 조직 전체에 관철하는 데 몰두하기보다 서로의 차이를 좁히고 공동의 실천 기반을 넓혀야 할 때다. 정책과 전략에 대한 토론보다 정파 간 불신과 감정적 대립이 앞서고, 설득보다 공격과 배제가 우선한다면 논쟁은 생산성을 잃는다. 자신의 입장만을 유일한 정답으로 내세우고 다른 견해를 배제할수록 조직 내부의 신뢰는 약해진다. 설득과 통합은 논쟁을 피하기 위한 구호가 아니라,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기 위한 적극적인 실천이어야 한다.
민주노총이 내부의 견해 차이를 조정하지 못하고 분열을 심화한다면 그 피해는 어느 한 정파에만 돌아가지 않는다. 조직 전체의 투쟁력과 사회적 영향력이 약화되고, 자본과 정부에 맞서 노동자의 요구를 관철할 힘도 줄어든다. 내부 갈등이 장기화하면 노동조건 개선과 고용 안정, 비정규직 차별 철폐, 노동기본권 확대와 같은 절실한 과제보다 지도부와 정파의 대립에 더 많은 힘을 소모하게 된다. 이는 조합원의 실망과 냉소를 키우고 조직에 대한 신뢰와 참여를 약화시킬 수 있다.
주장의 옳고 그름을 가리는 일과 조직을 파괴하는 일은 전혀 다르다. 잘못된 판단과 부적절한 전술은 분명하게 비판해야 하지만, 그 비판이 상대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거나 조직 내 공존의 가능성을 닫는 방식으로 나아가서는 안 된다. 민주노총은 다양한 현장과 산업, 세대와 정치적 견해를 가진 노동자들이 함께하는 조직이다. 이러한 다양성을 하나의 견해로 획일화할 수 없으며, 견해 차이가 있다는 이유로 공동의 투쟁을 포기해서도 안 된다. 민주노총을 강화하는 길은 차이를 없애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차이를 민주적으로 조정하고 공동의 힘으로 전환하는 데 있다.
11월 차기 임원 직선은 민주노총의 향후 방향과 사업을 놓고 경쟁하는 과정이자 조직 민주주의의 중요한 과정이다. 각 후보와 후보군은 자신의 정세 인식과 정책, 투쟁 및 교섭 전략을 조합원에게 분명하게 제시하고 정당하게 경쟁해야 한다. 조합원은 각 후보의 주장과 실천 계획을 비교하고 판단할 권리가 있다. 그러나 선거가 치열해질수록 상대를 적대시하거나 반드시 패배시켜야 할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태도는 경계해야 한다. 상대 후보와 지지 세력의 주장을 왜곡하거나 낙인을 찍기보다 정책과 전략의 차이를 중심으로 경쟁해야 한다.
선거 결과는 민주적인 절차와 조합원의 판단에 따라 존중되어야 한다. 그러나 다수의 선택이 소수 의견의 배제나 침묵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어느 후보군이 승리하더라도 다른 후보군이 제기한 문제의식과 현장의 목소리를 조직 운영에 반영하고, 공동의 과제를 함께 추진할 수 있어야 한다. 선거에서의 경쟁이 선거 이후의 협력과 단결을 파괴한다면, 그것은 민주노총 전체의 발전이라는 목적에서 벗어난 것이다.
무엇보다 선거가 끝난 뒤에도 민주노총은 함께 투쟁하고 노동자의 요구를 실현해야 하는 하나의 조직이다. 선거 과정에서 제기된 다양한 주장과 문제의식을 조직의 공동 과제로 발전시키고, 현장의 요구를 중심으로 사업과 투쟁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새 지도부는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조합원과 세력의 의견도 경청해야 하며, 각 후보군과 정파 역시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민주노총 전체의 발전과 공동의 실천에 책임을 져야 한다. 선거에서의 승패를 조직 내부의 영구적인 대립과 우열 관계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어느 한쪽의 완전한 승리와 다른 한쪽의 패배가 아니다. 투쟁과 교섭을 둘러싼 논쟁을 구체적이고 생산적으로 발전시키면서 서로의 차이를 조정하고 공동의 실천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자신의 주장을 끝까지 설득하되 상대를 배제하지 않고, 원칙을 지키되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을 넓히며, 선거에서는 정당하게 경쟁하되 선거 이후에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어느 한 후보군이나 정파의 승리가 민주노총 전체의 승리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민주노총 전체의 단결과 투쟁력을 높이는 것이야말로 모든 후보군과 정파, 차기 지도부가 함께 책임져야 할 과제다. 11월 차기 임원 직선을 앞둔 지금, 서로를 향한 비난과 배제의 언어를 넘어 설득과 통합의 기조를 지켜야 한다. 치열하게 토론하고 민주적으로 결정하되, 결정된 과제는 함께 실천하고 견해 차이를 넘어 노동자의 요구를 중심으로 단결하는 조직을 만들어 가야 한다. 그것이 민주노총을 지키고 강화하며 노동자의 권리를 실현하는 길이다.
마치며: 노동자의 단결된 힘으로 투쟁과 교섭을 주도하자
민주노총은 중도보수 성향의 이재명 정권이 제안하는 교섭 공간을 활용하되, 그 가능성과 한계를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정부의 선의나 약속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현장의 요구와 노동자의 조직적 힘을 바탕으로 교섭에 참여해야 한다. 교섭이 노동자의 요구를 실현하지 못하거나 정부와 자본이 합의 이행을 거부한다면, 조직된 투쟁으로 돌파해야 한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원칙을 확립해야 한다.
첫째, 노동자의 자주적 단결을 모든 사업과 투쟁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둘째, 현장 교육과 선전, 조합원 토론을 통해 개별 노동자의 요구를 공동의 요구로 발전시킨다.
셋째, 단위 사업장과 산업별·지역별 공동투쟁을 조직하고, 민주노총 총파업을 실질적으로 준비한다.
넷째, 사회적 교섭 공간을 활용해 노동자의 요구를 사회적 의제로 확산하고, 노동문제에 대한 정부와 자본의 책임을 분명히 드러낸다.
다섯째, 교섭 목표와 합의 기준, 의사결정 절차를 사전에 확립하고, 조직 내부의 충분한 토론과 민주적 결정을 보장한다.
여섯째, 교섭 과정에서도 투쟁력을 유지하고 합의사항의 이행을 철저히 확인하며, 해결되지 않은 핵심 요구는 투쟁으로 이어간다.
일곱째, 비정규직과 미조직 노동자, 청년·여성·이주노동자는 물론 농민·빈민·시민사회와의 연대를 확대해 노동자의 요구를 사회 전체의 요구로 발전시킨다.
여덟째, 정권의 성격과 정세 변화는 전술에 반영하되, 노동운동의 독자적 목표와 전략을 정권에 종속시키지 않는다.
아홉째, 전략과 전술을 둘러싼 논쟁은 치열하게 전개하되,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진 동지들에 대한 설득과 조직적 통합을 끝까지 추구한다.
결국 전략의 중심은 정권이 아니라 노동자에게 있어야 한다. 정부와 교섭할 때에도 노동자의 자주성을 지키고, 합의할 때에도 투쟁의 힘을 유지해야 한다. 투쟁에 나설 때에도 교섭을 통해 성과를 확대하고 노동자의 권리를 제도적으로 보장할 가능성을 열어 두어야 한다. 투쟁과 교섭은 서로 대립하는 선택지가 아니라 노동자의 요구를 실현하기 위해 유기적으로 결합해야 할 수단이다.
교섭을 통해 투쟁을 약화시키지 말고, 투쟁을 통해 교섭의 힘을 키우자. 교섭의 성과는 노동자의 권리와 조직력 강화로 연결하고, 합의되지 않은 핵심 요구는 더 큰 투쟁으로 돌파하자. 교섭에 참여하더라도 노동자의 독자적 판단과 행동 능력을 잃지 말아야 하며, 투쟁을 전개하더라도 교섭을 통해 성과를 확대할 가능성을 닫아서는 안 된다. 교섭은 투쟁을 대신하는 수단이 아니며, 투쟁은 교섭의 가능성을 배제하는 수단이 아니다. 노동자의 조직된 힘을 바탕으로 교섭을 주도하고, 교섭의 성과와 한계를 다시 투쟁의 동력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러한 전략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민주노총 내부의 단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투쟁과 교섭의 구체적인 방법을 둘러싸고 견해가 다를 수 있으며, 서로의 전략과 전술을 둘러싼 치열한 논쟁도 필요하다. 그러나 논쟁이 정파 간 대립과 배제로 이어져 조직의 분열을 심화시킨다면, 그 피해는 민주노총 전체와 노동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자신의 주장이 옳다고 확신할수록 더욱 적극적으로 토론하고 설득해야 한다. 상대의 견해를 왜곡하거나 배제하기보다 그 문제의식을 이해하고, 노동자의 공동 이익을 중심으로 접점을 찾아야 한다. 견해 차이는 민주적인 토론과 실천을 통해 좁혀 가고, 조직의 결정은 존중하며, 공동의 과제 앞에서는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단결은 차이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차이를 민주적으로 조정하고 공동의 힘으로 전환하는 과정이다.
민주노총의 힘은 어느 한 정파나 지도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전체 노동자의 단결된 힘에서 나온다. 투쟁과 교섭의 올바른 결합도, 노동자의 요구를 실현하는 승리도, 현장의 조직력과 노동자 전체의 단결이 뒷받침될 때 가능하다.
투쟁을 철저히 준비하자. 교섭을 주도적으로 활용하자. 노동자의 요구를 사회 전체의 요구로 발전시키자. 서로 다른 견해를 끝까지 설득하고, 민주적 결정을 존중하며, 공동의 목표를 향해 함께 단결하자. 민주노총의 분열을 막고, 모든 노동자의 민주노총을 더욱 굳건히 세우자. 정권과 자본에 대한 의존이 아니라 노동자의 자주적 단결과 조직된 힘으로 노동자의 권리를 쟁취하고, 노동자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어 나가자.(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