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편 조사어록
제7장 선가의 거울
13. 한 개의 숫돌 [西山·禪家龜鑑]
불자여, 그대의 한 그릇 밥과 한 벌 옷이 곧 농부들의 피요 직녀들의 땀인데,
도의 눈이 밝지 못하고야 어찌 삭여낼 것인가.
그러므로 말하기를 '털을 쓰고 뿔을 이고 있는 것이 무엇인 줄 아는가?
그것은 오늘날 신도들이 주는 것을 공부하지 않으면서 거저먹는 그런
부류들의 미래상이다.'라고 했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배고프지 않아도 또 먹고,
춥지 않아도 더 입으니 무슨 심사일까. 참으로 딱한 일이다.
눈앞의 쾌락이 후생에 고통인 줄을 생각지 않는구나!
그러므로 도를 닦는 이는 한 개의 숫돌과 같아서,
장서방이 와서 갈고 이생원이 갈아 가면,
남의 칼은 잘 들겠지만 내 돌은 점점 닳아 없어지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어떤 사람들은 도리어 남들이 와서 내 돌에 칼을 갈지 않는다고
걱정하고 있으니 참으로 딱한 일이 아닌가.
불교성전(동국역경원 편찬)
출처: 다음카페 염화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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