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브랜딩의 시대가 왔다.
내가 어릴 때는 동네에 슈퍼마켓만 있었다.
선택권 없이 그 슈퍼마켓에 있는 제품들만 즐길 수 있었다. 슈퍼마켓 사장님에게 옆 동네에 다른 과자가 있다고 말해도 가져다 놓는 경우가 별로 없었다.
내가 유일하게 즐길 수 있는 작은 먹거리였다.
그런데 편의점이 하나둘씩 생기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처음에는 제품의 다양성으로 승부하며 슈퍼마켓을 없애더니, 급기야 편의점들끼리 경쟁하기 시작했다.
가격 경쟁을 하다가 상품을 자체 개발하는 일로 불이 번졌다.
별다른 특성이 없던 곳마저 자신들만의 정체성을 보여주거나, 타깃 고객에게 맞는 상품들을 출시했다.
이제는 편의품을 파는 곳이 아닌 큐레이션이 된 자신들의 스타일을 보여주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어떤 물건이 단순하게 1,000원이어서 구매하는 시대는 지났다.
고객이 그 제품을 소비하는데 어떤 의미가 있는지, 나와 결은 맞는지, 내 라이프 스타일의 방향성과는 통하는지를 판단하는 시대가 왔다.
그것이 결국 남들과는 다르고 까다로워진 소비자들의 입맛을 맞추며 내 브랜드를 더욱 소비자들에게 깊이 각인시켜야 하는 이유가 되었다.
이 모든 과정은 브랜딩에서 출발한다.
왜 '브래딩'이란 단어가 유행처럼 번지게 되었을까?
과거에 창업은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창업은 마치 엄청난 대의를 품은 현자만이 시작할 수 있는 일처럼 보였다.
우리는 굳건히 자리 잡힌 큰 기업에 들어가 회사의 그늘 아래 안정적인 생활을 꿈꾸곤 했다.
나에게 주어진 업무만 성실하게 잘 해내면 회사에서 신임을 얻고, 성장하고, 큰돈도 벌 수 있었다.
그에 비해 창업은 어려운 길을 가는 가시단골 같은 일이었다.
하지만 인터넷의 발달로 네이버에서 스마트스토어를 개설하여 뭐라도 올려 놓으면 팔리는 시대가 되었다.
가게를 찾을 필요도 없이 온라인 스토어를 이용하면 되고, 상품을 만들기 어렵다면 대면 한번 없이 좋은 제품을 해외에서 소싱할 수 있다.
얼마나 창업하기 좋은 세상인가?
정보를 공유하는 일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이 빨라지면서 창업의 기회를 찾아 떠나는 젊은 도전자들이 늘어났다.
그들의 작은 승리들은 창업의 시대를 열었다.
이들이 처음 창업할 당시 고민은 바로 마케팅과 홍보였다.
가게와 상품까지 준비된 상태에서 없었던 것이 바로 홍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터넷의 발달은 홍보의 영역까지도 쉽게 바꿔버렸다.
블로그, 카페 등 다양한 온라인 마케팅 방법이 생겨났고, 먼저 도전했던 사람들은 그 홍보의 힘을 톡톡히 보며 자신들의 브랜드를 손쉽게 키웠다.
홍보 한 번 하기도 어려웠던 세상은 끝났다.
이제 개인도 인스타그램에 메타 광고를 개인카드로 진행하며 광고까지 너무 손쉬워진 세상에 살게 되었다.
예전에는 일부 업체가 있었는데 이제는 인스타그램 DM으로도 광고 제안이 수십 건씩 온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나 플레이스를 오픈하면 어떻게 알고 '사장님, 월에 얼마면 이렇게 노출되고 저렇게 상위노출된다'는 전화가 수십 통이 온다.
이미 매장을 열기도, 상품을 만들기도, 홍보하고 알리기에도 너무 쉬워진 세상에서 그다음 경쟁력이 무엇일까?
고민은 정체성을 명확하게 만들고 전개하는 브랜딩이란 키워드로 귀결되었다.
자영업자가 많아지면서 과거에는 몇 개 없던 브랜드들이 무수하게 쏟아지고 홍보할 수 있는 수단도 너무 많아진 지금, 브랜딩의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저는 브랜딩을 하는 사람입니다.
허준 지음
첫댓글 브랜딩의 시대~~~
유익한 정보 감사합니다. ^^
필요한 부분인듯 하여, 읽게 되었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
시대 흐름을 따라가기 힘들어지네요
종은 정보 감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