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KBS 오늘아침1라디오 숲으로가는길에서 전북 남원시 운봉읍 행정마을 서어숲과 그곳에서 만난 유럽점나도나물을 소개했습니다.
2000년 ‘제1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생명상인 대상을 수상한 곳으로 들어 숲해설가가 된 뒤 꼭 가보고 싶었고, 소원을 이루었습니다.
여름에 가면 가장 좋다고 하는데요, 겨울에 가서 여름 기운을 느껴보려고 했는데, 쉽지는 않았고요, 대신 논둑에서 올라오는 봄기운을 느꼈습니다.
답사를 마치고 운봉읍으로 걸어나와 버스를 기다리는데 의자에 할머니 3분이 앉아 계셨습니다. 그때 지나던 할아버지 1분이 다가와 어디 가는 길이냐고 묻자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냥 앉아 있어요."
마실 나오신 것 같습니다. 집에 있으면 무료하니 그나마 사람들이 오가는 곳에서 세월을 느끼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하루를 어떻게 보내야 하나? 이게 삶을 결정하는 것 같습니다.
좋은 일이 많으면 하루가 즐겁게 가고, 나쁜 일이 기다리면 긴 하루가 되고, 아예 일이 없으면 죽을 맛일 것입니다.
이때 필요한 게 철학이고 종교일 것입니다. 하루냐, 영원이냐, 그걸 어떻게 인식하느냐, 거기에 하루의 의미가 결정될 것 같습니다.
불교는 불생(不生)이고 기독교는 영생(永生)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하나는 하루만 살고, 하나는 하루 같은 영원을 산다는 것으로 들리기도 하는데, 두 하루 사이에서 늘 갈팡질팡하는 것 같습니다.
"니들은 내일만 보고 살지? 내일만 보고 사는 놈은 오늘만 사는 놈한테 죽는다. 난 오늘만 산다." - 영화 [아저씨] 중 배우 원빈의 대사
오늘만 열심히 살려고 하는데 숲을 보면 영원을 살고도 싶습니다. 그 영원이 나로 사는 게 아니라 숲으로 사는 연습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죽으면 내 의식은 사라지고, 뼛가루만 남으니, 그저 하루하루를 사는 듯 마는 듯 무심하게 열심히 살아야겠습니다. 숲에서 그걸 인식해야겠습니다. 얻어볼 때까지요.
오늘도 함께하시고 수고하시고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그런 것 같습니다. 오늘도 하루가 있다는 것에 감사하면서 살아야겠습니다. 오후가 이어질지 저녁이 이어질지 그 누구도 모르는 이 광대무변한 시공간에서 내가 할 것은 순간에 감사하면서 사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