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진 시진핑 '공동부유'의 꿈...'사회주의 개혁'이 망친 중국 경제
남현 기자/ 자유일보
중국 3분기 경제성장률이 4.6%를 기록해 중국 정부가 목표로 삼은 5%대 달성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18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올해 7~9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늘었다고 발표했다. 1분기 5.3%, 2분기 4.7%에 이어 하락 추세를 지속한 것. 이는 지난해 1분기 4.5%를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중국 정부는 내수 경기를 살리기 위해 부단히 고심해 왔다. 지난달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지급준비율 및 정책금리 인하 등 유동성 공급 방안을 내놓은 데 이어 8일 거시 정책을 총괄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어 "내년 중앙 예산에서 1,000억 위안(약 19조 원) 규모의 투자를 앞당기고, 1,000억 위안의 건설 프로젝트를 조속히 추진해 지방정부가 사전 작업을 가속화하도록 지원하겠다"는 경제 회복 패키지 추가 발표를 한 건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의지를 과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블룸버그통신은 "기자회견은 야심 찬 부양책이 공개되지 않은 채 끝났다"고 혹평했다. 중국 경제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기에는 미흡하다는 얘기다.
중국 경제가 코너로 몰리게 된 근본적인 이유는 도로나 공항 등 사회간접자본 및 주택 건설에 과다 투자한 것이다. 그 탓에 차가 다니지 않는 도로, 비행기가 뜨지 않는 공항, 1억 수천 채나 되는 빈 아파트, 사람이 보이지 않는 유령 도시가 곳곳에 생겨났다. 이에 중국 공산당 정부가 부동산을 옥죄는 정책을 편 데다가 코로나 팬데믹 사태가 겹쳐 경기가 크게 위축된 후 수년간 그 상태가 지속되어 왔다.
이제 와서 중국 정부가 유동성 증가를 통해 경기 부양을 꾀하고 있지만 중국 국민은 좀처럼 지갑을 열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빚을 줄이거나 여유가 생기면 저축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건 불안한 미래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이는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대책이 시장의 믿음을 얻지 못하고 있음을 뜻한다. 이처럼 소비가 위축되어 실물경제가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따라서 중국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게 투자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중국 경제의 앞날이 비관적일 수밖에 없는 근본 이유가 따로 있다는 분석도 있다. 시진핑이 사실상의 수령으로 군림하는 공산당 일당 독재체제와 자유시장경제는 조화를 이룰 수 없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경제학자들은 그 사례의 하나로 중국에 쓸모없는 도로나 공항, 유령 도시 등이 생겨난 게 시진핑의 공산당이 ‘공동 부유(함께 잘사는 것)’를 추구한 데서 비롯되었다는 점을 든다. 개혁 개방으로 경제가 발전한 지역이 대부분 동부 해안가 지방이어서 시진핑 공산당이 낙후된 내륙 지방을 발전시키기 위해 수요도 없는 지역에 사회간접자본을 구축하는 바람에 빚어진 일이라는 것이다. 사회주의 이념을 앞세운 정책이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은 것이라는 설명이다.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경제적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며, 정부의 시장 개입을 최소화하는 것이 경제를 살리는 지름길이라는 건 자유주의 경제학자들에게 상식이다. 정부의 시장 개입 최대치가 사회주의다. 그런 사회주의가 망한 건 정부의 시장 개입이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정당화될 수 없다는 걸 의미한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도 정부의 시장 개입이 이루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공산당 일당 독재체제 중국만큼은 아니다. 중국의 경우 정부 개입이 과도하다. 특히 금융시장은 정부가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
이와 관련, 주목할 건 지난달 24일 판궁성 중국인민은행장이 국무원 신문판공실 주최로 열린 금융당국 합동 기자회견에서 "지급준비율을 0.5% 포인트 낮춰 금융시장에 장기 유동성 1조 위안(약 189조 4,000억 원)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는 점이다. 판 행장은 "올해 안에 시장 유동성 상황을 보고 지준율을 0.25~0.5%p 추가 인하할 수 있다"고도 했다.
일반적으로 다른 나라 중앙은행은 물가를 잡는 데 중점을 둔다. 대개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유동성을 늘리기를 원하지만, 중앙은행은 금리를 올리거나 지준율 상향 조정을 통해 유동성 증가를 억제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그런데 중국은 딴판이다. 그만큼 중국 경제가 좋지 않다는 뜻이지만, 동시에 중국인민은행은 중앙은행으로서의 독립성을 갖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중국 경제가 시장의 원리에 따라 작동하는 게 아니라 중국 공산당의 의도와 ‘계획’에 의해 작동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중국 경제의 앞날을 낙관할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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