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귀자 동시집 《ㄴ이 말했어》(고래책빵)
김귀자 글 | 고래책빵 | 2024년 09월 06일
책소개
작고 사소한 것도 특별한 생명으로 살아나는 김귀자 동시집
30여 명의 어린이가 직접 그린 생생한 그림과 동심의 세계
해맑은 동심의 시를 통해 아이들과 교감하는 김귀자 시인의 네 번째 동시집입니다. 56편의 시를 4부로 나누어 실었습니다. 특별히 한 교육원의 30여 명 어린이가 그림을 직접 그려 시인이 노래한 동심의 세계를 더욱 맑고 곱게 색칠했습니다. 아이들의 그림은 날것처럼 생생하게 시와 어울려 시 읽는 즐거움을 더욱 키워줍니다. 시인은 언제나 아이들의 눈과 마음으로 세상과 사물을 바라봅니다. 시인의 눈에는 쉽게 지나치는 작고 사소한 것들이 들어옵니다. 시인은 그것들에 특별한 의미를 담고 생명을 불어넣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시들이 아이들 마음에 닿고 아이들은 내 마음인 듯 공감하며 받아들입니다. ‘고래책빵 동시집’ 제53권입니다.
김귀자
1947년 강원도 원주에서 태어나 원주여고, 한국방송통신대학 유아교육과를 졸업했다. 2000년 [믿음의 문학]에 동시, 2001년 [한국아동문학연구]에 동화, 2002년 [월간문예사조]에 시로 신인문학상을 받고 문단 활동을 시작했다. 동시집 『반달 귀로 듣고』, 동화집 『종이피아노』, 『마음을 찍는 사진기』, 시집 『백지 위의 변주』, 『백지가 되려 하오』, 『유년의 뜰 고향집은 온통 꽃밭이었다』 등을 펴냈으며 한민족문학상, 아름다운 글 문학상, 천강문학상, 세종문학상, 불교청소년도서저작상, 한정동아동문학상 등을 받았다. 〈대한민국미술대전〉, 〈경기도서예문인화대전〉, 〈서울서예대전〉, 〈현대서예문인화대전〉 등 초대작가로, 현대문인화연구소(연지방)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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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귀자 동시집 《ㄴ이 말했어》(고래책빵)
겨울 해 / 김귀자
일찍 자고 늦게 일어나던
겨울 해
봄으로 가는 길에
부지런해졌어요
일찍 일어나
꽃눈, 잎눈 틔울 나뭇가지에게
따뜻한 눈빛 주고
시린 나무 등 쓰다듬고
새싹 웅크린 땅 깨우며 소곤소곤
나 이제 잠꾸러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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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신호 등 / 김귀자
뱃길 비춰주는
등대도 옷을 입고 있어
바닷바람 추워서도 아니고
예쁘게 보이려는 것도 아니래
빨간 옷 입은 등대
오른쪽은 위험하니 왼쪽으로,
하얀 옷 입은 등대
왼쪽은 위험하니 오른쪽으로,
하얀 옷, 빨간 옷 등대 나란히 서 있으면
등대 사이 가운데로 들어오라는 신호래
'주변 해상 주의하라'는 노란 옷 등대
'암초가 있는 곳'알리는 초록 옷 등대
빨강, 노랑, 초록 하얀 등대 옷
바다의 신호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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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옆구리 / 김귀자
출렁출렁 출렁다리
흔들흔들
아이 무서워
괜찮아, 괜찮아
손잡아주는
아빠 옆구리에 찰싹
철석철석 바다 스카이워크
후들후들
아이 무서워
괜찮아, 괜찮아
손잡아주는
아빠 옆구리에 찰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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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다르지 / 김귀자
운전면허증을 반납하고
허전해 하시는 할아버지
면허증 있어도
운전 안 하는 건 마차가지인데
있어서 안 하는 것,
없어서 못 하는 건
다르지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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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이 말했어 / 김귀자
ㅏ가 곁에 서면
'나'가 되고
ㅓ가 안기면
'너'가 되지
힘들면
누구든지 내게로 와
의자가 되어 줄게
등 기대고
다리 뻗고
쉬어가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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