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분 기도 395
땅을 가꾸어야 합니다
조그만 밭을 가꾸었습니다
일구고 걸음을 주고 풀을 뽑고 벌레를 잡고, 가지를 치고 순을 치고
일용할 채소 자급자족하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옆의 논농사를 짓는 사람을 보았습니다
거름은 한 번도 주지 않습니다. 보리를 수확하고 나서 바로 다음날 트랙터로 갈아 엎는 로타리를 하면서 트랙터 뒤에서 비료가 뿌려졌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물을 넣고, 다음날에 모를 심었습니다. 그리고는 약 주는 회사가 와서 농약을 정기적으로 주고, 논두렁에는 제초제를 뿌리고, 스위치를 넣으면 물이 공급되고, 가을이 되면 트랙터가 벼를 베면서 탈곡하여 가마니에 담고, 읍내 저장고에 싣고 가서 무게를 달아 증명을 하고는 사이로에 부어 버립니다.
그리고는 필요할 때 팔거나 배송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자기가 농사지은 것을 따로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창고의 사이로에 함께 저장을 하기 때문에 누가 농사를 지은 것인지 모르지요. 참 쉽게 농사를 짓지요. 그러다가 정부에서 수매하는 가격이 낮으면 농부들은 데모를 합니다. 보상해 달라고. 그런 요식행위를 거쳐 쌀 농사는 당위성을 확보하고 가격을 보장 받습니다.
옛날 아버지처럼 거름을 뿌리고, 논매기를 초벌 재벌 삼벌을 하고, 피사리를 하며 아침마다 삽을 들고 논배미를 돌고 하는 일은 없습니다.
같은 씨라도 밭이 다르면 다른 열매를 맺습니다. 밭을 살피지 않는 농부는 없습니다 좋은 열매를 맺고 싶으니까요. 그러나 좋은 열매만 쳐다보고 땅을 소홀히 하면 어떻게 될까요?
돌밭은 육체의 욕망으로 사는 사람을 상징합니다. 다윗은 처음엔 좋은 땅이었으나 자신의 땅을 잘 살피지 않았기에 다시 돌밭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면 이웃에게 어떠한 도움도 주지 못하는 사람이 됩니다. 있던 열매도 사라집니다.
가시밭은 재물의 욕심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소득의 십 분의 일조차도 주님의 몫으로 바치기 싫어하면서도 신앙생활 하면 부자가 될 것처럼 말하기도 합니다. 하느님은 우리가 이 세상에서 부자로 살 게 하시기 위해 존재하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하느님은 우리를 이 세상에서 가난해도 아무 걱정 없이 사셨던 그리스도처럼 살게 해 주시는 분이십니다.
땅에 집중하면 열매는 저절로 맺습니다. 씨는 항상 뿌려지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길에도 뿌려지고 돌밭에도 뿌려지고 가시밭에도 뿌려집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나의 땅을 망치는 ‘삼구(마귀-육신-세속)’와 싸우는 일입니다.
(일부 퍼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