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리[학명: Corylopsis coreana Uyeki]는 조록나무과의 낙엽활엽 관목이다. 히어리 무리는 세계적으로 약 30여 종이 있으며, 자람의 중심지는 중국이다. 히말라야와 일본에 몇 종이 있고, 우리나라에는 한 종이 자랄 뿐이다. 일제강점기인 1924년 조계산, 백운산, 지리산 일대에서 처음 히어리를 찾아내 학명에 ‘coreana’란 종명을 붙인 특산식물이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식물로서 특별보호를 받고 있다. 히어리라는 이름은 마치 외래어처럼 느껴지지만 순수한 우리 이름이다. 발견 당시 마을 사람들이 뜻을 알 수 없는 사투리로 ‘히어리’라고 불렀다고 하는데, 이것이 그대로 정식 이름이 됐다. ‘송광납판화(松廣蠟瓣花, Korean Winter Hazel)’, '조선납판화(朝鮮蠟瓣花)'란 별칭도 있다. 송광(松廣)은 히어리를 처음 발견한 곳이 송광사 부근이어서 그대로 따왔고, 납판화란 중국 이름을 빌려서 만들었다. 히어리의 꽃받침이나 턱잎은 얇은 종이처럼 반투명한 것이 특징인데, 밀랍을 먹인 것 같아 납판(蠟瓣)이라 했다. 히어리는 풍년화, 영춘화, 납매 등과 함께 봄이 오고 있음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나무로 유명하다. 이들 4인방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벌써 2월이면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한다. 관상용으로 활용된다. 꽃말은 봄의 노래이다.
히어리의 속명인 ‘Corylopsis’는 개암나무(Corylus)를 닮았다는 뜻의 ‘옵시스(opsis)’가 합쳐진 말이고, 영어 이름도 ‘윈터하젤(Winter Hazel)’, 즉 겨울개암이다. 개암나무와 히어리는 전혀 다른 식물이지만 잎 모양이 닮았으며, 히어리의 열매가 설익었을 때 보면 개암과 비슷하다.
지리산일대와 전라남도 및 중부지방 비탈진 곳의 물 빠짐이 좋은 곳에서 자란다. 키는 2~4m 정도이고, 잎은 호생, 심장형으로 길이가 5~10㎝이며, 가장자리에 물결 모양의 뾰족한 톱니가 있고 표면은 녹색, 뒷면은 회백색꽃이 핀 후 잎이 나온다.
꽃은 노란색이고 꽃잎이 5장 달리고 총상화서로 아래로 향해 달린다. 열매는 9월경 둥글게 달리고 안에는 검은색 종자가 들어 있다.
생약명(生藥銘)은 납관화(蜡瓣花), 사천납판화(四川蠟瓣花), 일관황(一串黄)이다. 여름과 가을에 뿌리를 채취하여 햇볕에 말린다. 청열(淸熱), 제번(除煩), 지구(止嘔), 오한발열(惡寒發熱), 구역심조(嘔逆心躁), 번란혼미(煩亂昏迷)에 약효가 있다. 9-15g을 물에 달여서 복용한다. (참고자료: 원색한국식물도감(이영노.교학사), 한국의 자원식물(김태정.서울대학교출판부), 네이버·다음 지식백과/ 글과 사진: 이영일 생명과학 사진작가) [이영일∙고앵자/ 채널A 정책사회부 스마트리포터 yil207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