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글을 올립니다. 이 문제와 관련해 mbc기자회에서도 입장을 냈습니다. 새로운 팩트도 추가됐으니 이 글도 참고바랍니다...:)
기록의 사나이 김재철이 또 하나의 기록을 세우고 있다. 1년짜리 계약직 기자들이 바로 그들이다. 사측은 ‘심층보도를 위한 전문기자제도 도입’의 일환이라며 북한, 환경, 보건복지, 의학전문기자 각 1명씩 모두 4명을 뽑았다. 북한전문기자 박모씨, 환경전문기자 김모씨는 지난 12일, 보건복지전문기자 전모씨는 19일 각각 입사해 현업에 배치됐다. 의학전문기자 1명은 현재 군의관 신분으로 4월 말 입사 예정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전문기자’들의 경력과 현재 배치된 부서를 들여다보면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다. 먼저 북한전문기자’ 박모씨는 경제정보채널인 SBSCNBC의 프로그램 진행자 출신으로 북한 관련 취재 경력이 전무하다. 사측은 ‘박씨가 대학원에서 북한개발협력학을 수료해 문제없다’고 한다. 하지만 보도부문에는 정치학 석사와 경제학 석사 등 석사 출신 기자들이 적지 않다. 그러면 이들도 모두 정치전문기자, 경제전문기자란 말인가? 언제부터 전문기자가 출신학과를 나타내는 말로 전락했단 말인가. 더더욱 어처구니없는 건 이렇게 뽑힌 박씨가 북한과는 전혀 상관없는 경제부에 배치돼 있다는 것이다.
‘보건복지전문기자’로 채용된 전모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한국경제TV 출신인 그는 기업채용정보와 주식, 파생상품 등 경제정보를 주로 보도했으며, ‘보건복지’ 분야에 대한 취재 경력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그런 그가 보건복지전문기자로 뽑힌 것만으로도 모순적인데, 그가 배치된 부서를 보면 뜬금없게도 정치부다. ‘환경전문기자’ 김모씨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김씨는 서울시 산하기관인 TBS교통방송에서 서울시와 자치구의 뉴스를 전하는 일을 해왔다. 도대체 서울시 시정뉴스가 환경문제와 무슨 연관성이 있는가. 기자의 최고 명예라 할 수 있는 ‘전문기자’가 언제부터 이런 ‘코미디’의 소재가 됐는가.
더욱이 이번 채용은 사측이 애초에 내건 자격요건을 무시한 것이라는 점에서 탈락자들의 소송까지 부를 수 있는 불법채용이다. 지난달 13일 게재된 사측의 채용공고문을 보면 ‘국내외 방송, 신문, 통신 등에서 해당분야 만 2년 이상 근무’가 지원 자격으로 돼 있다. 그러나 앞서 지적했듯 선발된 ‘전문기자’ 세 명의 취재 경력은 해당분야와 전혀 관련이 없다. 김재철과 경영진은 자신들이 내건 채용공고마저 철저히 무시해버린 것이다.
광란의 학살극을 벌이고 있는 김재철에 대한 분노로 갈수록 강고해지는 파업대오를 어떻게 해서든 무너뜨리려는 사측의 애끓는 심정을 모르진 않는다. 그러나 ‘전문기자’ 타이틀을 욕보이면서까지 꼼수를 부리는 건 나가도 너무 나갔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들이 ‘편파보도의 총알받이’로 희생될 조짐이 있다는 것이다. 이미 북한전문기자 박씨의 한미 FTA 관련 리포트는 장밋빛 찬사 일색으로 MBC뉴스를 또 한 번 도마 위에 오르게 하지 않았나.
시시각각 다가오는 파멸을 앞둔 나머지 이성을 상실한 김재철은 그렇다고 치자. 그런데 이 광란극에 맞장구를 치며 ‘코미디 전문기자’를 내려 받는 보도국 간부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이란 말인가. 이제라도 ‘기자들의 수치’로 기록되지 않으려면 소도 웃고 갈 ‘전문기자 놀음’을 당장 중단해야 할 것이다.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기상천외하네요ㅜ
목적에 맞는, 이른바 '투쟁'의 방법을 다시 잡아갔으면 한다. 상황이 안타깝게 전개되어 가고 있다... 심정적 지지를 하곤 있지만 화내야할 때 화내지 않다가 시기적으로 중요한 때에 상황이 터졌고 원색적인 언어를 편의적으로 사용하는 느낌이다.(예를 들어 불법채용일까 부정적 채용일까..) 모 지역M의 경우 카메라기자가 계약직이다. 이를 노조연대 차원에서 문제삼은 적 있는가? 김 사장님이 1년짜리 계약직으로 뽑은 건 파업끝나고 복귀하라고 정규직TO유지해주는 것 아닌가? 상황이 정상적이지 않은데 왜 이런 상황에서 고용된 계약직 직원들이 뭐 그리 완벽할 수 있다고 그들에게 덜 떨어진 등급같은 인식을 주는건가..
덜 떨어진 등급같은 인식을 주는 것이 아니라, 실제 정말 관련없는 경력의 사람들이 데스크들 허수아비 노릇을 하기 위해 뽑혔다는 게 문제입니다. 그게 1년 계약직이든 정규직이든은 문제의 핵심이 아닙니다.
MB는 (파업의 파행으로든 어떻든) 보도가 잘 안나오는 상황이 그리 싫은 상황은 아닐 수 있다.
(to sowhat) 굳이 '안짚어주셔도 무슨 말인지 압니다. 다만 내가 저 사람들 입장이라면, 저런 식으로 '핵심'을 얘기하면 참 기분 나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