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대국 전 "이 판을 지면 한국기원에서 집(마포구청)까지 걸어가겠다. 세 시간 정도 걸리려나?"라고 말하며 마음을 다진다. 사생결단의 심정으로 대국한 전유진은 결국 지하철을 타고 집에 갈 수 있었다. 아마 여류팀의 첫 승!
4월 30일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제7기 지지옥션배 아마대항전 제2국에서 여류팀 전유진 아마 5단이 시니어팀 장시영 아마 6단을 상대로 192만에 백불계승을 거뒀다. 여류팀은 지난 1국의 패배를 만회해 승부는 다시 원점이다.
대국 전 인터뷰에서 전유진은 "어제 강다정의 패배를 꼭 복수하겠다."라고 말했고, 장시영 "나름대로 준비한 것이 있다.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맞받아치며 1차 설전을 가지고 바로 대국에 들어갔다. '영고수' 장시영의 책략은 실리를 위장한 카멜레온 작전.
하지만 장시영의 손길을 순순히 따라가던 전유진은 중반들어 흑이 실낱같은 빈틈이 보이자 급소를 바로 찔러들어간다. 단 한 수의 악수교환이 빌미가 되어 흑대마가 몰살당했고, 승부는 다소 허무하게 끝났다.
대국을 마친 전유진은 "일단 5연승이 목표지만, 더 갈 수도 있다."라며 자신감 넘치는 임전소감도 남겼다. 시니어팀 다음 출전선수는 김정우 아마 7단이다. 7월로 예정된 프로대회 전 진행되는 지지옥션배 아마대항전은 매주 월, 화 저녁 7시 열리며 사이버오로에서 수순중계, 바둑TV에서 생방송한다.
제7기 여류 대 시니어 아마연승대항전은 각 팀 선수를 작년 8명에서 9명으로 늘였고, 시니어 나이 자격 기준은 45세 이상에서 40세 이상으로 낮췄다. 그간 아마추어 여류팀의 실력을 인정한 셈이다. 이번 아마시니어팀은 조민수, 김정우, 장시영 등 전국대회에서 이름을 드날리는 선수들로, 아마여류팀은 랭킹 상위자들과 송예슬, 김여원, 이선아 등 전국체전 지역 대표 출신으로 팀을 꾸렸다.
제한시간은 10분 40초 초읽기 3회. 우승 상금은 1000만원이며 지난해까지 없었던 준우승 상금이 300만원.
출전 선수 명단
[시니어팀](1승) : 조민수, 김정우, 박성균, 김세현, 박강수, 박영진, 최호철, 김희중, / 장시영
[여류팀](1승) : 김수영, 이유진, 김현아, 전유진, 이선아, 김여원, 송예슬, 송혜령, / 강다정
▲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돌가리기. "떨어진 돌은 넣을까 말까?"
▲시니어팀 장시영 선수 "오늘도 나름대로 준비한 것이 있습니다."
▲ 첫 착점. 초반작전은 '선실리 후타개'였다.
▲ 여류팀 두 번째 선수 전유진
▲ "지면 걸어서 간다!"
▲ 사이버오로에서 '영고수'라는 대화명으로 활약했던 장시영. 요즘은 접속이 뜸하지만, 당시 대국실에서는 '밤의 황제'였다.
▲ 1국 강다정의 패배로 8:9로 밀렸던 여류팀. 전유진이 균형을 회복시켰다.
▲ 수읽기에 골몰하던 전유진은 습관적으로 바둑판을 머리로 가려 해설자와 수순중계원을 다소 곤혹스럽게했는데 바둑TV 진행자 심우섭 아마 7단이 "바둑판에 거대한 흑돌이 놓인 것 같군요."라는 재치있는 멘트로 깨알같은 재미를 주었다.
▲ 흑대마가 사망하고도 수순은 계속 진행되었지만, 승부는 이미 결정나 있었다.
▲ 다소 허망한 패배로 복기의 손길을 잇지 못하는 시니어팀 장시영 선수
▲ "김정우 사범님도 이기겠습니다." 전유진은 5연승을 예고했다. 제3국은 5월 6일 오후 7시에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