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결건조 화장품 등 융합기술로 ‘온리 원’ 제품 출시
[새로운 미래, 빛나는 혁신]한국콜마
“동결건조 커피가 아니라 동결건조 화장품?”
식품업계에서 주로 사용되는 동결건조 기술이 화장품 제조 기술과 만나 새로운 화장품 기술로 거듭나고 있다. 화장품과 의약품, 건강기능식품 등 영역과 경계를 허문 융합기술을 선보이고 있는 한국콜마는 기능성 성분 13종을 동결건조시키는 데 성공했다. 한국콜마는 피부에 좋은 기능성 성분을 효과적으로 흡수시키는 기술로 동결건조 방식에 주목했다. 고함량 동결건조 화장품은 기능성 성분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콜마의 융합 기술은 연구개발(R&D) 분야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전국 11개 연구소를 한곳에 모은 서울 서초구 내곡동 종합기술원은 한국콜마 R&D의 산실로 꼽힌다. 개원 2년 차를 맞으며 경계를 허문 기술 개발의 시너지가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한국콜마는 핵심 융합기술 10건을 개발하고 이 기술을 기반으로 8개 제품을 선보였다.
지난해 홈쇼핑 채널에서 인기를 끈 ‘흘러내리지 않는 염모제’가 대표적이다. 이는 한국콜마가 화장품 기술과 건강기능식품 기술을 융합해 개발한 제품이다.
한국콜마는 셀프 염색 시 염모제가 흘러내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소비자 수요를 반영해 식품업계의 ‘점증 시스템’ 기술을 화장품에 적용해 젤리형 염색약을 개발해냈다. 이 기술은 성분이 서로 흩어지지 않도록 하는 기술로 식품업계에서는 젤리 등을 만들 때 사용된다.
신소재 개발에서도 융합기술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콜마는 국내에서 자생하는 어리연꽃을 비롯해 해바라기, 월귤, 별꽃 등 천연 식물 소재에서 추출한 성분을 화장품에 적용했다. 이들을 융합해 개발한 신경전달물질 조절 신소재 ‘파이톡신’을 화장품 원료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 한국콜마는 주로 의약품에 사용되는 은행잎 속 보툴리눔 성분이 피부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연구해 파이톡신에 적용하기도 했다.
자회사인 ‘inno.N’의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뉴틴’의 용기는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 용기 디자인을 융합한 사례다. 그룹의 제품 패키지 개발부터 디자인을 담당하는 한국콜마 패키지스튜디오의 작품이다. 뉴틴 용기는 통상 내용물 보관에만 목적을 두고 디자인하는 기존 용기에서 벗어나 화장품 용기의 감성을 더했다. 소비자들로부터 ‘화장품처럼 예쁜 약통’이라는 반응을 얻는 이유다.
패키지스튜디오는 최근 친환경 트렌드에 발맞춰 ‘종이튜브’를 국내에서 처음 개발해 주목받기도 했다. 플라스틱 튜브의 플라스틱을 종이로 대체한 것. 종이튜브는 플라스틱 사용이 불가피한 캡을 제외하고 본체를 모두 종이로 대체한 친환경 화장품 용기다. 캡을 제외한 본체의 플라스틱 사용량을 기존 튜브보다 80%나 절감했다.
한국콜마는 1990년 창립 이래 직원 30% 이상을 연구원으로 두고 있다. 또 연매출의 5% 이상을 신소재, 신기술 연구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화장품, 의약품, 건강기능식품 간 융합기술을 바탕으로 ‘온리 원(Only One)’ 제품을 만들어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업계를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박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