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끼오~~. 닭이 우는 소리에 아침이 밝아온다. 앞마당에서 한가롭게, 때론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녀석들을 바라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매일 신선한 달걀을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은 덤이다. 초보 귀농인이 취미삼아 소규모로 닭을 기르데 필요한 팁(tip)을 소개한다.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사람이라면 앞마당에서 가축을 기르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특히 다른 가축에 비해 손이 덜 가는 닭은 작고 다루기 쉬우며, 매일 달걀을 생산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요즘 선진국에서는 건강을 생각해 붉은 고기보다 백색육, 즉 닭고기를 선호한다니 트렌드에도 잘 부합된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어떤 닭을 키울 것이냐다. 보통 닭은 사육 목적에 따라 알을 생산하는 난용계와 고기를 활용하는 육용계로 구분하는데, 소규모로 닭을 키우는 귀농 농가라면 난용계 닭이 좋다.
난용계는 계란 1kg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사료양이 적고 큰 알을 많이 낳는 것을 선택하는 게 좋다. 특히 품종보다 닭을 개량한 육종회사에 따라 능력의 차이가 크므로 ‘산란계 경제능력검정’ 성적을 참고하는 것이 좋다.
병아리는 시장이나 분양 농가 등에서 구할 수 있다. 알을 생산하는 목적인 경우 암컷을 구매하고, 유정란을 얻고 싶다면 암컷병아리 7마리〜10마리에 수컷병아리 1마리를 구매하면 된다. 병아리는 온도조절 능력이 약하기 때문에 처음 1주일 동안은 31℃〜33℃ 정도를 유지하다가, 1주일 간격으로 2℃〜4℃씩 낮춰, 평상시에는 12℃〜18℃ 정도로 유지해 준다.
집과 닭장의 공통점
닭들에게도 즐거운 나의 집이 있으니 바로 닭장이다. 생활환경이 윤택한 사람이 행복하듯 닭도 환경이 좋으면 더 좋은 결실을 맺는다. 닭장의 기본적 기능은 외부 환경으로부터 닭을 보호하는 것이다. 야생 고양이 등 외부 포식자의 피해를 막기 위해 울타리(펜스)를 설치하고, 닭장 주위에 촘촘한 철망을 둘러주면 쥐나 참새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
그 다음은 삶의 질이다. 온도, 습도, 환기가 잘 될 수 있도록 닭장을 관리해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비 가림 시설이나 왕겨로 건조하게 유지한다. 특히, 왕겨를 깔아주면 냄새를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닭장 안에 산란상자를 설치하면 닭이 알을 편히 낳을 수 있고, 알을 거둬들이기 쉽다. 산란상자는 어둡고 사방이 막혀있는 구조로 바닥에 깨끗한 짚이나 왕겨를 깔아준다.
모이는 급이기의 1/3 이상이 넘지 않도록 담아야 골라 먹는 것과 흘리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주령(나이)에 따라 병아리, 중추, 산란기에 맞춰 사료를 바꿔주고, 사료를 바꿀 때는 7일〜10일에 걸쳐 서서히 교체하는 것이 좋다. 물론 가장 중요한 원칙은 신선한 사료와 깨끗한 물을 먹이는 것이다.
닭은 여러 가지 질병 발생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백신 접종을 한다. 직접 백신을 접종하기 어려우면 백신접종을 한 중병아리를 구입하는 것이 좋다. 또한, 닭장이나 닭이 활동하는 공간은 1주일에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소독을 실시한다. 질병이 발병하면 대규모 농가에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건강하게 자라도록 주의한다.
단순한 취미가 아닌 부업으로 닭을 이용해 이익을 얻고자 하면, 축산업 허가제와 유통 방안에 대한 철저한 사전조사가 필요하다. 국내에서는 가축 사육면적이 50m²(15평) 이상이 되면 축산업 허가를 받아야 하고 차단방역, 분뇨처리 등 전문 시설을 갖춰야 한다.
문홍길 농촌진흥청 가금과장은 “취미가 아닌 이익을 목적으로 닭을 기를 경우에는 토지구입, 축산업 등록과 민원문제, 육추·육성, 백신과 판로 등을 사전에 충분히 검토하는 등 신중하게 시작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출처 귀농人 임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