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객선 사장이 외국인 근로자와 소년소녀 가장들과 함께 ‘아름다운 뱃길 여행’을 다녀왔다.
화제의 주인공은 목포 ‘씨월드고속훼리’ 이혁영(60) 사장. 고향을 떠나 산업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와 부모가 없어 남들처럼 휴가를 엄두도 못 내고 무더운 여름을 보내고 있는 소년소녀 가장들을 데리고 함께 제주도 여행을 갔다온 것이다. 이번 여행에는 필리핀·러시아·중국 등 외국인 근로자 138명과 서남권 소년소녀 가장 131명 등 모두 287명이 초청됐다.
이 사장은 지난 26일 이들을 목포∼제주 간을 운항하는 1만3천t급 ‘뉴씨월드고속훼리’에 태워 제주도로 출발했다. 소년소녀가장 등은 1박2일 동안 천지연 폭포·여미지 식물원·성산 일출봉 등지의 관광지를 둘러보고 돌고래 쇼 등을 관람하며 제주도에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이 사장이 이번 여행을 기획한 것은 지난해 말 외국인 근로자 320명을 초청해 가졌던 송년회 밤 행사. 당시 “고향 같은 분위기가 나는 제주도를 한 번 가보고 싶다”는 한 필리핀 노동자의 얘기를 듣고 마련한 것이다.
이번 여행에는 광주지검 목포지청 하재욱, 김호삼 검사 등 2명이 동승해 외국인 근로자의 고충처리와 법률 상담을 해줬다.
7년 전부터 여름이 되면 소년소녀 가장들과 함께 ‘아름다운 뱃길 여행’을 해온 이 사장은 이번 여행에 필요한 경비 4천여만 원을 전액 부담했다.
소녀가장 서모(13·초등 6년)양은 “여름 내내 할머니와 동생들과 함께 집에 갇혀 지내느라 너무 더웠고 힘들었다”며 “말로만 들어왔고 책에서만 보았던 제주도를 직접 가보니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