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군자ㅣ梁上君子
○ 들보 위의 군자, 집안에 들어온 도둑
○ 梁(들보 양) 上(윗 상) 君(임금 군) 子(아들 자)
대들보 위에 있는 군자(君子)라는 뜻으로,
① 집안에 들어온 도둑 ②도둑을 미화(美化)하여 점잖게 부르는 말
남의 물건을 훔치거나 빼앗는 사람을 일러 들보 위의 君子(군자)라고 한
이 성어는 이제 도둑의 대명사가 됐을 정도로 유명하다.
春秋時代(춘추시대)에 孔子(공자)에 호통 쳤던 盜跖(도척, 跖은 발바닥 척)은
대도의 괴수답게 도둑에게도 지켜야 할 도리가 있다며 聖勇義知仁(성용의지인)
의 다섯 가지 도를 지니지 못하면 큰 도둑이 될 수 없다고 큰소리쳤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더라도 도둑을 행실이 점잖고 어질며 덕과 학식이 높은
사람을 일컫는 군자에 비유한 것은 비아냥거린 표현일 수밖에 없기에 이 말이
더 많이 애용됐을 것이다. ‘後漢書(후한서)’의 陳寔傳(진식전)에서 비롯됐다.
진식은 후한 말기 太丘縣(태구현)이란 곳에서 현령으로 있었다.
사람됨이 정직하고 분쟁이 있을 때는 옳고 그름을 확실하게
했으므로 고을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다.
어느 해 흉년이 들어 백성들의 생계가 어려웠을 즈음이었다. 진식이 책을 읽고 있는
데 도둑 하나가 숨어들어 살짝 기둥과 기둥 사이에 건너지른 들보 위에 엎드렸다.
모른 체하고 일어나 의관을 정제하고 진식은 아들과 손자를 불러 훈계했다.
‘무릇 사람은 스스로 부지런히 힘쓰지 않으면 안 된다.
나쁜 짓을 하는 사람이라 해도 본바탕이 나쁜 것은 아니다. 버릇이 어느새
습성이 되어 나쁜 짓을 저지르게 되는데 대들보 위에 있는 저 군자도 그렇다
(不善之人未必本惡 習以性成 遂至於此 梁上君子者是矣/
불선지인미필본악 습이성성 수지어차 양상군자자시의).’
놀란 도둑이 내려와 벌을 청하자 오히려 비단 두 필을 주어 보냈다.
이후 이 마을에는 도둑이 생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