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병들고
늙은 부모가 귀찮아
요양 시설에 보내며
부모님의 슬픈 얼굴을
자세히 보는
자식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요.
똑바로 똑바로
쳐다보지도 않는
자식들 면전에서
애써 슬픔을
보이지 않으려고
굳은 얼굴에 미소 지으며
내 걱정하지 말고
잘 살라는 부모님의
한 마디가
자식들 가슴에
전해 졌을까요.
스코틀랜드의
어느 작은 노인 요양
시설에서
할머니 한분이 생을
마감했습니다.
요양 보호사들이
할머니의 유품을
정리하다가 시(詩)
한편을 발견했습니다.
시(詩)의 내용에
감동받은
요양 보호사들은
복사하여 돌려보았고
그중 한 사람이
북 아일랜드 정신
건강 학회 뉴스지의
크리스마스 지에
실리게 했습니다.
곧바로
동영상으로 편집되었고
인터넷을 타고
순식간에 전 세계로
퍼져 나갔습니다.
1
내용.~~~
요양 보호사님들
무엇을
보시나요.?
댁들은 나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시나요?
현명하지도 않고
변덕스러운 성질에
초점 없는 눈을 가진
투정이나 부리는 쓸모없는
늙은 노인으로만
보았나요.
음식을 먹을 때
흘리고
대답을
빨리빨리 못한다고
큰소리로 나무랄 때
나는 당신들이
조금만 더 노력해줄 것을
바랬습니다.
2
당신들이
주먹질을 할 때는
맞으면서
잘 움직이지 않는
팔로 헛손질이라도
하고 싶었다오.
댁들이 해야 할
일들이 무엇인가도
이해하지 못하고
걸핏하면 양말이나
신발 한 짝을 잃어버리는
노인네로 밖에는
안 보였나요?
저항하든 안 하든
목욕시킬 때는
설거지 통에 그릇만도
못한 취급에
눈물도 쏟았지만
흐르는 물에
희석되어 당신들은
보지 못했지요.
3
음식을 먹여주는
댁들의 눈에는 가축보다
못한 노인으로
비추어졌던가요?
댁들은
저가 그렇게 밖에는
안 보이나요.?
제 팔에 든
수많은 멍 자국들이
그냥 망가진
도라지 꽃으로
보이던가요.?
제발 나를
그런 식으로 보아주지
말아주세요.
온몸에 멍이 들어도
아픔을 삭여야만 했던
내가 누구인지
지금부터
말하겠습니다.
4
내가
열 살 어린아이
였을 때
사랑하는 아버지도
어머니도 있었고
형제자매들도
있었답니다.
열여섯 살이 되었을 때는
발에 날개를 달고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
다녔답니다.
스무 살 때는
평생을 사랑하고 살아갈
반려자를 만났고
스물다섯 살에는
행복한 가정에
필요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귀여운 자녀들이
태어났어요.
5
서른 살이 됐을 때는
자녀들이 쑥쑥 성장했고
마흔 살이 됐을 때는
아이들이 급속도로
성장해서 곁을 떠났지만
내 곁에는 믿음직한
남편이 있어 외롭지
않았어요.
오십이 되었을 때는
자식들이 직업을 갖고
돈을 벌며 손주를
안겨 주었을 때는
비로소 인생의 참맛을
느끼는 자신을 알기도
했답니다.
마침내 어두운 날이
찾아와 옆에 있던 이 가
하늘나라에 가면서
나는 두려운 나머지 몸이 오싹해졌답니다.
6
자식들은
모두 저들의 자식을
키우는 모습을 보고
나의 지난날을
떠 올리기도 했답니다.
나는 이제
볼품없이 늙어
바보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들을 보면서
세월은 참으로
잔인하다는 생각도
해 본답니다.
몸은 망가지고
우아함과 활기는
떠나버렸고
한때는
마음 있던 것들이
지금은 무딘 돌이
되었답니다.
시체와도 같은
이 늙은이 속에는
아직도 어린이 같은
마음은 살아있어
가끔씩 다 망가진
이 가슴이 부풀어
오를 때가 있다오.
7
지금이라도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
젊은 시절처럼
사랑도 해보고
싶다는 꿈도 꾸어
본답니다.
너무 짧고
빨리 지나간 날들을
생각하면서
영원한 것은 없다는
엄연한 현실을 받아
들이기로 했답니다.
요양 보호사님들
부디 투정이나 부리는
늙은이로 보지 말고
좀 더 자세히 나를
봐주세요.
당신의 부모님은
아니나 부모님 일수도
있답니다.
8
그냥 가축에게
모이 주듯 하지마세요.
나는 그냥 먹고
싶답니다.
몸에 멍들게
하지 말아 주세요.~
가슴에 멍을 안고
떠나게 하지 말아
주세요.
사는 동안
나의 간절한 소망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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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보면 소식
요양원에서 학대받은 노인의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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