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정말 훌륭한 평상에서
훌륭한 달밤에
훌륭한 아저씨 아줌마와
그밤을 보내어
정말
참말
좋았습네다.......
--------------------- [원본 메세지] ---------------------
아,,,,야속타. 아무리 기다려도 아무도 후기를 안올리시누나...
에구구...우짤고...속좁은 내가 또 써야지...*^^*
어쩔거나,,,또 무지 길어지겠구만,,휴~~~~~
어제.
아니 이양반, 왜 안들와....풍무동 14층 아파트는 그 전날부터
무엇엔가 잔뜩 들뜨고 흥분되어 잠마저 설친 ㄷㅁ 로
다소 상기되어있다.
띵동,,,왔구려...에구, 얼굴이 왜그래? 아으,,,,피곤하겠네..
그래도 안돼요...수산시장 갑시당~~ 콧소리 팡팡,,,멀리서 달려온
ㅇㅂ, 적당히 유혹해본다. 앗싸 잘 넘어 온다. 오우케이~~
3시 30분 수산시장(강서구)
약속대로 풀각시님과 장정애님을 만나, 뱅뱅 돌며 물건을 골라본다.
꽃게, 대게, 왕게,,,,게 자 붙은 집마다 샅샅이 뒤져본다.
에구,,,이를 우짤꼬. 왕게(킹크렙) 한마리 올려 달아보니
6만 6천원이란다. 포기.
북한산 대게 한마리 달아보니 2만 8천원 우짜구 저짜구..포기.
새우와 한치 멍게로 낙찰, 17-8명 인원 예상하고 13만원어치.
감자 고구마 엉터리 김밥 재료를 산다. 휴~~
결혼을 안하셨다구요??? 장정애님을 놀라서 본다.
예~~ 와...그렇군요. 저 혹시 외국에서 사시지 않았나요?
분위기가,,,,그건 아니구요,,,자주 외국에...(어쩐지..)
새로운 얼굴, 가방끈이 무지 길거나 생각줄이 대단히 긴듯
보이시는 장정애님과의 첫만남은
냄새나는 수산시장이었다. 소탈하고 담백한 향이
각별하게 느껴졌다.
따르릉...누구세요? 디바리님이요? 에구머니나,,
남자분이셨어요? 전 여자분인줄 알았는데...죄송..
아,,,이러쿵저러쿵...
또 한분의 새로운 얼굴. "리" 자로 끝나는 이름이라
여잔줄 알았던 단순한 데미. 당황한다.
옆지기라며 함께 오신 분도 "나리" 라는 이름을 얻어가셨다.
어머,,,오셨군요. 편의상 화선이라고 한 20대 중반의
살아있는 젊음 그 자체인 애기용담 같이 생긴 분이 짱아님과
함께 등장한다.
화학 선생님이라는데...오히려 학생보다 더 배움의 향기 가득하다.
진짜 선생인가 보다.
뒷동네에서 술이며 마른안주 챙겨 사들고 오는 우리들 앞에
어머나...앞치마를 두른 한 여인...소녀님이시다.
떠오르는 들꽃풍경의 유머리더..앞치마 입으신 모양이
왜그리 우스울까. 다시 잘 입혀드리니, 얼굴 곱게 붉어지신다.
앗,,,갑자기 달도 뜨기 전에 어디선가 훤한 달이 떠오른다...
청명님 앞서고,,,그 뒤로 루돌프님(청명님 옆지기님).
서글서글하고 동글동글하신 얼굴, 선녀가 따로 없다.
청명님 소개받자, 같은 주인공이라고 달맞이님 맨발로
반기신다. 첫만남이라는 걸 모두 잊을 만큼
처음 같지 않은 반가움, 익숙함,,,
"오늘은 특별히 코스요립니다---우선,,,,속알머리 없는 김밥~
숫자대로 준비했으니 한줄씩만 받으셔요~~~"
양념한 밥에 노란무와 계란만 넣어 김밥을 만다.
계란지단-우보님, 김밥말이-풀각시 데미
김밥배달-장정애님, 나리님.
턱받이-들풍님 청명님(두 분 다 하도 입맛다시며
뚫어지게 보고 계셔서 반줄씩 더 드렸다)
김치 하나 놓고 속알머리 없는 김밥, 엉터리 김밥을
맛있다 맛있다 하며 드신다. 행복한 모습들.
"다음은 한치회요~~~ 자,,,술안주 왔으니, 건배합시다~~"
야채를 다섯배 섞은 한치회 초고추장 무침,,,,순식간에 사라진다.
"멍게도 먹자~~" 어디선가 칭얼대듯 들려오는 낯익은 목소리.
다들 그랬으면 하는 모습으로 주방장 쳐다 본다.
"자,,,그럼 이 멍게는 우선 세알 씩만 집으시고 돌리세요~~"
다들 순진하게 세알씩 제 접시에 내려놓고 돌린다...
"어~~~ 다음은 감자와 고구마,,,이어서 오늘의 하일라이트
새우찜이 있으니까, 조금씩만 드세요~~"
"야~~ 새우 몇마리씩 줄건데~~"
"어...두마리씩..." "에게게게게...고거 줄거면서 뭐 감자 고구마
조금씩 먹으래~~" 머리 조아리는 주방장,,,,회비 줄이느라 그런건데
용서 하이소~~~
"질문있어요, 소금은 몇알씩 먹을 수 있나요??" 다들 웃으니...
"어...삼백알~!" 이라고 주방장 소리친다..ㅎㅎㅎ
"드디어 새우찜이요~~~ 싸우지 말고 두마리씩만~~"
새우들 중에서도 비만 새우만 골라온 덕에, 제법 먹을 만하다.
아차차차,,,,산구절초님 혹시 오실지 모르는데...남겨놓을 껄..
항아님 잠시 화장실 가셨다. 그 자리에 새우 하나 남아있다.
이심전심 다들 그 새우에 눈이 몰린다. "(나직이) 집어와요"
그러마 하고 고개 끄덕인다. 몰래 감춰둔다.
"내 새우 어디갔지??" 두리번 거리시는 항아님...
"자,, 다들 드셨으면 치우자구요..." 말돌리는 주방장.
ㅋㅋㅋㅋㅋㅋ
"불꺼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
우뢰와 같은 소리에 순식간에 풍경은 암흑이 찾아온다.
10 초쯤 지났다.
휘영청 달빛에 한꺼풀 벗겨진 어둠.
"눕자 ㅏㅏㅏㅏㅏㅏㅏ ~~~~~~~~~~"
또다시 장난기 발동. 달맞이님 한가운데 벌러덩 눕자,
약속이나 한듯이 "여기다 여기~!!!" 달겨드는
풀각시님, 가방님, 항아님, 들풍님, 데미.
"에구머니나~~~" 자지러지는 달맞이님의 비명.
엄청난 큐션과 대규모 크기를 자랑하는(!) 인기폭발
달맞이 물배개~~ 다들 요절복통 뒤집어진다.
가방님 들풍님 슬그머니 내려 누우시고 풀각시님 항아님
데미만 매미처럼 달라붙어 있다.
"그래..날 잡아 먹어라~~" 온몸 내어주신 용감한 달맞이님^^
"초록빛 바닷 물에 두손을 담그면~~~" 가방님의 동요가 시작된다.
나란히 나란히 가로세로 지그재그 저마다 편하게 자리잡은
우리 가족들은 어둠을 틈타 어디선가 밀려온 향수와 용기를
동요에 실어본다. 노래가 끝나자 박수를 치는 순간
"솔솔솔 솔파미도, 솔솔솔 미레미~~~" 계명으로 동요를 부르시는
가방님....다시 배꼽쥐고 자지러지는 식구들.
그렇게 모든 동요를 가사로 계명으로 불러간다...
"돌림노래도 해봐요" 달맞이님의 제안으로 퐁당퐁당을 부르다,
"아,,,아리랑을 해보면 정말 멋지죠." 데미의 제안 이어진다.
세 파트로 나눠서 아리랑을 불러본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끝없이 이어진다.
달마저...달마저 아리랑..아리랑...
"독도님 장구도 들어봅시다~" 들풍님의 제안으로 일제히
옳소~~ 하며 일어나 앉는다.
쿵더덕쿵더더더덕...너도나도 따라해본다. 우보의 흉내내는 폼이
그중 괜찮았다. 원숭이띠라서 그런가보다.
그러다 그 장구가,,,달맞이님 앞으로 굴러온다.
장구를 세운다. 예사롭지 않은 뭔가가 나올 듯.
어깨를 치켜들며 기운차게 내려치는 달맞이님,,,,
"대~~~한민국!" 우하하하하하...다들 또 배꼽 쥔다.
"저,,,그럼 제가 학창시절에 했던 품바타령을 한번
생각나는대로 해보죠~~~" 우와!!! 일제히 박수터진다.
짱아님, 평상 가운데로 한걸을 나오는 발걸음이
이미 흥에 무르익어있다.
"이자나 한자 들고나 보오니...이승만이가 대통령에
함태영씨가 부통령~~ 얼씨구씨구 들어간다아아아,,,절 씨구씨구
들어간다~~~, 석자나 한자,,," 곧바로 대학로 어딘가
청춘만큼이나 간절했던 자유를 외치며 울부짖던 어느 시절
한모퉁이로 순식간에 달려간다....그 퀘퀘하며 싱그러웠던 날들....
어느 순간 우보님의 호명에 따라 우리는 일어서서 독창을 해야했다.
데미-렛잇비미(떨림 방지를 위해 들풍님이 도우미)
소녀님-퍼ㄹ햅스러ㅂ(가사 막힘 방지를 위해 데미가 도우미)
장정애님-지금 그사람 이름은 잊었지만....감미롭다.
화선님-"뽕짝으로 할께요" 하더니 돌아와요 부산항에~~하신다.
달맞이님-화장를 고치고(가사막힘 방지를 위해 애기토끼풀과
화선님이 도우미) 그 노래 듣던 가방님, 명언중의 명언을
남기신다 "캬~~~여자의 목소리는 허리둘레에 반비례에요~~"
봉초님의 꽃노래~~~가지꽃,,,서울 간다는 동생 순이 ,,,가슴이
미어지는 노래 맛나게 부르신다...
풀각시님- 아무것도 몰라! 하더니 썬샤인에서 나왔던 중국노래
그거 "닌샤이샹 우째저째#$%^&)~" 하신다.
청명님-노래방 갔으면 하는 눈치..가사 모른다고 쩔쩔매다가
수선화~~시작하는데 어디선가 루돌프님 나타나 함께 부른다.
루돌프님-어디쯤 가고 있을까...한때는 땅굴사건으로
어디쯤 파고 있을까로 불렸던 노래...ㅎㅎㅎㅎ
항아님-심수봉노래 주문받아"미워요" 부르신다.
마지막 휘날래 장식 들풍님-"논티스코ㄹ다르디메""오쏠레미오"로
좌중을 사로잡으신다.
"자,,,석별의 정을 끝으로 자리 정리합시다~" 우보님의 마무리 멘트.
"석별의 정이 호숫가에 질 때면~~" 그 순간,,,
"켁케켁켁ㅋㅋㅋ" 가방님 토악질 시작하신다. 다들 눈이 휘둥그레
지는데,,,,"아고고...죄송해요..모기가 목구멍에 넘어갔어요~~~"
웃음이 나서 죽겠는데,,정말 웃겨서 죽겠는데
어찌나 처절하게 켁켁 거리시며 이것 저것 뱉어내시는지
옆에있는 나로서는 안타까움에 정말 웃을 수가 없었다.
옆구리가 꿰지도록 웃음을 참고 진지한 표정 애써 지으며
"친구 내에에 친구, 어이 이별 할꺼나~~~"를 불렀다.
그 때 누군가.."저런,,,가방님, 그만 하세요. 그냥 삼키세요,
속에서 죽겠지 뭐. 지가..."
들풍님은 처음이었다고 하셨다.
떠오른 달을 보는 것이 아니라,
떠오르고 있는, 움직이는 달을 하염없이 바라본 것은...
우리모두 처음이었다.
한밤에 불꺼놓고 남녀노소 불문하고 평상에 모여
드러눕고, 둘러앉고, 노래하고, 박수치고
장구가락게 어깨들썩이고, 돌림노래하고
계명으로 동요부르고,,,,노래하다 모기도 먹고...
풀벌레 소리에 달보며 소원빌고...
달이 정말 좋았다. 설명할 수 없이 좋았다.
우리 가족 모두가 참 고왔다. 그 맘이 그 몸짓이 정말 고왔다.
이상하다.
평상과 가마솥이 만난 그 언제부턴가의 번개는
늪 같다.
늪.