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는 참아도 불익은 못 참는 사람들
한국인은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지만 중국인들은 불의는 참아도 불리, 즉 불이익은 참지 않는다. 한 푼이라도 손해가 된다면 받아들이질 않는다. 시간개념도 무한대다. 협상에서도 항상 느긋한 태도를 보인다. 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항상 시간에 쫓겨 협상테이블에서 이것저것 양 보해 버린다. 중국인들의 무서울 정도의 상인정신과 협상력, 그리고 끈기를 이해하지 못하면 우리 기업들은 당할 수밖에 없다. 또한 중국에선‘관시(關係)’가 중요하다. 단순히 식사와 술자리로 친분을 쌓는게 아니라 시간과 정성을 들여 그들에게‘내 사람’이라는 신뢰를 심어줘야 한다. 관시가 형성되면 계약서 없이 구두로도 합작 가능한 곳이 바로 중국이다.
“▲이세기 장관의 기본 국제관=이념은 짧고 민족은 길다. 동서고금을 통하여 모든 나라 특히 19세기 이후 세계 각국이 내건 사상 이념 주의(ism) 따위는 오로지 자국의 '국가이익' 추구를 위한 깃발이나 구실일 뿐이라는 진실에 눈을 떠라! 세상에 착한 나라는 없다. 나라를 의인화(擬人化)하여 도덕 신뢰 이념 우의 따위를 기대하지 말라. 각국의 영원한 이데올로기는 국가이익. 외교에는 '선악'은 없고 '득실'만 있다.
▲대 G2(미국과 중국) 외교 기본전략=한국은 현대 정치 군사 안보 면에서 미국과 가장 밀접한 나라면서 역사 지리 경제 문화면에서 중국과 가장 가까운 나라다. 뿌리 깊은 피해의식 사대주의에서 벗어나 G2를 잘 활용한다면, 이는 우리나라의 약점이긴 커녕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독보적 강점이 될 수 있다. 한국에게 미·중 양국은 하나를 버리고 다른 하나를 택해야 하는 대체재가 아니라 함께 할 때 더 실리를 얻을 수 있는 보완재와 같다. 친미 반중이냐 반미 친중이냐 하는 식으로 택일의 강박관념에 집착하기보다는 용미용중(用美用中)에 힘을 모아야 할 시점이다. 우리 한국은 미중의 이익이 교차하는 공통분모를 탐색 포착하고 거기에 한국의 국익을 착근, 삼투시키게끔 창조적 외교력을 발휘해 나가야 한다. 즉 한국이 평화와 협력의 중심축이 되어 미국과 중국이 세계를 대립적으로 쟁패한다는 뜻이 아닌 G2(group of 2)를 한·미·중 공동협력의 C3(Cooperation of 3)로 변화시키는 역할을 모색해야 한다. 남북통일에 도움이 되는 모든 것을 동원해야 한다. 그래야만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남북통일의 초석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대 중국외교 기본책략=남북통일과 현실적인 국익차원에서 미국과 중국을 공동 1순위로 하고 3위 일본, 4위 러시아, 또는 3위 러시아 4위 일본 순으로 미=중>일>러 또는 미=중>러>일의 외교우선순위를 통일될 때가지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남북통일에서는 중국이 오히려 미국보다 우선순위로 관건이라고 했다.
▲남북통일 비책=남북통일의 가장 큰 걸림돌 : 주한미군을 어떻게 하나? 중국은 21세기 이후 주한미군의 철수를 주장하지 않는다. 주한미군이 자국의 국가 이익에 오히려 도움이 준다고 간파하기 시작했다. 북한의 남침뿐만 아니라 남한의 북침도 일본의 한반도 침략도 막아주는 역할로 삼는 걸로 전환했다. 그러나 중국은 자국의 심장부와 아주 가까운 압록강 두만강 국경선 바로 넘어 미군의 존재를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중국과 미국과 물밑교섭, 중국도 안심시키고 미국도 기득권을 유지하는 비책-즉 남북통일 시 주한미군 주둔지역을 남한(평택이남)으로 묶어두는 방안을 히든카드로 활용하자“
강 박사의 글을 분석해보면, 이세기 전 의원의 대 중국관을 알 수 있다. 이글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미국-중국 G2를 잘 활용한다면 우리나라의 약점이긴 커녕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독보적 강점이 될 수 있다” “용미용중(用美用中)을 하자” “남북통일과 현실적인 국익차원에서 미국과 중국을 공동 1순위로 하자” “남북통일에서는 중국이 오히려 미국보다 우선순위이다”라는 부분이다.
이세기 전 의원은 한국의 미국-중국을 상대로 하는 외교에 있어 한국의 좋은 점이 무언가를 알려주고 세상을 떠났다. 지리적으로 아주 가까운 한국과 중국의 관계는 '운명공동체'라 할 수 있다. 새로운 시각의 한중관계론을 펼쳤던 고인의 명복을 빈다. moonilsu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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