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3일 연중 제20주간 목요일리마의 성녀 로사 동정 “아무나 만나는 대로 잔치에 불러오너라.” (마태 22,1-14)
-양승국 신부
고통을 당하지 않고서는 은총을 얻을 수 없습니다!
이 한 세상 살아가면서 우리는 여러 유형의 초대를 받습니다. 돌잔치 초대, 생일 파티 초대, 동창 모임 초대, 결혼식 초대, 초상집 초대...기분 좋은 초대가
있는가 하면, 부담스런 초대도 있습니다. 가벼운 발걸음, 설레는 마음으로 가게 되는 초대가 있는가 하면, 갈까 말까 망설여지는 원치 않는 초대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오시면서 어떤 초대가 가장 마음에 드셨습니까? 혹시 이런 초대 어떻습니까? 교황청에서 한 가지 이벤트를 실시했습니다. 각 대륙별로 모범적인 신앙생활을 하는 한 가정씩 교황청으로 초대하는 이벤트.뜻밖에도 우리 가정이 아시아 대륙 대표로 선정되었습니다. 주 이벤트는 존경하는 프란치스코 교황님과 함께 작은 경당에서 봉헌하는 미사 참여, 교황님과 원탁에 둘러앉아 함께 하는 만찬 참석, 그리고 로마에 간김에, 열흘간 성지순례... 그런데 이 모든 것이 무료! 이런 초대장을 받았다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그런데 그토록 행복한 초대와는 비교도 안될, 훨씬 더 기쁜 초대가 있습니다. 위로 부터 오는 은혜로운 초대입니다. 예수님께서 비유 말씀을 통해 건네시는 하늘 나라 혼인 잔치에로의 초대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초대장을 받았지만, 뜯어보지도 않고 휴지통에 던져버렸습니다. 돈이 신앙보다 중요했기에, 사업이 생명보다 중요했기에, 지상이 하늘보다 중요했기에, 오늘이 영원보다 중요했기에, 그들은 이 세상 가장 중요한 초대에 응하지 않은 것입니다.
그런데 하늘 나라 혼인 잔치 초대장을 들고 잔치에 참여는 했지만 혼주인 임금으로부터 호된 질책을 당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의미있는 자리, 성스런 자리에 걸맞는 혼인 예복을 갖춰입지 않은 사람들입니다.그들은 하늘나라 혼인 잔치에 별 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습니다. 평소 입고 지내던 옷 그대로, 추리닝 차림에, 슬리퍼에, 머리도 감지 않은 상태로 혼인 잔치에 온 것입니다.
그들은 어떤 면에서 세상의 옷을 벗고 그리스도를 옷입지 않은 사람들입니다. 마음이 세속으로 가득차 있지, 그리스도의 정신은 손톱만큼도 없는 사람들입니다. 세례를 통해 그리스도의 지체가 되었지만, 무늬만 그리스도인인 사람들입니다. 결국 그들은 하늘 나라 혼인 잔치에 오지 않는 것이 더 나았습니다. 오히려 잔치 분위기를 망쳐놓기 때문입니다. 이런 그들을 향한 임금의 질책은 날카롭기만 합니다.
“친구여, 그대는 혼인 예복도 갖추지 않고 어떻게 여기 들어왔나? 이자의 손과 발을 묶어서 바깥 어둠 속으로 내던져 버려라. 거기에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마태 22,12-13)
이런 면에서 리마의 성녀 로사(1586~1617)는 하늘 나라 혼인 잔치에 참여하기 위한 혼인 예복을 가장 아름답게 차려 입은 사람이었습니다. 평생에 걸친 철저한 고행과 보속으로 자신이 입을 혼인 예복을 멋지게 꾸몄습니다. 오랜 세월 괴롭했던 병고 앞에서의 당당함, 고통에 대한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수용으로 혼인 예복을 아름답게 장식했습니다. 깊이 있는 기도와 희생, 동정 생활로 자신이 입을 혼인 예복에 멋진 수를 놓았습니다.
“모든 백성들이여,모든 사람들이여, 내 말을 들으십시오. 그리스도의 명령으로그리스도의 입에서 받은 말씀으로 여러분에게 권고합니다. 고통을 당하지 않고서는 은총을 얻을 수 없습니다. 노력하고 또 노력해야 하느님의 본성에 긴밀히 참여할 수 있고 하느님 자녀들의 영광과 영혼의 온전한 아름다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SDB)
▒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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