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시간대를 달리해도
이 지역에서 8년째 하다 보니
평소 열차를 이용한다면 나를 한두 번쯤 보았을 법
그러다 보니 내가 나타나면 미리 자리를 다른 칸으로 옮기거나
서둘러 귀에 이어폰을 꽂고 내 말이 안 들리게끔 볼륨을 높였지만
... 2023년 3월 18일 일기 중에서
한 지역에서 너무 오래 했다는 고민을
주님께서는 다른 방법으로 해결해 주시려나 보다
금요일 저녁에 집에 와서 이틀을 보내고
주일 예배를 드린 후 상주에 있는 학교로 가는 다엘이
... 다엘이의 홀로서기 참조
아이 혼자 가라고 할 수도 있지만
가는 동안 이야기도 나누고
오는 길에는 사역도 할 수 있기에
주일에는 한 주에 쌓인 피로함을 뒤로하고 따라 나선다
그동안은 강남고속버스터미널을 이용했는데
앞으로는 강변역 동서울 터미널을 이용하기로 했다
시외버스는 청소년 할인이 적용되어 요금이 저렴한 데다
그곳까지 가는 동안 여러 노선에서 전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3호선을 타고 을지로 3가역에서 2호선으로 환승하는 노선을 택했다
경의선을 타고 홍대입구역에서 갈아타는 방법도 있었지만
오늘은 이곳으로 가라는 감동이 있었던 것이다
그동안 내가 사는 지역에서만 전도 하다가
오랜만에 서울로 나오니 열차만 봐도 긴장되고 떨렸다
게다가
"...거기서 본 모든 백성은 신장이 장대한 자들이며
...우리는 스스로 보기에도 메뚜기 같으니 그들이 보기에도 그와 같았을 것이니라"(민 13:32~33)
객실 안 승객들은 어찌 그리도 크게 보이고
나는 메뚜기처럼 작게 느껴지던지...
서울에 살 때는 2호선이 가장 하기 쉬웠는데
그때와 달리 요즘은 열차에서 각종 범죄가 일어나다 보니
수시로 다니는 단속원들의 순찰 때문에 더 움츠러든 거 같았다
그럴 때 말씀이 생각났다
"너희는 약한 손을 강하게 하며 떨리는 무릎을 굳게 하며
겁내는 자들에게 이르기를 굳세어라, 두려워하지 말라..."(사 35:3~4)
지금이야말로 다시는 못 볼 사람들이었다
이제 서울은 내가 주로 활동하는 곳도 아니고
천만 명이 넘는 대도시이기에 나를 다시 볼 확률은 거의 없었다
그러자 용기가 생겼다
그림자처럼 스치고 지나갈 인생들에
나를 통해 예수님의 강한 흔적을 그들의 심령에 남기도록 하자
그리하면 그들도 오늘의 각인이 주님을 만날 계기가 된다는 것 때문이다
"이방인들이 듣고 기뻐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찬송하며 영생을 주시기로 작정된 자는 다 믿더라"(행 13:48)
예상보다 많은 사람이 전도지를 받았고
평소 복음에는 외면하던 청년들이 많이 받았다는 것이 고무적이었다
주님께서 오늘 이곳으로 부른 이유가
내가 전한 메시지를 듣고 전도지를 받은 그들 때문이라고 생각하니 보람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