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옥취사 (比玉聚沙)!
옥(玉)을 모으고 모래를 모은다는 뜻으로, 옥(玉)과 모래(沙)를 비유로 들어 군자와 소인의 사귐(인간관계)을
대조한 말입니다.
바람이 분다.
어제의 꿈을 실어 나르며,
잊고 지낸 이름들을 하나씩 데려온다.
돌아보면 참 많은 사람들과 스쳐 왔다.
청춘의 광장에서 만나 밤새도록 미래를 이야기하던 사람들,
세상을 다 얻은 듯 함께 웃고, 노래하던 사람들,
그 많은 얼굴들이 별빛처럼 반짝였지만,
세월은 그 별들마저 하나둘 저 하늘 너머로 데려갔다.
어떤 만남은 불꽃처럼 뜨거웠고, 어떤 약속은 영원할 것 같았다.
그러나 뜨거움은 식고, 약속은 바래고, 수많은 인연은 계절이 지나듯 흘러갔다.
그때 알게 되었다.
사람을 많이 만나는 것이 인생의 자랑이 아니라,
끝까지 곁에 남아주는 사람 하나가 기적이라는 것을.
"비옥취사(比玉聚沙)"
옥이 모이는 만남과 모래가 모이는 만남,
세상은 모래 같은 인연으로 가득 차 있다.
필요할 때는 한 덩어리처럼 보이지만,
바람이 불고 비가 그치면, 제각기 다른 길로 흩어져 버린다.
하지만 옥은 다르다.
쉽게 빛나지 않았기에 쉽게 빛을 잃지 않는다.
쉽게 맺어지지 않았기에 쉽게 떠나가지 않는다.
멀리 있어도 마음은 가까이 있고, 말이 없어도 서로를 이해한다.
그것이 옥 같은 사람이다.
인생은 긴 여행,
높은 산도 넘고, 깊은 강도 건너며, 수없이 흔들리고, 수없이 넘어지지만,
그 길 위에서 손을 놓지 않는 사람이 있다.
내가 어둠 속에 있을 때 등불이 되어 주고,
내가 길을 잃었을 때 별이 되어주는 사람,
그런 사람 하나 있다면 인생은 결코 외로운 여행이 아니다.
나는 묻고 싶다.
지금 내 곁의 사람들은 옥인가? 모래인가?
그리고 나는 누군가 에게 옥 같은 사람으로 남고 있는가?
세월은 모든 것을 바꾼다.
젊음도, 사랑도, 눈부신 성공도. 하지만 진심은 바꾸지 못한다.
가슴으로 맺은 인연은, 시간을 넘어 추억이 되고 추억을 넘어 삶의 힘이 된다.
언젠가 노을이 붉게 물든 저녁,
인생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며 내가 바라는 것은 크지 않다.
많은 사람의 기억이 아니라, 단 한 사람이라도
"그 사람은 참 따뜻한 사람이었어."
"그 사람 덕분에 내 인생이 빛났어."
그렇게 말해준다면 그것이면 충분하다.
바람은 또 불고, 세월은 또 흐르겠지만, 옥 같은 사람의 향기는 사라지지 않는다.
별이 되어 남고, 노래가 되어 남고, 가슴 깊은 곳에서 영원히 빛난다.
항상 모래처럼 흩어질 인연이 아니라, 옥처럼 빛나는 인연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9월 성스러운 날, 좋은 일만 있을 겁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옮긴 글>
첫댓글 비옥취사(比玉聚沙)**의 정확한 출전은 서애 류성룡의 **《서애집(西厓集)》 권13, 「구양자붕당론(歐陽子朋黨論)」**에 나오는 대목입니다. 이 글은 구양수의 「붕당론」을 논하면서 군자의 벗과 소인의 무리를 대비합니다.
원문
君子之朋 如比玉
溫乎其相親 而栗然而自守
小人之黨 如聚沙
始焉雜沓而不擇精粗
終焉利盡則釋然而相離
직역
군자의 벗은 옥이 모이는 것과 같다.
서로 친하기는 따뜻하지만, 한편으로는 엄격하게 자기 자신을 지킨다.
소인의 무리는 모래를 모아 놓은 것과 같다.
처음에는 서로 뒤섞여 어울리고 좋고 나쁨을 가리지 않지만,
마침내 이익이 다하면 홀연히 서로 떨어져 버린다.
여기서 특히 중요한 구절이 **“溫乎其相親 而栗然而自守”**입니다.
**“서로 친하되, 각자가 자신을 엄격히 지킨다”**는 뜻입니다. 즉 군자의 우정은 서로에게 무조건 맞춰 주거나 의존하는 관계가 아니라, 친밀하면서도 각자의 원칙과 품격을 잃지 않는 관계라는 것입니다.
반대로 **“始焉雜沓而不擇精粗”**는 처음에는 서로 잘 섞이고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어울리지만, “終焉利盡則釋然而相離”—이익이 사라지면 결국 자연스럽게 흩어진다는 뜻입니다
비옥취사의 원류를 찾아주셔 더욱 의미를 느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