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시간으로 9월 13일 새벽 애플이 공개한 제품 중 단연 집중 조명을 받은 제품은 아이폰 5와 아이팟 시리즈였다. 국내에는 아직 출시되지 않은 아이폰과 아이팟 소개 후에 애플은 조용히 하나의 새로운 제품을 더 소개했다. 바로 3년간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이어폰 "이어팟" 이었다.
이어팟은 앞서 공개했던 아이폰과 아이팟 시리즈에 기본 번들로 제공되는 이어폰이다. 사실 따로 소개를 하지 않았다면 모양이 독특한 그저 그런 번들 이어폰으로 끝났을 수도 있지만 애플은 따로 시간을 내서 이어팟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질 만큼 자부심을 가졌다.
과연 기존 다른 번들 이어폰의 한계를 넘을 수 있을까? 다나와에서는 본격적으로 국내에도 판매가 시작된 이어팟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 애플 이어팟 패키지
이어팟의 패키지 모습은 애플 이어폰 고유의 깔끔함이 느껴진다. 특히 다소 거추장스럽고 깔끔하지 못하게 나올 수도 있는 선을 숨기는 보관 케이스의 역할은 패키지부터 그 빛을 발한다. 구성품은 이어팟과 여행용 케이스, 설명서 등이 있으며 아쉽게도 애플 액세서리 기본 패키지에 항상 들어있던 애플 스티커는 없다.
▲ 귀에 닿는 부분에 스피커가 있는 다른 스피커와는 차이가 있다.
이어폰 스피커 부 형태만 놓고 보자면 보스의 인이어 이어폰과 비슷하다. 한때 말이 많던 커널형이냐 오픈형이냐의 논란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디자인이다. 하지만 귓바퀴 안에 넣는 인이어와 분명한 차이를 볼 수 있다. 유닛 자체가 오픈형과 동일한 형태이며 귓구멍에 들어가는 부분이 없기 때문이다. 스피커 부의 위치가 달라 차이가 난다고 할 수 있지만 커널형보다는 오픈형 디자인이라고 하는것이 더 정확하다고 할 수 있다.
▲ 이어팟의 리모컨 부
리모컨 부분은 큰 차이는 없다. 기존 리모컨의 형태와 같지만 약간 커지고 둥글둥글 해졌다. 덕분에 버튼 터치감이나 클릭감도 좋아졌다. 버튼 활용에 대한 방법은 기존과 동일하다. 차이가 있다면 아이폰의 시리를 사용하기 위해 가운데 버튼을 길게 눌러야 한다는 설명이 추가된 것 정도다. 뒷면에 있던 마이크 모양은 리모컨이 마이크 기능을 한다는 것을 알려준다. 기존 순정에 마이크 모양의 구멍이 있던 것이 없어졌지만 리모컨 어딘가에는 소리를 감지하는 마이크가 장착되어 있다.(버튼 틈새라는 소문이 있던데...)
다시 이어폰 유닛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애플은 이어팟을 공개할 때 다양한 귓바퀴 모양에 맞춰 고안된 디자인이라 하여 이슈가 되었다. 평소 귀가 작던 다나와 직원과 귀가 큰 다나와 직원의 착용샷을 보면 좀 더 이해가 쉬울 것이다.
▲ 귓구멍이 작은 사람(좌)과 귓구멍이 큰 사람(우)
귀가 작은 착용자는 귓바퀴가 작아 오픈형 이어폰은 생각도 안하고 있었고 커널형은 특유의 차단성으로 불편함을 느껴 그동안 이어폰 구매를 미루고 있었으나 이어팟을 착용하자 편하다고 했다. 물론 귀가 큰 착용자에게 불편함에 대한 이야기는 들을 수 없었던 대신 생각보다 귀에서 잘 안빠진다고 했다. 둘다 귀에 착용한대로 한시간 정도 음악을 들었으나 이후의 귓바퀴 내 피로함은 거의 없었다.
▲ 이어팟이 편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특유의 디자인 때문이다.
음질 이전에 이어폰을 구매하는 요소로 앞으로는 편한 착용감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어팟의 유닛 디자인은 각진 곳이 없이 몰딩 처리된 모습이다. 그만큼 귀에서 걸리적 거리는 부분이 없다. 유닛의 크기는 작지도, 크지도 않으며 귓구멍으로 향한 스피커 부가 귀에 걸치게 되어 귀에 맞는 이상적인 크기와 부드러운 몰딩임에도 잘 빠지지 않는 것이다.
▲ 이어팟 분해 : 내구성이 좋아졌다.(출처:iFixit)
착용감보다 이어폰 구매에 우선이되는 음질에 대한 논란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처음 이어팟을 착용하고 음악을 틀었다가 다시 이어팟을 빼서 확인할 정도로 번들 이어폰 이상의 소리가 난다. 그동안 애플 번들 이어폰은 노멀한 소리(저음/고음이 일정한 소리)라는 평이 많았다. 고가의 모니터링용 이어폰들이 열심히 잘 팔려나가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저음/고음 구분없이 일정하게 들려주기 때문이었다. 이전의 애플 번들 이어폰 역시 저렴한 가격이지만 이 노멀한 소리를 잘 들려주었다.
하지만 이어팟부터는 좀 다른 양상이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다. 노멀한 소리에 저음이 약간 보강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귓구멍 방향의 스피커부가 소리를 더욱 풍성하게 해주었다. 이 때문에 노멀한 소리만 들어오던 유저들에겐 처음에 좀 부담스러운 소리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조금만 적응하고 고음의 목소리(예를 들면 고음을 담당하는 악기나 고음형 가수들의 음악)를 들어보면 확연히 이어폰의 품질이 좋아졌음을 느낄 수 있다. 확실히 풍성한 저음에도 고음이 깔끔하게 들린다. 기존 저가형 이어폰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소리임에는 틀림없다.
▲ 기존 아이폰 번들이어폰(좌)과 새로나온 이어팟(우)
최근 이어팟 출시 이후 각종 리시버 커뮤니티에서 불고 있는 평이 대부분 가격대비 "좋다" 라고 한다. 일부에서는 비슷한 가격대에서 이만한 이어폰 찾기 어렵다고 한다. 직접 사용해 본 결론은 "다른건 몰라도 착용감 만큼은 100점을 주고 싶은 이어폰"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