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5일 김대건 신부님 축일미사를 봉헌하고 저녁 비행기로 홍콩에 도착했습니다. 김대건 최양업 신부님의 유학지 마카오에 가보고 싶어서 지난 성탄즈음에 홍콩행 비행기표를 끊었지만 코로나 상황이 지속되어 여의치않았습니다.
공항엔 골롬반 강승원 요셉신부와 신학교 동창인 한국외방 김용재 안드레아 신부가 마중나왔습니다. 따뜻한 환대를 받으며 골롬반 본부에 도착해 짐을 풀고 홍콩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6일엔 홍콩 나들이로 곤돌라를 타고 빅부다를 보러가는 일정이었고, 7일엔 마카오 나들이, 김대건 신부님의 동상과 성해가 안치되어있는 성 안토니오성당. 유적만 남아있는 성 비오로 성당. 그리고 마카오 주교좌를. 8일엔 홍콩 주교좌, 9일 주일엔 디스커버리 베이 근처의 트라피스트 수도원을 다녀왔습니다. 땀이 줄줄 흐르는 더운 날씨지만 동행해주시는 신부님들과 귀한 시간 보내고 있습니다.
7일 마카오 가기 전에 사랑의 선교회 수녀님들 집에서 아침미사를 봉헌하고 그곳에서 사시는 한국수녀님을 뵙고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미사를 봉헌하고 났더니 겉옷까지 다 젖어서 황수녀님께 수도복이 더워서 힘드시겠다고 했더니 일상이라 괜찮다시며 웃어주셨습니다. 사랑의 선교회 수녀님들의 소임이 그러하듯 홍콩의 행려자들과 환자들을 돌보는데 그곳은 아파트를 개조해서 2층은 성당, 1층은 사무실겸 행려자센터로 이용되고 있었습니다.
홍콩의 번화가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트라피스트 수도원이 있었습니다. 배로 30분 거리. 산 위에 있어 홍콩의 야경이 그대로 비칠텐데 그 마음이 그 기도가 더 빛나는 이유가 되고 세속에서 사는 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몸짓이기에 더 거룩하게 느껴졌습니다. 수도원으로 가는 길은 십자가의 길을 하며 오르도록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몇명의 등산객들이 스쳐갔지만 수도원 성당은 들르지 않았습니다.
아무도 없는 수도원 성당에서 한참을 머물며 바라보고 돌아보다 다시 산을 내려왔습니다.
오늘은 김용재 안드레아 신부가 사는 본당을 방문하고 내일 밤비행기로 한국으로 돌아갑니다. 삶의 자리에서 열심히 사는 벗들이 고맙게 느껴지는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