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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님과 한강] ※ 마녀, 달콤한 복수를 꿈꾸다 ※
* 18
# 강변 민이네 집, 거실
"어?"
또 다시 나를 당황시켜버린 민이 녀석의 한 마디.
무슨 소릴 하고 싶은 걸까?
민이가 도대체 나한테 무슨 소리를.
"피식. 아무 것도 아냐. 그냥 웃긴 우연이잖아."
"픽. 싱겁기는."
"소금 좀 뿌려주던지."
역시나.
네 녀석은 오래도록 진지할 녀석이 못 되는구나.
곧바로 황당극장으로 돌아오다니.
게다가 소금은 재수없다는 의미로 뿌리는 거란 말이다!
"강민. 네가 국이냐?"
"픽. 강민국이면 정말로 맛있는 국이야, 왜 이래? 맛 봐볼려고?"
"취했냐?"
이 녀석이 이제 황당의 극치를 달리는구나.
그래. 취한게야. 너가 이젠 취한 게야.
"피식. 그래. 한 번 취해보자!
우리 취할 때까지 한 번 마셔보자. 어? 유은아.
한 번 술에 미쳐보는 거야. 피식."
# 2시간 후.
헤롱헤롱거리는 정신.
나나 강민이나 취해서 제 정신이 아니다.
정말 이게 뭔 짓인지.
한 살 어린 연하 녀석하고 이러고 있어야 하나,
심히 내 인생이 걱정되는 바이지만.
피식.
내 입에서 나도 모르게 흘러나오는 말은...
"근데 말야."
"어? 아줌마? 뭐라고?"
제정신이 아닌 민이 녀석.
이렇게 말을 내뱉고 있는 나도 제 정신이 아니지만.
나도 모르게 흘러나오는 말이라 주체할 수 없다.
"나도 미쳐버릴 수도 있대!!!!"
결국 소리 질러버리고 만 나.
민이 녀석은 나를 빤히 쳐다보다가
"하하하하하하!!! 아줌마 농담이라고 한 거야?
진짜 안 웃기다. 아줌마 나중에 개그우먼은 못하겠다!"
라는 녀석의 말에 결국 민망해지고야 말았다.
농담 아닌데.
정말인데.
진짜... 정말인데.
"은아양, 저 이런 말씀 드리긴 뭐하지만...
은아양도 조심하세요.
은아양 어머니에게 있었던 유전자가 유전된 모양입니다.
은주양이 정신병에 걸렸다는 건,
은아양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거 명심하세요.
그러니까 충격을 최대한 멀리하세요. 그럼."
.... 1년 전,
복수심으로 가득 찬 내 앞에,
우리 집안 주치의 선생님이 하신 말.
쉽게 말하면 나도 미쳐버릴지도 모른다는 말.
피식.
그 땐 웃어 넘겼었는데.
왜 그런지 모르게 지금은 씁쓸하네.
나는 술을 들이켰다.
이미 우리 앞엔 맥주병이 5~6병 굴러다니고 있었고,
오징어도 이곳저곳 널브러져 있었다.
강민 녀석은 거실 바닥에 누운 채 오징어를 뜯고 있었다.
나도 취해간다.
피식.
나도....
결국 강민 녀석 옆으로 쓰러져버렸다.
# 3시간 후, 새벽 1시 30분 (9월 3일 토요일)
얼마쯤 쓰러져서 잠이 든 걸까?
내 옆에선 쌔근쌔근 자고 있는 강민 녀석이 보였다.
시계를 보니 새벽 1시 30분.
취해서 잠든 모양이었다.
아, 깨질 것 같아.
오랫만에 술 마시니까 머리가 버텨내질 못하는구나.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비틀거리는 내 몸.
나는 쇼파 위에 앉았다.
여전히 아무 미동 없이 잘 자고 있는 민이 녀석.
피식. 어지간히 취했나보네.
저 녀석 저대로 자면 추울텐데.
그 때 내 눈에 들어온 건, 쇼파 위에 놓인 녀석의 재킷이었다.
나는 그 재킷을 들고, 살며시 녀석에게 다가갔다.
"엄마..."
나지막한 녀석의 목소리.
잠꼬대였겠지만, 나는 놀랐고.
순간 나는 그 자리에 멈춰 설 수 밖에 없었다.
뭐야, 애기같이.
피식. 강민 엄마를 부르고.
그런 녀석이 가출은 왜 해.
나중에 놀려줘야겠어.
라고 생각하며 다시 녀석에게 다가가려는데,
"엄마, 미안해... 피식. 미안...해.
내가 아무... 것도 못..해줘서... 미안...해.."
녀석의 씁쓸한 목소리가 잠결에도 느껴지는 것만 같아서,
나는 녀석을 안타깝게 내려다 볼 뿐이었다.
녀석은 그런 내 마음을 알았는지, 더 이상 엄마를 부르지 않았다.
피식. 나까지도 엄마 보고 싶게 만드네.
넌 도대체 뭐가 그렇게 꼬인거고,
난 도대체 뭐가 이렇게 꼬인거냐.
강민.
도대체 인생이 왜 이 모양인지, 정말 모르겠다.
나는 녀석의 재킷을 녀석에게 덮어주었다.
그리고 나의 재킷을 입고 밖으로 나왔다.
자동 문이라 다행이다.
피식.
안 그러면 저 CCTV가 쓰일 일이 생길지도 모르니까.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왔지만,
얼굴을 스치는 시원하게 부는 바람이 너무 좋았다.
강물소리도 좋았고,
그냥 좋았다.
강민 녀석이 말한 것처럼 모든 게 강을 타고, 바람을 타고 떠나는 것처럼,
그냥 좋았다.
강민 녀석이 머릿 속에서 계속 맴돌면서,
풉 하고 웃음만 나왔다.
아무튼 고마운 녀석.
그리고... 이상하게 미안한 녀석.
# 새벽 2시 30분, 은아의 집 앞 골목
택시를 타고 내린 이 곳.
택시도 한참을 기다리다가 탔다.
시계를 보니 새벽 2시 30분.
거의 외박 수준이네.
하긴 이젠 걱정해 줄 엄마도 없는데.
걱정해 줄 언니도 없는데.
뭐가 문제야, 유은아.
아직도 머리가 어지러웠다.
오랫만에, 그것도 어지간히 마신 술이 아니었기에 당연한 결과겠지만,
이 정도일줄이야.
비틀거리며 천천히 걸었다.
그 때 누군가가 뒷쪽에서 내 손목을 잡았다.
나는 화들짝 놀라 뒷쪽을 바라보았고,
그 곳에는,
"너 예쁜데, 오빠랑 놀자."
쳐다만 봐도 넘어올 것 같은 녀석이 서 있었다.
한 마디로 양아치.
보아하니 이 동네 공고 교복처럼 보였다.
"피식. 난 양아치는 상대 안해."
나는 그렇게 말해주고 돌아섰다.
아, 어지러.
다른 날 같으면 발로 한 대 차주고 가겠지만,
지금은 내 상황이 말이 아니었다.
"양아치? 너 오빠한테 말버릇 그렇게 하면 못 쓴다."
말 없이, 대꾸하지 않고 걸었다.
그러자 열받았는지 다시 손목을 잡는 공고 놈.
그리고는 내 몸을 홱 잡아 당겨 돌려 세워버렸다.
"튕기는 거 정도껏 해야 귀엽지."
"튕기는 거 아냐. 싫은 거지. 꺼져줄래?"
말은 제대로 나오지만,
몸은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비틀거리고 있었다.
왜 하필이면 오늘 같은 날 이런 쓰레기를 만난 건지.
한여고 마녀 이렇게 무너지면 안되는데.
"이 기집애가 놀아준다니까 뭐? 꺼져?
너 내가 누군지 알고 이러는 거냐!!"
"관심 없어. 나 남자한테 관심 없거든.
특히 너같은 양아치는 딱 질색이야.
그니까 놔줄래? 더러우니까."
여전히 말은 거칠게 하고 있었다.
발길질을 해보려고 했지만,
거의 발버둥 수준이었다.
도저히 되지를 않았다.
술이 이렇게 약해졌나.
그 때 내 팔을 꺾어 잡는 공고 놈.
신음 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러더니 내 옷 쪽에 더러운 손을 가까이하기 시작했다.
소리지르려 했지만,
녀석의 다른 한 쪽 손은 내 입을 막아버렸고,
나는 그대로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이렇게 끝날 거면서 뭣하러 앙탈은 부려."
그 놈은 그렇게 내뱉고는,
내 옷을 잡아당기려고 했다.
하지만...
"거기서 그만 손 떼라. 마녀 화나면 무섭다."
.... 이 목소린...
하....하승우?
설마... 설마 하승우는 아니겠지.
"넌 뭐야?"
나는 그렇게 녀석이 틈을 보였을 때,
녀석의 손길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조금 정신이 드는 듯 했다.
그리고 내 눈 앞에 보이는 건,
"병신."
"....승우야.."
"마녀 오늘부터 병신이다."
"미안해."
승우 앞에서 할 수 있는 말은 미안해밖에 없었다.
승우가 왜 여기 이렇게 있었는지도 궁금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미안해뿐이었다.
"그리고 그런 마녀 기다린 블랙나이트는 더 병신."
승우 녀석은 씁쓸하게 말을 내뱉더니,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내게 보여주었다.
텅 빈 담배 케이스.
설마.. 정말로 기다린건 아니겠지?
"너 기다리면서 이 한 통 다 피워버렸는데,
나 폐암 걸려 뒤지면 너가 책임 질거냐?"
"...정...정말 기다린거야?"
더 미안해지고 있었다.
나는 그런 승우는 놔둔채,
나 혼자 웃고 싶어서, 나 혼자 행복하려고,
민이 녀석하고 웃고 떠들었던 걸까?
내가 너무 이기적으로 굴었던 거야.
유은아. 내가.
"그럼 가짜로도 기다리냐?"
"왜... 그렇게 화내놓고 왜!
왜 그렇게 바보 같은 짓을 한 거야!!"
내가 화낼 입장이 아닌데,
괜히 승우 녀석에게 화를 내버렸다.
"병신 걱정되니까."
"..."
"블랙나이트라 마녀 걱정되니까.
내가 아까 말했잖아. 내가 더 병신이라고."
"승우야."
"셋 셀 때까지 안 오면 가는 거다,
셋 셀 때까지 안 오면 가는 거다,
내 스스로 내게 몇 번을 말했는지 너는 모르지.
피식. 그렇게 해서 셋을 내가 몇 번 셌는지 너는 모르지."
"...."
"그래서 마녀는 병신이고."
"...."
"마녀보다 더 병신은 나 하승우고."
※※※ 불펌, 도용, 성형 절대 금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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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하루 되세요.
^^ 오늘은 세 편 채우고 갑니다!
오예~ 꼬릿말 원츄 ※
첫댓글 어머, 승우가마지막에튀어나오네요 ㅇ_ㅇ.! 은근히민우를상상했던 < 민이는엄마를잃었나, 아님 -_-; 은아가미쳐버릴수도 있다니.... 으흠, 그러면안되는데,
^^ 이제 승우보다 민우를 좋아하게 된 건가요? ㅎㅎ 민이에겐 아직 엄마가 계시답니다. 물론 사연은 있지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