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중 황반변성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다. 최근들어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황반변성으로 진료받은 사람은 2004년 5만7000명에서 지난해 9만1000명으로 5년 사이 60% 늘었다.
김하경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안과 교수는 "서양의 65세 이상 노년층 실명 원인 1위가 황반변성이다.
황반변성의 중요한 원인이 서양 식생활의 특징인 고지방식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황반변성이 아직 희귀 질환에 포함돼 있지만, 식생활 서구화에 따라 우리 사정도 비슷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시야 중심부터 일그러지다 실명까지
황반(黃斑)〈그림〉은 망막 가운데에 있는 누르스름한 반점이다.
우리가 앞을 볼 때 시야의 중심 부분을 담당한다.
사진기의 필름 중 한가운데 부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사물을 볼 때 일을 가장 많이 하기 때문에 그만큼 빨리 소모된다.
김하경 교수는 "피부가 늙듯이 눈도 늙는다.
눈에서 가장 빨리 노화가 오는 부분이 황반"이라고 말했다.
- ▲ 황반변성이 생기면 가장 먼저 정상적이던 사물의 중심 부위가 휘어져 보이고〈가운데 사진〉, 다음으로 중심 부위에 암점(暗點)이 생기며〈오른쪽 사진〉, 결국 완전히 시력을 잃게 된다.
바둑판이나 격자무늬 빌딩 등을 볼 때 중심부가 일그러져 보이면 황반변성이 시작된 것이다.
황반이 점점 파괴될수록 시야가 일그러져 보이는 증상을 넘어 검은 점이 보이기 시작한다.
보통 증상 시작 후 3개월~3년 정도 지나면 시력을 완전히 잃는다.
황반변성은 1차로 안저검사, 2차로 안구형광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사람은 누구나 20세 이후부터 황반 노화가 진행되며, 60세를 기점으로 황반의 기능 약화가 확연해진다.
황반변성을 가속화하는 요인은 고지방식, 흡연 등이다.
고지방식으로 생긴 혈액 내 노폐물이 황반 부위의 혈관벽에 쌓여서 혈관을 막으면 정상혈관이 점점 망가진다. 인체는 이에 대한 보상 현상으로 황반에 비정상적인 신생혈관을 만들며, 새로 생긴 혈관이 덩어리를 만들면서 황반변성이 빨라진다.
담배를 피우면 니코틴이 황반으로 가는 산소 공급량을 떨어뜨려서 황반변성을 가속화한다.
고혈압이 있으면 황반 부위 혈관의 안쪽 세포가 조금씩 파괴되는데, 이것도 황반변성의 요인이다.
자외선은 황반변성을 악화시키므로 선글라스를 쓰는 것이 좋다.
김 교수는 "누구나 나이가 들면 조금의 황반 변성은 가지고 있으며, 잘못된 식습관·흡연 등으로 황반을 빨리 소모시키느냐 올바른 생활 습관으로 잘 보전하느냐의 차이"라고 말했다.
◆증상 나타나면 한두 달 이내에 치료 시작해야
- ▲ 안구는 카메라로 치면 렌즈에 해당되는 곳이 수정체 부분(①), 필름에 해당되는 곳이 망막 부분(②)이다. 우리가 물체를 보면 수정체를 통해 망막에 상이 맺히는데, 이 과정에서 영양분과 산소를 가장 많이 소모하는 부분이 황반(③)이다.
조기 치료의 기준은 증상이 생긴 뒤 1~2개월 이내다. 황변변성 치료는 주사제로 한다.
첫 3개월은 1개월에 한 번씩, 그 다음부터는 시력 변동에 따라 적절한 시기에 유리체(망막과 수정체 사이를 채운 젤리처럼 말랑말랑한 부분)에 치료제를 주사한다.
주사제 이외에 레이저 치료와 광역학 요법 등도 사용한다.
레이저 치료법은 온열 레이저를 사용해 황반 부분의 이상이 생긴 혈관과 비정상적인 신생혈관을 태우는 방식이다. 황반변성을 멈출 수 있지만 레이저를 쏘는 과정에서 건강한 망막세포도 함께 화상을 입어 오히려 시력이 크게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
광역학 요법은 빛을 내는 표적 치료 물질을 팔에 주사하면 신생혈관을 찾아가 없애는 방법이다.
정상 망막조직에 손상을 주지 않지만, 저하된 시력을 되돌릴 수 없는 한계가 있다.
김하경 교수는 "황반변성을 예방하려면 혈관을 건강하게 지켜야 한다.
혈관에 쌓인 지방산을 녹이는데 도움이 되는 등푸른 생선과 시금치나 당근 등 항산화성 야채를 많이 먹으면 좋다.
고지방식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