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남시현 기자] 기상청은 7월 3일을 기점으로 전국에 첫 장맛비가 시작되었다고 발표했다. 6월이 아닌 7월 장마는 39년 만에 처음이며, 5일 기준으로 제주도와 남해안에 비가 오고 있다. 이번 장마는 고온다습한 수증기가 강하게 유입되면서 전남권과 경남권, 남해안, 지리산 부근에 70~150mm의 강한 비를 뿌릴 것으로 예측되며, 5일 밤에는 충청권과 경북권까지 장마전선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난해 장마가 역대 최장기록을 세운 전례가 있다 보니 올해 장마 역시 만반의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중에서도 각종 회로가 탑재된 전자제품은 1년 중 가장 조심해야 할 시기다. 평소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장마철의 높은 습도로 인해 고장나는 제품이 더러 있기 때문이다. 장마철 가전제품은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제습기나 에어컨 있다면 장마철도 거뜬
지난해 LG전자가 출시한 휘센 듀얼 인버터 제습기 3종. 출처=LG전자 장마철의 높은 습도는 환기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높은 습도를 해결하지 않고 며칠씩 내버려 두면 가전제품의 기판이 부식돼 고장 나거나, 곰팡이가 발생해 문제가 생길 여지가 있다. 습도를 낮출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제습기를 활용하는 것이다. 제습기는 내부의 압축기를 통해 차가운 부위를 만들어 대기 중 습기를 응결시키고, 응집된 수분을 모아서 실내 습도를 낮춘다.
제습기는 대기 중 습기를 효과적으로 낮추므로 가전제품이 고장 날 염려를 크게 줄이는 것은 물론, 마르지 않는 빨래를 건조하거나 습도로 인한 불쾌감을 줄이는 데도 좋다. 제습기가 없다면 에어컨을 활용해도 무방하다. 에어컨 역시 제습기와 동일한 원리로 내부의 압축기를 통해 공기를 차갑게 만들어 배출한다. 이 과정에서 응집된 수분은 외부의 실외기를 통해 빠져나가 실내 습도를 낮춘다. 제습기와 에어컨을 활용해 대기 중 습도만 낮춰줘도 가전제품이 고장 날 염려가 크게 줄어드니 장마철만큼은 꾸준히 활용하기를 권장한다.
세탁기와 건조기는 열어두는게 좋아
삼성전자의 그랑데 AI 세탁기는 ‘무세제 통세척+’ 기능이 적용돼 세탁조 내부를 자동으로 청소한다. 그렇더라도 세탁이 끝나면 문을 열어둬 자연건조시키는 게 좋다. 출처=삼성전자 장마철의 가장 큰 골칫거리 중 하나는 세탁이다. 날씨가 습하고 비가 많이 오니 세탁물은 많은데, 며칠씩 날이 개지 않으니 쌓이기만 할 뿐이다. 세탁기 내부의 상황도 세탁물과 다르지 않다. 세탁기를 사용하고 나면 필연적으로 물기와 섬유 찌꺼기가 통 내부에 남는데, 실내 습도마저 높으면 세탁기 내부가 마르지 않아 곰팡이가 발생하게 된다. 세탁조 내부에 생긴 곰팡이는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있어서 사용자가 직접 청소할 방법이 없고, 세탁기는 물론 의류에서도 냄새가 나는 원인이 된다. 이때는 전문가를 통해 제품 분해 청소를 의뢰해야 한다.
세탁기를 사용하고나면 수분이 자연건조할 수 있도록 장시간 문을 열어두고, 세탁조와 세제 투입구, 배수 필터, 세탁조 고무 패킹 틈새까지 닦아주는 게 좋다. 건조기 역시 마찬가지로 먼지 필터를 자주 청소하고, 물통 혹은 배수 호스 내부에 습기가 없도록 말려준다. 참고로 세탁기와 건조기는 장마철이 아닌 시기에도 곰팡이가 생길 수 있으니 사시사철 관리하는 게 좋다.
자주 사용하지 않는 가전도 확인해야만약 제습기나 에어컨이 없어서 실내 습도가 항상 높은 상황이라면 자주 사용하지 않는 가전을 평소보다 더 신경 써야 한다. 자주 사용하는 가전은 내부에 발생하는 열 덕분에 습기가 맺혀도 금방 제거되지만, 그렇지 않은 가전은 습기가 응결된 상태가 지속돼 고장 날 수 있다. 물론 대다수 가전이 장마철 습도로 고장나는 일은 드물지만, 제품 사용 기간이 길어진 제품일수록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가장 신경 써야 할 가전은 텔레비전과 컴퓨터다. 텔레비전의 부품은 면적이 넓고, 내부의 열이 빠져나갈 수 있는 구조에 역으로 습기가 유입될 수 있다. 텔레비전을 자주 본다면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지만, 오래된 제품인데다가 자주 사용하지 않는 텔레비전이라면 2~3일에 30분 정도는 열을 받도록 켜놓는 게 좋다.
데스크톱 컴퓨터에 쌓인 먼지는 습도가 높아지는 여름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출처=셔터스톡 컴퓨터 역시 마찬가지다. 컴퓨터는 정밀 기기라 습기에 취약하다. 그러면서도 내부에 쿨링팬이 항상 공기를 순환하므로 먼지가 쌓여있는 경우가 많다. 평소에는 문제가 없다가도 장마철이 되면 이 먼지가 습기를 머금으면서 제품이 고장 날 수 있다. 케이스의 쿨링팬과 그래픽 카드, 파워 서플라이, CPU 쿨러 등 쿨링팬이 부착된 부품은 먼지가 끼어있지 않도록 청소하고, 메인보드나 램 등 접점이 많은 부품도 가볍게 털어주자. 아울러 스피커는 내부 부품이 습기를 머금지 않도록 하루에 한 번은 가동하고, 카메라와 렌즈는 제습함에 넣거나, 제습제(실리카 겔)와 비닐에 함께 밀봉해 보관하자.
뚜껑형 위니아딤채 김치냉장고, 예시 제품 뿐만 아니라 05년 9월 이전에 생산한 위니아딤채 412개 모델이 모두 리콜 대상이다. 출처=한국소비자원 아울러 2005년 9월 이전에 생산된 뚜껑형 위니아딤채 김치냉장고를 사용하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반드시 리콜을 받아야 한다. 해당 김치냉장고는 제품 노후화에 따라 전기 배선의 절연 성능이 떨어지고, 내부에 먼지가 쌓여 누전이나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습도가 높은 장마철에는 먼지가 습기를 머금어 화재 위험이 더욱 높아진다. 뚜껑형 김치냉장고를 사용하고 있다면 장마철과 관계없이 위니아딤채를 통해 점검을 받도록 하자.
침수·습도로 인해 고장났다면, 켜지 말고 A/S 받길 권장
LG전자 임직원 봉사단이 작년 8월,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전남 구례군을 찾아 수해 복구활동을 진행했다. 출처=LG전자 예상치 못하게 습도로 인해 제품이 고장 났거나, 침수로 인해 제품이 고장 났다면 제품의 수리 여부보다는 안전 문제부터 걱정하자. 크게 고장 날 만한 이유가 없는 물건이 장마철에 들어서서 고장 난다면 높은 습도가 고장의 원인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플러그를 뽑고 A/S 센터에 연락해 제품 수리를 받는다.
하지만 침수된 제품은 얘기가 다르다. 침수된 제품은 그 자체로 화재나 감전 등의 피해를 일으킬 수 있으니 제품을 분해하거나 전원을 켜지 말고, 누전차단기를 내린 뒤 플러그를 뽑아둔다. 이후 가전제품 제조사에 연락해 방문 수리를 신청한다. 만약 재난 수준의 집중호우로 인해 본인 가정은 물론 지역 전체가 침수 피해를 입은 상황이라면, 추후 서비스센터에서 수해 침수지역에 대한 방문 점검 등을 실시할 가능성이 크니 제조사를 통해 특별 방문 수리 일정을 확인하길 바란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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