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내일, 우리 5~ 6학년 가을 모임이 있습니다.
낙엽은 거의 다 떨어졌지만 서울 대공원 근처에서 만납니다,.
올 가을 들어서는 소풍 댕기기 바빠서 카페도 주구장창 결석하고
메일도 개점 휴업입니다.
10월 들어서부터 좋은 친구랑 남양주 주변 돌아보고 산행도 하고.
이어서 언니와 천리포 수목원으로 ..
알다시피 삽십년 넘게 가꿔온 수목원인데다가 수종도 무척 다양하고 바닷가에 면해 있어서
바다도 보고 게다가 오래 개방을 하지 않아서 보존도 잘 되어 있고.
장담컨데 수목원 가운데 가장 멋진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리가 멀다는 게 단점이지만.
이어서 열흘 전 주말엔 어머니 하고 거제섬 꽃 축제로 해서 거가 대교를 지나 경주로 갔지요.
기운 없어서 구경 가시자면 손사레부터 치시는 어머니가
어인 일로 먼저 구경 가고 싶다고 하시네요.
그 전 주에 생신이엇는데 그런 말씀 하시기에 약방의 감초인 제가 나설 수 밖에요.
물론, 부모로선 유일하게 남으신 장모님께 효도를 다 하는 남편의 윤허를 얻어 다녀왔습니다.
(가끔은 부부지간에도 정치적 발언이 필요하지요.^^)
교수님은 어머니하고 외국 여행 가시려다가 끝내 못가셧는데.
저야 여태 인천 공항 밖을 나가보지 못한 처지지만서도 그런대로 국내 여행은 짭짤하게시리..
보통같으면 링거 맞고 하루 낮 구경 하시는 어머니가 이번엔 집안 사위가 보내 드린 산삼을 드시더니..
힘이 난다며 가고 싶다하시더군요.
말 나왔으니 말인데 참말로 산삼은 보약인가 봅니다.
십오년짜리 산삼도 약발이 괜찮은 편인 것을 보면.
요즘 산삼은 씨앗을 뿌려서 어느 정도 자랄 때까지 두었다가 캐낸다고 하네요.
이름하여 산양삼.
머, 산삼 이야기는 이만큼만 하고.
가을은 놀기 좋은 계절,
전국이 단풍으로 붉게 물들기도 하지만 갖가지 축제로도 온 나라가 불타오르는 것 같습니다.
놀 시간도 경제적 여유도 없는 사람에겐 화날 일이긴 하지만
한 해에 한 달 정도는 이런 저런 축제로 인해 나라가 흥겨운 분위기에 젖는 것도 괜찮다고 봅니다.
언제나 심각하고 평생 삼가하고 ....
이런 인생은 그리 좋은 인생은 아니지 싶습니다.
꽃 축제도 여러 곳에서 개최하는 모양인데 하필 '거제도 섬 꽃' 보러 가고 싶다하신 어머니는
媤家가 있던 곳이라 특별한 추억이 서린 곳이라 그랫나 봅니다.
추억이라야 말도 못하게 고생하던 추억뿐인데
시간이 모든 것을 아름답게 만든다고 하더니
어머니는 거제도 선창가를 걸으시면서 눈물을 흘리더군요
모진 고생도 추억이 되고 그 속에도 인정을 나누던 옛 사람들도 그리움의 대상이 되어서
(위에 보듯한 화려한 꽃 장식만 있는 것은 아니고 다른 곳에는 여러 주제로 분류된
갖가지 종류의 꽃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주렁 주렁 달린 박들의 터널... 파란 점퍼의 여성이 제 어머니)
(넝쿨은 없지만 보기만해도 복이 굴러 들어올 것 같은 호박무더기)
섬 꿏 축제는 예상보다 훨씬 잘 꾸며지고 볼거리가 풍성했습니다.
일정이 바쁜 관계로 대강 둘러 보고서 이름도 유명한 '거가대교'를 지나서
경주로 갔습니다.
피곤한 어머니가 우선 쉬어야 해서 숙소로 먼저 갔지요.
새벽부터 일어나 운전을 한 저는 누워 있으니 슬슬 잠이 들려하는데
어머니가 오히려 해 지기 전에 불국사부터 가자고 하십니다.
(주변 경관 좋다하고서 찍은 것은 다보탑과 이 사진뿐 )
.불국사는 두번 째 갔는데 지식 부족하고 감각 무딘 저로선 불국사와 여러 문화재들의 가치는 잘 모르겠고
그보다 주변 경관이 아름다워서 마음에 드는 곳입니다.
(숙소 입구에 있는 단풍나무, 안개가 짙어 흐릿한데 그것대로 운치가 ....)
다음 날 새벽에 일어나 짙은 안개 속에서 호수 주변을 산책햇는데
참 좋더군요.
제일 좋앗습니다. 산책 시간이
하여간 나무 슾길을 걷는 건 사시사철 사람을 행복하게 해 주는 것 같습니다.
내년 봄, 벚꽃 필 적에 꼭 다시 와서
경주의 벚꽃 속에 파묻혀보자고 어머니와 약속하고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두어 시간 쉬었다가 저는 밤 차를 타고 귀경했지요.
그리고 일주일 후딱 보내고 다시 내일 놀러 갑니다.
'장미의 언덕'으로
장미는 여름 꽃이라 가을엔 별 볼일 없을지도 모르는데
매그님은 그 집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설렌다는군요.
역시 죽을 때까지 문학소녀는 어딘가 달라도 다릅니다.
어찌 교수님의 수제자라 하지 않겠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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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번 주말엔 초등 동창끼리 여행,,,
이것도 해마다 해오던 행사인데 아이들 입시로 인해 삼년을 미루다가 올해에..
정녕 혜영, 이 가을에 여행 복이 한꺼번에 터졌습니다.
하기사 제조상궁,
여기저기 다녀보고 좋은 데 답사해 놓는 것도 나쁘진 않다고 봅니다.
그러니 카페는 놀기 대장 제조상궁 대신에 교수님의 골수 팬님들이 좀.....
도니제티 - L'Elisir d'Amore(사랑의 묘약)
/"Quanto e bella, quanto e cara!"(얼마나 아름답고 사랑스런 모습인가" )
첫댓글 아니어요 저두 꽁무니따라서 조르르 열심히 경청했습니다 잔잔한 물결처럼 그 물결에 흔들리며 함께 귀경했습니다
노래소리에 맞추어서 감사히 ~~~~ 좋은밤 가지세요
감사합니다. 그런데 제가 없는 사이에 아름다운 분이 오셧군요. '보라'.... 감히 제가 평생 도전해 보지 못하는 색깔 중의 제왕^^
부디 좋은 글로 카페를 풍성하게 채워주시기 바랍니다.
법정 스님이 `독서의 계절이라 하지만 가을엔 독서를 할 수 없다'고 말씀하셨지요 눈과 마음이 바깥의 아름다운 풍광에 온통 쏠리는 가을입니다 혜영님의 기행문, 잘 읽었습니다 혜영님이라고 생각하면서 본, 파란 점퍼분이 어머님이시라니, 우와~ 정말 푸르시군요(오늘 들은 연세가 믿기지 않네요) 오늘, 가루비탕을 추천해 주신 분 의견을 완전 뽀개 묵살하고 향기로운 점심으로 우아한 팀웍을 보여주신 혜영님께 감사드립니다
혜영님이 계셔서 얼마나 위로가 되는지요.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사랑합니다^^
친정어머님과 함께 가을 여행 정말 부럽습니다. 아름다운 정원도 멋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