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지퍼 절반에 새겨진 ‘YKK’ 무슨 뜻일까
옷, 신발, 가방 등에 달린 전 세계 지퍼 절반에는 어김없이 ‘YKK‘란 영어 이니셜이 새겨져 있다. 암호 같기도 한 이 YKK는 무슨 뜻일까.
미국 온라인 경제매체 비지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YKK는 지퍼 제조회사인 일본 요시다 공업(Yoshida Kougyou Kabusikigaisya)의 약자다.
원래 지퍼는 1893년 미국 시카고의 직물 제조 노동자인 위트콤 저드슨이 발명해 특허를 받은 상품이다. 비만이었던 저드슨은 외출할 때마다 허리를 굽혀 군화 끈을 묶는 것이 어려워 지퍼를 발명했다고 알려졌다.
그 후 1912년 양복점을 운영하던 주인인 쿤 모스가 오늘날과 같은 형태의 지퍼를 고안했다.
비지니스 인사이더는 “이 미국에서 발명된 지퍼에 일본 제조회사의 이름이 새겨져 전 세계로 퍼져 나간 데에는 요시다 제품의 절대 우위의 품질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1만 번 이상 열고 닫아도 끄덕없는 내구성 덕분에 내구성 수준이 1000회에 불과한 중국 제품의 초저가 공세를 버티며 전 세계 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다는 게 해당 매체의 분석이다.
비지니스 인사이더는 “현재 나이키, 아디다스, 루이비통, 페라가모, 리바이스 등 전 세계 명품들은 대부분 요시다 제품을 쓴다”며 “요시다는 방수지퍼나 안전지퍼 등을 개발해 전 세계 지퍼의 절반에 YKK란 약자가 새겨지게 된 원동력”이라고 평했다.
1934년에 설립된 요시다 공업은 현재 10만 개가 넘는 고객사를 보유하며 연 매출 43억달러(약 5조353억원), 영업이익률 10%대를 기록하고 있다.
기데온 선드백(Gideon Sundback)은 ‘걸이 없는 잠금장치(Hookless Fastener)’를 1913년에, ‘잠금장치 2번〔Fastener No. 2〕’을 1917년에 발명했다. 지퍼(Zipper)라는 명칭은 굿리치 사(B.F. Goodrich Co.)에서 만들었다.
집을 나서기 전에 신발을 신어야 하는데, 그 신발은 수십 개의 단추를 채워서 신도록 만들어져 있다.
그런데 하필이면 등이 뻣뻣해서 단추를 채우기 힘든 상황을 상상해보라.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그것이 바로 윗컴 저드슨 (Whitcomb Judson)의 친한 친구가 겪고 있는 딜레마였다. 그 장면을 지켜 본 저드슨은 단추보다 채우기 쉬운 잠금 장치를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가 시도했던 열쇠 후크 식 지퍼인 ‘클래스프 로커(clasplocker)’는 나름 훌륭한 발명품이었지만, 실용화 되지는 못했다. 이를 실용화시킨 것은 미국에서 일하던 스웨덴의 기술자인 기데온 선드백이었다. 그는 클래스 프 로커에서 사용한 후크 대신 용수철 클립을 이용해서 이를 개량했다. 이 간단한 발상의 전환을 통해 ‘클래스프 로커’는 비로소 실용화할 수 있는 물건이 되었다.
선드백이 수개월에 걸쳐 개발한 이 혁신적인 장치는 기존의 걸쇠와 고리를 사용한 것이 아니라, 똑같이 생긴 잠금 쇠의 이가 맞물려서 닫히도록 만들어진 것이었다.
선드백은 1913년에는 걸이가 없는 잠금장치를, 1917년에는 분리식 잠금장치 2번 (Separable fastener No.2)을 발명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지퍼(zipper)가 시중에 나오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손으로는 도저히 지퍼를 만들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퍼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기계를 완전히 새롭게 제작해야 했다.
이 지퍼를 구매한 최초의 고객 가운데 하나가 미 육군이었다.그들은 지퍼를 옷에 달았던 것은 물론이고,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부대에서 사용하는 전동장치의 톱니바퀴에도 응용했다.
그리고 굿리치사(B.F. Goodrich Company)가 긴 고무덧신인 갤러쉬(galosh)에 선드백의 잠금장치를 부착하여 시판하자, 이 상품은 금세 유명해졌다.이 새로운 갤러쉬는 한 손으로 지퍼를 채워서 신고 벗을 수 있었다.
이에 굿리치사의 고위간부가 부츠에 달린 지퍼를 올리고 내리면서 이 스마트한 장치에서 나는 소리, 즉 ‘지~퍼 업(Zip’er up)’을 직접 흉내 내었고, 그 일이 있은 후부터 그 잠금장치는 지퍼라고 불리게 되었다.
지퍼는 1925년에 상표 등록이 되었다. 하지만 지퍼는 원래 잠금장치가 달린 갤러쉬에 대한 굿리치의 상표였다.그런데 이 신발에 달린 잠금장치가 다른 품목들에도 널리 활용되면서, 그 이름 또한 널리 사용되었다.
이에 대해 굿리치사는 자사의 상표를 보호할 목적으로 소송을 제기했으나, 오직 지퍼 부츠(Zipper Boots)에 대한 소유권만 인정받을 수 있었다.이 판결로 ‘지퍼’라는 말은 고유명사가 아니라 보통명사가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