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 발렌타인챔피언십이 열렸고 지난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핀크스 골프장에서 전체 대회를 다 보고 왔다.
발렌타인은 국내에 가장 많이 팔리는 위스키다. 시장 점유율은 35.5% 정도. 내가 간 첫날부터 온통 위스키 이벤트였다.
첫날 저녁 파티때는 한 병에 100만원한다는 30년산을 한 잔 맛보았고(글라스 위로 올라오는 향이 끝내주었다), 경매로 나온 세계 8개 뿐이라는 40년산은 1280만원에 홍콩의 주류 도매업자에게 낙찰되었다.
취재 기간 중 기자실에는 발렌타인 17년산이 늘 테이블 옆에 놓여 있어 의미심장 했다(한 잔씩 마시면서 기사 쓰라는 뜻?).
17번 홀에서 선수들이 버디를 잡을 때마다 한 병씩 선물했다고 한다. 그래서 하루에 8병 정도씩은 선수들에게 주어졌다.
술 회사에서 주최한 대회라 공중파에는 나가지 못하고 케이블에서 중계했지만 지금까지 다녀본 골프 경기중에서
박진감 넘치고 재미있게 진행된 경기였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승자에게는 다시 40년산 발렌타인이 부상으로 주어졌다.
토요일에는 나는 올라오느라 참석 못했지만, 발렌타인과 곁들여 기자들에게 위스키 만드는 법 등등의 재미난 이벤트가 이어졌다고 한다.
한국인이 고급 양주를 많이 마셔주니 프랑스 위스키 회사에서 돈잔치에 버금갈만큼 뻑적지근한 유러피언 대회도 개최한다.
올라오는 길에 제주 공항 대합실에서는 공짜 퍼팅 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홀컵에 넣으면 괜찮은 선물을 하나씩 주었다. 나는 실패했다.
그 순간, 이런 생각이 스쳤다. '이게 다 이런저런 접대를 위해 고급 술집 테이블에서 흥청망청 부어지는 발렌타인 돈으로 치러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이런 훌륭하게 치러진 대회가 계속 열리기 위해 '술 접대여 영원하라'를 외쳐야 하는가?
술에 취한듯, 술이 덜 깬듯 뒷맛이 개운치 않고 어질어질해졌다. 아직까지 그 대회 관련한 기사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헤매고 있는 중이다. 마감은 코앞에 다가왔는데 말이다.
첫댓글 이왕 할꺼면 국산으로 참이슬 오픈, 일동막걸리챔피언쉽도 생셨으면 하네요 ^^; 화영형 늘 이곳저곳 경치 좋은데 다니니 부럽기도 하지만 이런 고충이 있으시네..고생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