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속의 동대문 스케이트장
숭신국민학교 가까운 곳에 동대문 실내 스케이트장이 있어서 나의 어린 시절에 아이스 스케이트
를가까이 할 수있는 환경이 되었다는 것은 큰 행운이라 생각된다.
60년 대에는 서울 변두리 중랑천 등 논에다 물을 데고 얼려서 만든 스케이트장도 여러 군데 있었
지만그 당시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사계절 스케이트를 탈 수 있었던 곳은 오직 동대문 스케이트장
뿐이였다.
내가 동대문 스케이트장에 처음 들어가 본 것은 6살 때였다. 시골에서 사촌 형님이 서울 구경한다
고오셔서 나를 데리고 스케이트 장 구경을 갔지만 나는 너무 어려서, 그 형님은 서울을 너무 몰라서
스케트 빌리는 요금과 입장료를 비싸게 잘못 낸 후 구경만을 했었다.
그 이후로 국민학교 3학년 때 처음으로 동대문 스케이트장에 가서 실제 스케이트를 처음 타게 되
었다.
1970년 동대문 실내 스케이트장의 트랙은 없었지만 타원형을 이루며 스피드 스케이트를 지치는
행렬이 있었고 그 가운데에는 피겨타는 여학생들과 어린이들이 있었으며, 걷고있는 초보자 들은
분리 휀스를 잡고 걷고 있었다.
혹 손을 잡고 타는 여학생들도 있었지만 급하게 달려온 스피드 스케이트와 부딪혀서 자주 넘어지
기도 했다.
그래뵈도 국내에서 사계절 실내 링크가 하나 뿐 인지라 그 옛날이지만 서울 각지에서 온 사람들로
인해 산인해를 이루어서 스케이트 타는 동선 조차도 없을 정도로 동대문 실내 링크는 빽빽했었다.
많은 스케이터들의 열기 때문인지 두 세기간만 지나면 빙질은 급격히 저하되어 얼음 바닥에 깊히
패인 홈이 생기기도 하고 울퉁불퉁 해지기도 하고 홈에 걸려 넘어지기도 하고 직퍽한 물에 넘어지
기라도하면 옷이 다 젖어 버렸다.
이런 상태가 되면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관람석으로 이동하고 특수차가 얼음을 깍으면서 물을
살짝 뿌려 얼음 바닥을 정비했는데 약 40~50 분이나 걸렸다.
이 때는 스케이트 끈을 풀어서 발을 릴렉스하고 앉아 휴식을 취했고 허기가 지기라도 하면 핫도그
를 먹기도 했다.
리라국민학교 나 은석국민학교 애들이 코치의 지도를 받으며 줄지어 달리는 모습을 보기도 하고
나이든 할아버지 백구 회원들이 하얀 티셔츠를 입고 피겨 타며 폼을 잡고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도
했다.
대형 스피커에서는 결코 가요는 나오지 않았으며 뷰티풀 선데이, 돈 포겟 투 리멤버 같은 그 시절
그 팝송이 흘러 나왔는데 껄렁한 애들은 교복입고 하키를 타며 양손을 잡고 몸을 흔들기도 하고 갑
자기 여학생에게 다가와 급정지 하기도 하며 찝쩍거리고 있었다.
실내 링크 입구쪽 2층에는 유리로된 Jun 레스토랑이 있었는데 어린나이 내 눈에 그 곳이 멋지게
보였고 저 곳에 가보고 싶었지만 누가 나를 그 곳으로 가자고 인도하는 사람이 없었다.
국민학교 5~6학년 때였나보다. 지금처럼 더운 여름날에는 스케이트장 뒤편 얼음 창고 주변에
가서 얼쩡 거리면 정말 시원했었다. 한동안 그 곳 주변에 서서 한기를 쏘이기도 했다.
중학교 중간시험 끝나면 학교에서 동대문 스케이트장 입장 할인권을 500원에 4장을 팔았다.
단체로가서 마음껏 링크를 지치기도 했다. 체육 실기 시험을 이 곳에서 보기도 했는데 홈 그라운드
잇점이 있었기도 했고 코너돌기, 정지하기 등을 능란하게 해내기도 했다.
아이스하키 연고전이라도 있는날에는 스케이트장 매표소 주변에는 암표 상인으로 북적거렸고
경기가끝나면 스케이트장 주변은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다.
요즘은 VIPS, TGIF , 씨즐러, 아웃백 같은 대형 프랜차이즈 훼밀리 레스토랑 기세에 눌려서
경양식집이 거 없어졌지만 그 당시에는 서울 종로 같은 시내나 변두리 대학가에도 자리마다 칸막이
가 있고 어떤 곳에서는 커튼까지 있고, 20룩스 이하의 어둠 침침한 경양식집에서 미팅이라도 하면
싼 돈가스나 비후가스를 썰어 먹기도 했는데 Jun 은 진보적이고 품위있는 곳이라서 칸막이가 없거나 있어도 아주 낮았고 서울에있는 여러 Jun 가운데 창가 쪽 실내 링크의 전망을 갖은 Jun 중에는
가장 으뜸이였다.
최근에 잠실롯데, 대전 남성공원 실내링크, 전주 아스스링크에 가서 스케이트를 꺼내 타보기도
했는데 배가 나와 오른발이 왼발 안쪽으로 들어가지지가 않아 코너도는데 엉거주춤하기도 하고
동대문 실내 스이트장의 그 분위기를 유추해 내려 하지만 전혀 다른 분위기 였다.
동대문 실내 스케이트장은 지금 없어졌고 그 자리에는 높고 커다란 빌딩이 서 있으며 그 주위를
한바퀴 돌아보며 스케이트장 입구, 얼음공장, 인창의숙 스포츠 점 등을 옛 모습을 그려보기도 하고
나의 청소년기를 이 곳 주변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서여인지 옛 추억과 향수를 달래려고 발길을
동대문 뒷 골목으로 돌려 연탄화로 위 커다란 양은 다라이에서 보글거리며 끊고 있는 돼지 등뼈
한 대접을 안주삼아 소주 마시며 60대로 가는 길목에서 45년 전 동대문 스케이트장 링크
에서 마음껏 스피드를 즐겼던 옛 추억이 그리워하며 취기에 빠진다.
아! 나의 청춘은 정녕 가 버린 것인가? 동대문 스케이트장 , Jun 은 어디로 갔는가?
그 곳으로 다시 가고픈 일요일 저녁이다.
첫댓글 먼길오시느라 수고했어요. 해장국 못사드려 마음이 걸립니다. 닉네임 두리둥실님이 회원가입 했으니 정회원 등업시켜드
리세요.
예, 해장국 보다 저녁의 무우가 아예 술 안취하게 해 주었어요......^^
두리둥실님 반갑습니다.....어서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