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간의 미국여행기 여드레째) 죽음의 사막 데쓰밸리와 머나먼 라스베가스.......
아침을 늦게먹은 우리일행은 라스베가스로 향하기로 했다.
아침 출근시간을 피했으므로 길은 뻥 뚤려 드라이브 하기엔
정말 좋은 날씨가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해가 높아지며 지면은 달궈지고 있었고
드믄드믄 비쩍말라빠진 작고 낮은 수목들이 죽지못해
간신히 버티고있고 또는 죽어서 누렇게 말라버린
황량한 들판위를 하염없이 달리고있었다.
시간이 지나자 뒷좌석에서는 종이로 창문을 가리거나
옷등으로 햇빛을 가리개를 만들고 뒤척이기 시작했다.
아무리 가도가도 기대되는 휴게소나 숲은 보이질않고
주유소 마저도 눈에 뛰질않는다.
기름이 거의 바닥일무렵 할수없이 우리는 고속도로를 벗어나
작은 동네에 들어섰는데 그곳에서 주유소와 주유소에 딸린
마켓 그리고 여기저기에 있는 패스트 푸드 점들이 눈에 띄었다.
기름을 넣고 점심으로 햄버거를 먹기로 했다.
맥도....아니야.....인앤아웃...버거킹....
우리는 설립자가 한인이라는 인앤 아웃버거를 택했다.
뭐....고기를 좋은걸 써서 그래도 정크 푸드가 아니라는
좋은 이미지로 큰 성공을거두었다고 들었는데...
점심시간을 많이 지나쳤으므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주문을 하고는 햄버거가 나오길 기다리는데 우리나라의
패스트 푸드와는 달리시간이 꽤 오래 걸리고 있었다.
한 20여분은 걸리는것 같았는데 애들은 배고프다고 난리다.
그런데 한쪽에 앉아 기다리는 미국인들은 아주 태평스럽다.
유니버설 스튜디오나 씨 랜드에서도 느낀거지만 한국사람이
미국의 음식을 생각한다면 패스트푸드는 하나도 없다.
또한 한국음식은 모두 패스트 푸드이며 정말 좋은음식이다.
라는 생각이 머리를 떠다니고있었다.
한참을 먹다보니 입이 뻑뻑해져온다. 어쩔수없이 싫어하는
코카콜라를 한모금 마시고는 우걱거리며 햄버거를 먹는다.
미국의 대부분의 음식은 탄산음료를 마시지않고는 먹을수가
없을만큼 뻑뻑하고 입에 침이 전혀 돌지핞는다.
그것은 그네들도 마찬가지인듯 연신 음료수를 빨아댄다.
참 특이한것은 어느곳이나 조각얼음은 무제한 제공이라는것과
음료수는 리필이 되는데 큰 용기와 작은용기를 다른가격에 팔고있었다.
우리같으면 작은용기에 몇번을 가져다 먹겠지만 이들은 모두 큰걸로
뚱보빼놓고는 모두 한번만 따라다 먹는다.
억울한건 이들의 햄버거는 우리나라의 거의 배가 되게 큰데도
가격은 우리나라보다 싸다...그리고 고기도 많이들었다.
브랜드만 찾는 우리나라 사람의 심리를 이용해 폭리를 취한다는
느낌이 가득들면서 햄버거 한개를 다 못먹고 남기고 말았다.
점심을 먹고는 또다시 라스베가스로의 운전이 시작되었다.
중간에 우리는 데쓰 벨리라는 사막을 보고 가기로했는데
예전에 안00씨와 장00씨가 영화 깊고 푸른밤을 찍을때
마지막에...장00이 안00을 권총으로 쏜 그곳...그때 느낌으론
무섭도록 외롭고 고독하여 오히려 아름답다는 느낌이 강했던
그러나 인생은 결국 혼자서 가는길이라는걸 느끼게했던.....데쓰벨리
저녁무렵 데쓰벨리는 정말 황량하고 아무것도 눈에 뛰지않는
죽음의 기운이 가득 들기도 하고 자연의 거대함에 가슴 서늘해
지기도 하며 한참을 달리고 둘러보았다.
까불며 떠들기를 좋아하는 애들도 철없는 후배네 유치원생도
이곳에선 입이 꽤 무거워진듯 괜스리 딴전만피운다.
어느덧 해는 서쪽 제집을 향해 달리는듯했고 뜨거운 날씨에도
갑자기 서늘한 바람이 등에서 부는듯해 우리도 서둘러 차에 올랐다.
나중에 안일이지만 한국 젊은이 넷이서 이곳에 들렀다가
타이어 두개가 펑크났는데 오가는 차도없고 물도 떨어져서
한 친구가 하루반을 자기 소변으로 목을추기며 빠져나와
신고하여 모두 무사히 구출되었다고 교포들이 떠들어댔다.
참 이곳 데쓰벨리에서도 휴대폰이 더러 터지는곳이 있었는데
SKT는 여행 하면서 늘 참 좋은세상에서 살고있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했다. 미국에서 그것도 황무지나 깊은 산속에서도 달리는
차속에서도 한국에서 하는전화를 모두 받고 걸수있었으니
요금이야 좀 비싸겠지만 꼭 로밍해서 가져갈것을 권하고싶다.
데쓰벨리를 어렵사리 빠져나오니 이미 밤은 어두워져 저녁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마땅한 곳이 보이질않아 그냥
라스베가스로 들어가기로 하고 차에서 잠이 들었다.
한참을 잔것같은데 형님 라스베가습니다 하는소리에 잠을깻다.
그런데 도시는 안보이고 언덕너머로 아침해가 떠오르는듯 훤한
여명같은 빛이 보일 뿐이었다. 야! 어디가 라스베가스냐?
저쪽 같은데요? 시간상으로 거의 다온것 같은데요?
야...배고프다 빨리가자!
차는 이제 좀 빠르다 싶게 85마일을 넘기며 질주하고 있었다.
그 동안 우리 셋은 모두 국제면허증을 가지고 미국 파리들한테
빨리지 않기 위해 갖은 조심을 하며 운전했는데 배가 고프니
눈에 뵈는게 없어진것같았다...85마일(140Km정도 되는것같다)
그런데 꽤 오랜 시간을 두고 달린것같은데 도시는 보이질않고
빛만 점점 밝아질뿐이었다.
어두운 사막의 고속도로에서 어느순간 불빛이 하나 둘씩 보이기
시작하더니 갑자기 너른 들판위를 가득메운 휘황 찬란한 불빛이
마치 신기루를 보는듯해서 모두 와 하고 감탄을 해댓다.
라스베가스는 정말 사막의 신기루였다.
물 한방울 없이 비도 안오는 사막의 한가운데에서 후버댐의
물을 끌어다가 이렇게 커다란도시를 만들고 도 이곳에서
버는돈으로 우리나라보다 더큰 네바다주를 부유하게 먹여
살리고 이젠 미국에서 가장 큰도시로 발전해 가고 있는것이다.
시내에 들어와서도 우리는 서울에서 인터냇으로 예약한 호텔을
찾기위해 지도를 보고 차를세우고 다시 지도를 보며 밤을 재촉하고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