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갑식의 하드보일드] "침.뜸 불법아니고 가르쳐도 돼" ... 헌재.대법서 승리한 김남수옹
神醫냐 돌팔이냐 ... 구당, 그저 웃었다
"배우 장진영, 침.뜸 계속 받았으면 좋았을 텐데..."
"한국은 참 이상한 나라"
법정서 이겼다고 좋을께 뭐 있겠습니까
3년이나 말도 안되는 짓을 ...
한국선 시술 안할 겁니다.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486번지 길가에 낡은 4층 건물(뜸사랑)이 있다. 머지 않아 백수(白壽)가 되는 김남수(96)옹이 침과 뜸을 베푸는 곳이다. 그는 '구당(灸堂)선생', 그집은 '구당빌딩'이라 불린다. '뜸뜨는집'이란 소박한 뜻이다.
구당(뜸사랑)은 1962년 이후 한의사들의 공적(公敵)이었다. 그해 의료법이 생기면서 침구사자격이 없어졌다. 그의 침과 뜸으로 병을 고친 이들은 구당을 '화타' 같다고 칭송하지만 한의사들은 '무면허 돌팔이'쯤으로 폄하한다. 3년전부터 구당은 서울시 검찰.경찰에 불려다녔다. 그 와중에 진료도 정지됐다. 뒤엔 역시 한의사들이 있었다. 그런 그가 11월 24일 긴 법적 쟁송의 늪에서 탈출했다. 헌법재판소는 그날 ' 구당의 뜸은 불법이 아니다'고 선고했다.
이에 앞서 올8월 3일에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침과 뜸을 일반인에게 가르치는 것이 허용돼야 한다' 이로서 그는 침과 뜸을 시술하고 다른 사람에게 가르칠 수도 있게 됐다. 당연히 구당과 주변은 환호작약하고 있을 것 같았다. 14일 찾은 구당빌딩은 차분했다. 밖에 걸린 플래카드만 북풍에 날릴 분이었다. 언뜻 거기 적힌 '환영'이란 글자가 보였다. 구당이 담담하게 소회를 밝혔다. "지난 몇년이 우스워요. 환자는 안중에도 없고 그 난리를 쳤으니..."
침.뜸이 만병통치?
死病에는 약도 없습니다 ... 고칠 수없는 병 분명 있죠
침.뜸은 면역력 키우는 것 ... 제자 양성은 할 겁니다.
* "한국은 우스운 나라입니다"
머지않아 100살이 된다는 게 믿기지 않을 홍안의 노인이다.노인이 단정한 양복차림으로 나타났다. 귀에만 보청기를 꼈을 뿐 구당은 3시간가량 대화를 나누는 동안 정력적으로 열변을 쏟아냈다. 목소리가 좁은 방에 쩌렁쩌렁 울려댔다.
-헌재와 대법에서 이겼습니다. 기쁩니까
"좋을게 뭐 있겠습니까. 본질은 아픈사람병낫게 해주는걸 "낫게 하지 말라"고 시비 건거 잖아요.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어디 있겠어요"
-헌재의 결정을 어디서 들었습니까
"뉴욕에서 환자를 돌보다 소식을 들었어요. 귀국한 건 이달 1일이고요"
-한달에 열흘씩은 중국에서 진료를 보고 있씁니다.
"세계중의학연합회와 올해 협약을 맺었거든요. 북경에 어방당이라는 진료소가 있어요. 전 그곳 1호실 주치의이자 교수대우를 받고 있습니다. 다음달에도 중국에 가야 합니다."
-한의사들은 구당의 무면허진료를 비판합니다.
"무면허? 그말 자체가 잘못된 겁니다. 우리나라에 침구사자격증이 있나요? 1962년에 의료법이 생기면서 없어진 지 50년이 다 돼갑니다. 침이나 뜸을 교육기관이나 나라에서 가르친 적이 있나요? 시험을 친 적이 있습니까? 그렇다면 면허자체가 없는 건데 무면허라는게 말이 됩니까?"
-의료법 개정때 면허 가진 사람이 39명뿐이었습니다. 침사31명, 침구사가 8명이었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침구사면허를 받은게 1937년입니다. 스물두살때였어요. 시험봐서 딴게 아닙니다. 누군가 "면허를 받아야 한다"면서 군수인지 도지사에게 추천해줬어요. 며칠 뒤 가보니 면허증을 주더군요. 그 시절엔 다 그랬어요. 누가 면허증이란 걸 알기나 했겠습니까, 의료법이 바뀔때 침구학원이 8개나 됐고 과정을 마친 이들이 5000명이나 됐습니다. 그 인력이 법 하나로 다 사장(死藏)됐어요. 처음엔 젛ㅇ도 해 봤지만 그때가 어떤 시절입니까, 군사혁명 직후라 침 시술도 잠잠해졌죠"
-2008년 8월 영업정지 45일을 받은 후부터 뜸뿐아니라 침 시술도 중단 했습니다.
"침과뜸은 병행해야 합니다. 그래야 효과가 있어요. 그걸 잘 아는게 전데 어떻게 침만 놔주겠어요. 같이 그만 두는게 옳죠"
-진료할 수 없게 됐을 때 낙담했습니까
"미국 애틀란타로 갔어요. 공안과 다음으로 유명한 의사가 세운 호스피스 병원에서 초청 받았어요. 그곳에 들어오는 사람들은 채 1주일을 못 넘긴다더군요. 처음 봤을때 깜짝 놀랐어요. 눈꺼플조차 깜박거리지 않은 게 꼭 시체 같았어요.
-왜 그랬을까요
"독한 약에 모르핀을 잔뜩 맞았으니 기운이 있을리 없지요. 그런 사람 중에 10 정도를 뽑아 침과 뜸을 시술해줐어요. 너무를 잘 먹더라고요. 그때 제 뺨에 구멍이 날뻔했어요. 고맙다고 너도나도 뽀뽀를 해줬거든요. 서양의학이 본격적으로 발전한 게 300년 정도인데 그쪽은 균을 죽이고 수술로 잘라내죠. 침과 뜸은 균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거고요"
-국내에서 다시 시술을 재개할 생각은 없습니까
"개설 신고만 하면 되는데 그럴 생각은 없습니다. 직접진료를 받고 싶으면 중국으로 오셔야 할겁니다. 전 한국이 이상한 나라 나라라고 생각해요. 이런 말도 되지 앟는 논쟁을 3년씩이나 해야 하니까요.제자를 가르치는 건 계속할 생각입니다. 이미 1만명 넘게 배출했거든요"
-법적 공방으로 많이 지친 모양입니다.
"우스운게 이번에 뉴욕에서 돌아올 때도 그랬어요. 비행기 안에서 환자ㅏ가 새였는데 승무원들이 절 알아본 모양입니다. '선생님께서 좀 봐달라'고 하더군요. ㄱ런데 침통이이어야지. 그거 흉기 취급받아서 비행기에 가지고 탈 수 없잖아요. 안타깝긴 했찌만 침쟁이가 무슨 소용 있겠어요.
-침을 흉기로도 볼 수 있군요
이런 얘기는 꼭 써주세요. 비행기 안에 간단한 수술용구 정도는 비치해놔야 해요. 그래야 갑작스런 환자가 생기면 비상대응을 하죠. 침통도 놔두면 요긴하게 쓰일 겁니다.
*"장진영, 죽은게 아니라 죽인 것이다"
"불과 두 세번의 치료만으로 복부의 중앙이 3분의 1로 줄어들어 배가 푹 꺼지고 복수도 금세 빠지는 걸 보고 무척 놀랐습니다.배우 장진영씨가 그간 자침2500회, 뜸시술은 1만회 받았습니다"(침뜸과의 대화중에서)
-위암으로 숨진 배우 장진영을 한때 회복시켜 유명해졌습니다.
"내로라하는 유명 병원들이 장진영치료를 포기했어요. 제게 올때 시한부 3개월판정을 받았습니다. 정확히 92일 동안 침과 뜸을 맞고 효과를 봤죠. 밥맛도 되찾고 피로감도 없어졌다고 했어요. 영화 촬영을 재개한다고 들떠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촬영장소를 구경하고 오면서 선물도 들고 왔어요."
-왜 진료를 중단했습니까.
"그 때가 2008년 12월 크리스마스 이루인데 누군가 만류한 거죠.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뜸을 뜨게 해달라'고 매달렸다던데..., 어찌보면 제가 죄인입니다. 침과뜸의 효능을 더 알렸어야 했는데..."
-안타깝습니다.
"장진영은 참 불쌍한데 이렇게 정리하면 됩니다. '그가 죽었느냐 법과 제도가 죽였느냐"
노태우 몸속의 침
구당의 제자가 놨다고요? 무슨... 그런 일 없습니다
내가 그분 몸 거동하게끔 몇번 치료한 적은 있죠
-최근에도 구당이 뉴스에 등장했씁니다. 중환을 잃는 노태우 전대통령의 몸속에 박힌 침이 '구당의 제자'가 놓은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노태우 대통령은 제가 몇번 치료 해 드린적이 있어요. 일어나지도 못하던 상태였는데 움직일 수 있게 됐습니다. 전 제가 할 수 있는건 다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주치의의 뜻에 따르라고 한 뒤엔 가지 않았습니다.
-그 분 몸속의 침이 구당의 제자가 놓은 것이란 설은.
"제자가 무슨..., 그런일 없습니다.
-역대 대통령을 모두 치료했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그런 얘기 자꾸 물으시면...' 노무현대통령은 허리가 안좋아 봐드린 적이 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측에선 연락이 왔었지만 안해 드렸어요"
-왜요?
"완치가 안되고 자꾸 고통만 연장시키는 것 같아서요"
권력과의 인연
YS는 날 한번침이라 불러 어깨통증 한번에 고쳐줬죠
김재규 중정부장 때 불면증 얼마 있다 10.26 일으키대요
-김영삼 대통령과도 인연이 있었나요
"그 분은 절 '한번침'선생이라 불렀습니다. 대통령되기 전에 어깨가 아파서 악수도 못할정도였는데 제가 한 번에 고쳐 드려 얻은 별명입니다. 대통령이 된 후에도 집무실에서 치료 해 드린적이 있습니다"
-10.26사태를 일으킨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과의 일화도 있지요
"1979년 봄일 겁니다. 야간 통금이 있던 시절인데 자정넘어 제 집으로 차를 보냈어요. 가보니 이러더군요. '나 잠좀 자게 해주시오". 불면증은 한마디로 마음의 병입니다. 심장에 화가 몰리거나 간의 경맥인 족궐음 간경이 흥분해 일어나는 겁니다. 침과 뜸으로 푹자게 해줬더니 다음날 또 부르더군요. '편히 자니 살것 같다'면서요 한동안 정부부장 사택으로 출근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침구사제도가 없어졌다는 소릴하니 무척 안타까워했습니다.
-그런데요
"김재규가 각하가 마음을 바꾸시면 가능 할 것 같다. 10월30일 각하에게 침구사제도 부활을 건의하는 자리를 만들었다'고 했씁니다.10월25일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도 '궁정동에서 회의가 있었는데 부마사태를 마무리하지 못해 내일 삽교천 준공식에 다녀와 다시 회의를 하기로 했다'고 했어요. 그런데 10.26이 일어났느니, 김재규가 나흘만 참았어도 침구사제도가 부활될 수 있었을 텐데...'
-기업인들도 많이 진료했겠습니다.
"이름을 일일이 말 할수는 없고요. 가장 기억나는 분은 삼성의 이학수씨입니다. 무릎이아파 15년을 고생했다는데 침 한번 맞고 호전됐거든요. 다음날 찾아와 '도와드릴 일이 없느냐'고 묻더군요. 전 그게 무슨 뜻인지 몰라 침구사제도를 부활시켜달라고 했는데 나중에 노트북이며 저기 있는 에어컨까지 가져다주시더군요."
첫댓글 축하하네^^ 매일매일 좋은상식 알려줘서 감사하고^^
우리 정자가 최고야! 이글만 잘읽고 실천을 해도 사는 날까지 건강헐터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