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부터 시작된 한국사능력시험은 지난 47회부터 기본과 심화, 이렇게 두 단계로 나뉘어 시험을 치르고 있습니다. 심화의 경우 60~69점은 3급, 70~79점은 2급, 80점 이상은 1급으로 이전과는 달리 따로 고급 시험을 치를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습니다만, 문제 수준과 난이도가 전보다 꽤 낮아진 것이 매우 개탄스러울 따름입니다. 특히, 고시나 공무원 임용시험 등에 한국사 시험을 본 시험으로 대체하는 것도 문제이며, 수능시험 한국사 문제 난이도가 중학교 수준인 것 또한 큰 문제입니다. 솔직히 중학교 수준 밖에 안 되는 수준 이하의 문제를 수능이랍시고 내놓는 게 과연 옳은 걸까요? 사실 더럽게 쉬운 수능 한국사를 최소한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심화 3급 수준(고등학교 졸업 수준) 정도로 올려야 한다는 게 본 교사의 판단이며, 그것이 수능 시험 취지에도 맞다고 봅니다.
제가 계속 말씀드렸지만, 닭그네 정권 때 만들어졌던 2015 개정교육과정 당시 만들어진 소위 ‘국정화 한국사 교과서’가 매우 개판이라 제가 여러 번 이에 대한 비판을 했었는데, 올해부터 도입된 2022 개정교육과정의 사회과 검인정 교과서 역시 2015의 것과 거의 비슷하여 교사로서 한국사 전공자로서 진짜 돌아버리겠습니다...ㅠㅠ
이번 67회의 경우에는 지난 66회보다 문제 난이도에 있어서 한두 개를 제외하고는 평이했습니다. 그 외 늘 그랬듯 나오는 사건, 인물 등이 출제되었지만 같은 것이라도 조금 바구려는 노력 정도에는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매번 지겹도록 말씀드리지만, 제가 매 시험마다 문제 해설 파일을 만들면서 문항 분석을 하는데 늘 그렇지만, 기출문제에서 봤었던 문제들이 거의 대부분이지만, 이번에는 그 정도가 심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물론 문제 패턴을 바꾸어 마치 새로운 문제처럼 보이려 열나게 애씁니다만, 본질은 결국 같습니다. 늘 기출문제 해설을 하다 보니까 그렇게도 문제은행이 없나 싶네요. 무슨 토익 시험도 아니고 말입니다.
물론 제가 늘 말씀드리지만, 시험이 계속되는 만큼 매번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형태로 출제하려 애쓴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각 시대별 주요 사건 등 시험에 나올 문제는 반드시 출제된다는 것만은 꼭 알아두시고 중~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꼼꼼하게 읽으라는 말을 해두고 싶습니다. 특히 기출문제라고 해서 완전히 같진 않고 문제 안의 지문이나 참고 자료 등을 새롭게 업데이트하려는 노력이 보이므로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기본적으로 한국사능력시험을 치르기 위해서는 학교에서 배운 한국사 교과서 내용을 기본으로 하되, 제가 추천하고자 하는 것은 박은봉 선생님의 <한국사 편지 1~5> 등 한국사 관련 책들을 여러 번 꼭 읽고 특히 EBS 등과 같은 관련 수험 서적을 꼭 읽어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물론 역사를 지겨워하는 학생들에게 제 말이 쉽지 않을 순 있지만, 처음부터 외워야 한다는 중압감을 갖지 말고 여러 번 소설책을 읽듯 읽어야 자연스레 외워집니다. ‘우공이산(愚公移山)’의 정신이라면 못할 게 없겠지요. 다만, 솔직히 말해서 교과서 내용을 제대로 알고 <한국사 편지 시리즈> 및 최근 기본~심화 기출문제 5회 정도를 제대로 풀었는데 이번 시험에서 60점도 안 된다면 결단코 지적 수준이 의심되거나 역사의 기본 상식이 현저히 떨어진다고 봅니다.
한국사를 전공한 제가 지난 10여 년에 걸쳐 (대학생 및 대학원생 포함)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정말 안타까운 것은 한국사를 정말 싫어하는데, 본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는 일념 하에 겨우 한두 달 만에 본 시험에 합격하려 하는 정신 나간 학생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100% 객관식이라고 해도 어설프게 공부하다가는 60점(3급)도 못 맞고, 특히 어휘력(한자 공부)에 신경 쓰도록 해주세요.
기출문제를 풀고 채점을 한 후 모르는 것들(특히 사진 등)이 있으면 인터넷 등으로 꼭 찾아보십시오. 무척 도움이 되고, 본 교사 또한 그렇게 합니다. 물론 간혹 낯선 문제들이 분명히 있겠지만요! 부디 지금까지의 제 말을 반드시 명심해주시길 다시 한번 바라고 합격자 발표는 11월 3일(금) 10시에 있습니다. 시험을 치르신 분들의 1~3급 합격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