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촌 한 분이 3일간 모든 자기 생활을 제치고
하늘숲속님 장례에 시간을 바치셨다.
만난지 얼마 안되지만 마음을 나눈 사이였기에 그럴 수 있었다.
우리의 만남이 이렇게 깊을 수 있을까?
우리의 우정도 사랑도 사실은 이기심의 벽에 막혀 천박하다.
누가 자기 보다 남을 더 생각할 수 있을까?
죽은 이 앞에서 산자는 모두 죄인이다.
친구를 위해 연인을 위해 목숨은 커녕
얼마간의 시간, 약간의 재물, 작은 배려도 내주기 어려운 연약한 사람들.
이웃이란 말을 함부로 사용하기가 부끄럽다.
하루 늦었지만 서해님 생일 축하하기 위해 여덟명의 이웃이 저녁 식사를 했다.
2년 전만해도 나와 그는 일면식도 없었는데 이제 그는 내 마음과 삶의 깊은 곳에 들어와 있다.
사람 하나를 깊이 알면 하늘 하나가 열린다.
우리는 그의 존재로 인해 기쁨과 위로를 받고 있다.
서로 사랑하면 통하지 않는게 없다. 비난도 허물도 기쁨으로 변한다.
사랑에 빠진 어떤 이가 우리의 화제가 되었다.
사랑의 과정 중에 바치는 헌신적 노력은 낭만인가 기술인가?
순수함이란 무엇인가?
아무튼 우리 모두는 그가 부러웠다.
모든 걸 다 줄 수 있는 마음은 하늘이 주신 거룩한 사랑에서만 나온다.
낮에 양관장, 강산씨와 강화 영화관에서 전도연이 나오는 무뢰한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그냥 그랬다.
할머니 국수집에서 점심을 했다.
내가 자주 가니 나를 알아보고 커피 한잔 할거냐고 할머니가 묻는다.
80 할머니의 구부정한 허리와 주름진 얼굴 환한 미소가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다.
할머니 안아드리며 건강하게 오래 오래 사시라 했다.
양관장의 소개로 합일초등학교 앞에 가망불망(잊어야 할 것도 있고 잊지 말아야 할 것도 있다-채근담)이라는 서점을 낸 청년을 만났다.
중앙대 법대를 나오고 대학원에서 중국학을 배운 31세의 잘생긴 미혼 청년이
돈 버는 일에는 관심이 없고 강화에 인문학 보급을 위해 서점을 낸다고 했다.
우리 몇은 이게 잘될까(수지타산이 맞을까) 걱정이 많았고
심지어 처음부터 문을 닫는게 나을거라는 말까지 했는데
그는 아랑곳 하지 않는다.
이런 젊은이를 보면 젊은 날의 내 모습이 떠올라 가슴이 두근거린다.
어찌하든 우리는 그의 편이며 그를 도울 것이다.
무용을 전공하는 양관장의 딸이 양관장과 이웃사촌에 왔다.
너무 이쁘고 날씬해서 눈이 부셨다.
강화 시골에서 서울의 명문예고를 나와 명문대 무용과에 다니는데
학비를 직접 벌려고 일년간 일본에 가서 아르바이트도 하고
아빠에게 시계를 선물로 사왔는데 양관장은 차마 그걸 차고 다닐 수 없단다.
양관장의 기쁨과 자랑이 딸에게 있다는 말이 과언이 아니었다.
첫댓글 가망불망 서점.....
강화에 이렇게 아릿다운 뜻을 지닌 청년이 서점을 냈다니, 곧 한번 들러봐야겠네요^^
사람 하나를 깊이 알면 하늘 하나가 열린다.
우리는 그의 존재로 인해 기쁨과 위로를 받고 있다.
서로 사랑하면 통하지 않는게 없다. 비난도 허물도 기쁨으로 변한다.
마음에 와 닫는 말인 것 같아서.....^^
마음에 휴양을 하고 덕을 조금이라도 쌓는 것 같아서 홍성환님의 일기를 보고 배웁니다.
감사합니다.
가망불망서점주인청년아직총각이라카네독실한기독교인이라고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