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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산 (八空山 1192.9m)
산행일시 : 2005년 03월 12일(토)
-2005년도 제9차 산행
위 치 : 경북 영천시 청통면, 신녕면, 경산시, 군위군 부계면, 대구광역시,
산행인원 : 23명 (영주시청 백두산악회)
산행코스(거리 및 소요시간 : 약15.8km/8시간30분)
영주출발(06:10) ⇒ 한티(07:50) ⇒ 파계재(08:20) ⇒ 파계봉(08:30) ⇒916봉(09:25) ⇒ 서봉(11:10) ⇒ 동봉(11:50) ⇒ 신령(13:20) ⇒ 능성재(14:20) ⇒ 관봉(15:20) ⇒ 주차장(16:25) ⇒ 영주도착(18:00)
한반도의 척추인 백두대간이 남으로 힘차게 뻗어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는 곳에 우뚝 높이 솟아 병풍처럼 둘러쳐진 팔공산은 옛 부터 우리나라의 명산영악(名山靈岳)으로 손꼽혀 왔다.
옛사람들은 이 산세가 삼존불, 즉 세 부처님의 형상이라 하여 신령스러운 영산으로 믿어왔다.
대구광역시의 북동쪽을 장벽처럼 둘러싸고 있는 팔공산(八空山·1192.9m)은 대구시와 경상북도의 3개 시.군에 걸쳐있으며 웅장한 산세와 기암괴석, 바위절벽을 이룬 능선 그리고 깊은 골짜기와 울창한 수림 등 명산이 갖춰야 할 덕목을 고루 지녔다.
정상인 비로봉(일명 제왕봉)에서 남동쪽으로 동봉(일명 미타봉)을 거쳐 염불봉 - 인봉 - 노적봉 - 관봉(갓바위·850m) 연봉을 뻗고, 서로는 서봉(일명 삼성봉)에서 한티와 가산(901.6m)을 거쳐 칠곡군 가산면 다부리에 내려앉기까지 30㎞가 넘는 길이로 활개를 펼치는 사이 변화무쌍한 산세를 보여준다.
팔공산 능선 대종주 코스는 한티에서 갓 바위까지 이어지는 대구 일원에서는 가장 뛰어난 종주 코스로서 웅장하고 거칠면서도 아름다운 팔공산의 진면목을 고스란히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시작은 한티 고갯마루에서부터 곧바로 능선길을 따른다. 서봉과 동봉을 거쳐 갓 바위라 불리우는 관봉까지 뽑으려면 준족일지라도 10시간 가까이 걸리는 긴 코스로, 해 짧은 겨울철에는 동봉이나 신령재에서 동화사로 내려서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 한다.
한티 출발(07:50)
6시 출발계획이 늦게 도착한 나 때문인가 10여분 늦게 출발하였다.
이른 아침시간 중앙고속도로는 한산하기까지 하다. 다부 IC까지 1시간여, 가산산성길 옆 무수한 음식점과 여관들이 즐비한 동명면 기성리 바재말을 지나 한티 휴게소에 도착하니 7시 40분이다.
인적이라곤 없고 춥다는 예보가 있긴 했지만 바람이 몹시 세차고 차가운데 다행이 아닌가 싶었다.
어제 내린 눈. 비가 시기적으로나 지리적으로 보아 날씨가 포근하면 길이 질퍽이며 미끄러울 것 같아 오히려 날씨가 추워 등산로가 얼어야 산행이 수월할 것 같아서다.
파계재까지 2km라는 표지판을 확인하고 한참을 오르니 헬기장이 나온다. 곧이어 파계재다.
팔공산 산행을 하면서 보니 각지점마다 정상등산로 번호가 매겨져있는데 여기가 끝인 모양이다. 165번
파계봉(991.2m)
파계재에서 파계봉을 향해 오르는데 얼마 오진 않았지만 지금까지 온 길보단 가파르다.
겨울아침의 바람이 얼마나 세찬지 안경 안쪽의 눈알이 얼어붙는 듯 하였다면 과장된 표현일까.
바람으로 인해 등산로 곳곳에 나뭇가지에서 떨어진 상고대가 좋은 풍광을 앗아 간듯해 아쉽다.
파계봉은 삼각점만 있을 뿐 아무 표식이 없으며 등산로 156번만 자리하고 있다.
여기선 조망이 잘 열려있다. 군위군 부계쪽은 멀리까지 보이는데 대구쪽은 희미하며 정상부근은 상고대인가 어제 내린 눈이 붙었는가 온통 하얗게 보인다.
바위틈을 벗어나 내려서니 산행길 처음으로 나무위에 눈이 쌓여 터널을 이룬 경관이 좋은 지점을 통과하는데 역시 그냥 갈 수 있나. 동행한 몇 분이 사진을 찍잔다. 그리고 헬기장을 지난다.
능선을 올라서니 갈림길인데 선두가 왼쪽으로 갔을까 오른쪽으로 갔을까 어느 쪽일까 망설이다 왼쪽길로 방향을 잡았다. 어느 쪽으로 가도 중간에 만나게 될 것이 아닌가.
오른 편으로 신무동 부인사 쪽에서 오르는 길을 만난다. 혹시나 뒤에 오는 팀들을 생각하여 갈림길에서 기다렸더니 윗길로 해서 벌써 앞에 가고 있다.
서봉(삼성봉 1041m)
정상등로는 산 북쪽사면이다. 비로봉(제왕봉 또는 중봉)이 눈앞이다.
바람은 차가워도 햇볕은 어쩔 수가 없는가 보다. 얼어붙은 등산로가 녹기 시작하여 미끄럽다.
오도재인가 수태골쪽에서 오르는 그리고 동봉(미타봉)을 거쳐 하산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팔공산을 두어번 왔어도 동화사를 거쳐 올랐던 곳이 삼성봉이었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동봉(미타봉 1155m) 11:50분
통신, 군사시설로 인해 갈 수 없는 주봉을 왼쪽으로 끼고 돌아가는데 제법 눈이 있는 갈림길에서 이리 갈까 저리 갈까 여기서도 망설이다 흔적이 많은 왼쪽 길을 택하여 길이 만나는 곳에 오니 아뿔사!! “석조약사여래불” 가는 안내판이 서 있는데 거리가 조금 되는 듯하다. 선두를 유지하다 암릉 구간서부터 후미를 지켰더니 앞서 기다리는 분들 생각에 다음을 기약하고 그냥 지나친다. 이곳부터 동봉(미타봉)을 오르는 길은 눈과 얼음으로 많이 미끄러우며 동화사에서 오르는 등산객들로 붐비며 나무계단을 오르니 등산인들의 사실상 정상인 미타봉에는 발디딜 틈이 없다.
많은 사람들로 사진찍기도 만만찮은데 그래도 증명사진을 아니 남길 수 있으랴.
암릉아래 자리잡고 점심이 한창이다. 오늘도 변함없이 1.5ℓ짜리 묵직한 보온병을 꺼내들고 쌀쌀한 겨울 산행에서 나누어 먹는 미역국은 언제나 맛이 있어 좋다. 혼자서는 0.5ℓ면 되지 않을까??
130만화소 초창기 디카도 인기가 있다. 증명사진 찍어달라고 난리다.
염불봉(1121m)
북사면길을 지나며 몇몇 분들은 미끄러운 길을 보고 아이젠 착용을 준비하는데 얼마가지 않아 벗어야할 듯한 번거로움에 그냥 올랐다. 숏 다리로는 오르기 꽤나 힘든 바위오름길을 지나니 또 밧줄을 잡고 올라야 하는 곳이다. 너덜과 같은 바위 위편에서 뒤에 따르고 있을 여직원들 생각에 모두 기다리고 있다. 조금 더 지나니 위험한 코스표지가 있고 정상등산로는 아랫길인데 앞쪽 바위길이 뚜렷해 같이 가자고 했더니 아무도 오질 않는다. 혼자서 겁 없이 바위길로 들었는데 두어길 절벽 바위를 붙들고 아슬아슬하게 왼쪽으로 돌아 올라야 했으며 올라서 보니 늘~느끼는 것이지만 역시 위험한 곳이 경관은 더욱 좋은데 암릉에서 내려다보니 내려가는 일이 장난이 아니네~~
한참을 보고 있었더니 길이 보인다. 4~5m 높이의 절벽바위 중간 중간에 홈을 파 놓았는데 장갑 낀 손으로 안되겠다 싶어 아래로 벗어던지고 실력도 없는 릿지 산행을 경험했다. 여기를 내려서니 미끄럼을 타듯 3~4m를 내려가는 길이 있는데 여기가 히프바위인가?? 그런데로 재미가 괜찮다. 그래도 위험한건 위험하지~~이
신령
내가 원래 하산은 경보가 아니라 뛰는 수준이 아닌가. 신령재에 서니 이정표를 세워 놓았다.
그런데 길이 만만치 않다. 헬기장을 지나 993m봉을 오르며 양지쪽 얼었던 땅이 녹아 진흙탕길이 내리막길에선 어디 한군데 발 놓을 곳이 없을 정도로 질퍽하여 이건 숫제 논과 같다.
멀리서 보이던 팔공컨트리클럽 골프장이 바로 옆인데 골프를 치는 무리들이 간혹 보인다.
골프장이 참으로 멀리까지 올라와 있음을 느낀다.
인봉(印峰 887m) 노적봉
멀리서 보면 도장같이 생겼다고 하여 인봉이라 하며 봉우리가 둥그스럼한 노적가리 같은 노적봉 그리고 사각형 장롱모양의 농바위가 있다 하는데 능성재라고 표시된 너패재를 올라 897.6m봉을 지나며 안내도마다 인봉, 노적봉, 장롱바위의 위치가 틀려 어느 게 어느 것인지 모르고 지나쳤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날씨 탓인가 모두들 물을 포함한 중간식을 별로 하지 않으며 걸은 것 같아 노적봉, 인봉부근 사면에서 일행과 잠시 쉴 것을 권하여 배낭 속 남은 짐을 가볍게 해 줬다. ㅋ~
바위사이 내릭막길을 내려서니 산꼭대기에 낮선 건물이 보이며 맞은편 곧장 뻗은 바위능선은 영험 있는 갓 바위(관봉) 뒷편으로 손에 잡힐 듯 가까이 있는데 산길은 왼편으로 내려서게 해 놓았다. (옛날엔 아마도 이 길로 다녔으리라) 정상등산로 1번을 지난다.
조금 내려가다 보니 종주코스의 마지막으로 장난이 아니다. 5~6m정도 줄을 잡고 올라야 하는 지점에 이르니 지금 시간 이쪽으로 그것도 힘겹게 내려서는 아지메들이 있어 왠지 내가 걱정이다. 인봉에서 선본사로 내려가는 길이 있음인가??
건물을 지나 선본사쪽 오름길을 만나니 그제야 이쪽으로 오를 때 보았던 건물일세~ 원 세상에나..
갓 바위(관봉 852m)
시주를 받기위해 만들었음직한 종교시설물에서 바위틈 물 한바가지 먹고 계단을 오르니 갓 바위 부처 앞인데 시즌이 끝났음인가 자리가 많이도 비어있다. 모두들 무엇을 위함인지 바라는 것이 무언지 저리도 업드려 빌고 있다. 자리가 많으니 나 또한 뜬금없이 삼배를 하고 산 꼭대기 자판기 앞에 커피를 한잔하며 하산 목적지가 이 길인가 저 길인가 갈팡질팡하고 있으려니 이 길이 맞단다.
대구 쪽 집단시설지구 계단 길. 산과 山寺에도 세월의 흐름인가 변화에 대한 순응인가 올 때마다 줄어들던 계단이 지금은 이곳을 처음 왔을 때 보다 30%정도는 없어진 듯하다.
하산 계획서에 있는 중마을은 이쪽 갓 바위 집단시설지구인데 약사암은 이 길이 아니다.
팔공산 안내도와 자료는 모두 각각으로 심지어 주봉은 봉우리 3개의 가운데 있다고 중봉이라 하다가 비로봉으로 굳어진듯 하더니 지금은 일부에서 그것도 아닌 제왕봉이라 하며 어떤 곳에서는 아예 정확한 명칭을 찾지 못한다는 이유로 봉우리 이름을 빼버렸다고도 한다.
우리를 태울 버스는 주차장에 없다. 아마 약사암도 아닌 선본사쪽에 가 있었던 것이 아니었을지.
주차장 한켠의 식당에서 대구 막걸리 맛본다는 게 두어잔에 얼그리한데 영주 막걸리가 도착한다.
술도 못하는 내가 영주막걸리 맛을 어떻게 알겠나마는 그래도 양조장 공장장 자형의 직장을 위해 열심히 영주 막걸리가 좋다고 해야지 않을까
거리와 고도에 비해 힘든 산행길 10시간코스라는데 모두들 준족이다.
9시간이 채 안된 산행으로 오늘을 정리한다.
설악산 서북릉 산행계획이 한계령 쪽에 1m가 넘는 3월의 폭설로 계획이 바뀌긴 해도 결코 설악보다 못지않은 산행으로 오늘을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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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지난 날의 산행들도 우리들이 기억하기 쉬운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 있음은 우리들이 언제나 산을 동경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겠지요. 좋은후기 감사합니다
일케 길어도 읽어주시는 분이 계시는구만요
그때 고생했던게 지금와서 아름다운 추억으로 새롭게 느껴집니다.
설명을 잘해주셔서 눈에보이는듯 하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