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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들] 07
S#1. 영중 방. 그날 오후.
박실장이 엄청난 분량의 비자금 관련 자료들을 보자기에 싸고 영중과 석기가 굳은 표정으로 지켜본다.
S#2. 비서실 앞 데스크.
계장 두 명이 묵직한 보자기 양손에 들고 나간다.
하영, 의아한데, 주희는 프린터에서 스케줄 표들을 뽑아내면서 굳이 안쳐다보는.
영중의 방에서 나오는 영중과 석기,
하영과 주희, 일어선다...목례하는 하영과 주희.
영중, 주희를 힐끗 보고는 험, 헛기침 하며 지나가고 그 뒤 석기, 눈길 안주고 그녀들 앞을 지나친다.
하영, 확 언짢은 기색으로 그들을 보고, 주희, 다시 묵묵히 프린트물 챙길 뿐.
S#3. 동 건물 앞.
영중의 차에 오르는 석기와 영중. 박실장이 자료를 넣어준다.
'비자금 보호, 중단하라' 시민단체 시위대.
석기와 영중, 가면서 힐끗 본다...
S#4. 영중의 차 안.
영중 : 시민단체들 복병이야...
석기 : ...
S#5. 석기 호텔 방.
타미 모니터 뚫어지게 보며 자판 두들기다가 마우스를 조작하는,
S#6. 정호 방.
주희 : (프린트 책상 위에 놓으며) 이번 달 스케줄입니다.
다들 한 장씩 집는다.
이령 : 멀쩡하니까 보긴 좋다.
주희 : (미소) 감사합니다.
기순 : 정말 괜찮습니까?
주희 : 그럼요.
재서 : 내공이 보통 아니네요...
유리 : 그러게요. 그렇게 안 봤는데.
기순 : 그래도 마이 놀랬을 낀데...후배 놈 한의원에 전화 해주까요? 보약 한 재 잘 쫌 지어주라고?
주희 : (웃음) 저금 해 둘게요.
정호 : (안쳐다 본다) 대표 나갔나?
주희 : 네...알렉스도 같이요.
이령 : (스케줄 표를 보며) 모처에 베이스 캠프를 차렸대지?
다들 : ?
정호 : (힐끗)
주희, 목례하고 나가면,
이령 : (스케줄 표 보는 채로) 서포트 다 필요없대. 작전은 단둘이 짜겠다는 거지.
정호 : (역시 스케줄 표 보는채로) 잘 됐네. 애들 할 일 두 많은데.
기순 : 그래도 어째 기분이 영 아니네요.
재서 : 모처가 어딜까요?
이령 : 안가.
기순 : 오, 그래, 청담동 어디라 하는 거 같던데,
유리 : 이 선배 몰라요? 주로 그 동네서 놀잖아.
재서 : 내가 알면 안가가 아니지. (정호와 이령에게) 가보셨어요?
이령, 정호 : (시선 안주고) 아니.
기순 : 선배님들도 모를 정도면, 문제 있네요...그거 법인 명의로 샀을 거 아닙니까.
이령 : 그때그때 용도에 맞게 쓰겠지.
정호 : (자르듯) 이거 얼른 정리하지. 내가 좀 바빠.
이령 : 어.
S#7. 석기 호텔 방.
우울한 랩 음악이 흐르고,
타미, 몹시 지루한듯 깊숙이 기대 앉아 마우스 건성 잡은 채 화면을 보면서 헤드셋 마이크로 통화 중.
한손으로는 의자 팔걸이를 두들기며 건성 박자 맞추는.
타미 : (영어) 대한민국 경찰청 전산 시스템, 생각보다 멋있어...많이 당해봤나봐...실력이 장난 아닌데...
나 까딱하다 들키면 어떻게 해... 그럼 너한테두 귀찮아질텐데...나 이거 안하면 안돼?...
S#8. 안가.
석기 : (전화. 영어) 뭐가 갖구 싶니?...
저만치 박실장이 책상 위에 컴퓨터 설치하는 중. 영중이 곁에서 지켜보며 뭐라뭐라.
석기 : (전화. 영어) 상 줄테니까, 꼭 지워...
S#9. 사이버 수사대.
각자의 컴퓨터 앞에서 모니터 보며 툭툭 주고 받는,
요원1 : 이거 봐봐 이 자식 이거 아주 웃기는데?
요원2 : 아까부터 계속 퍼붓지?
요원1 : 어..이 자식 뭐 하나 깨구 싶은가본데.
요원3 : 일시 폐쇄 하라구 해야하지 않나요?
요원1 : 아니, 놔둬 봐...이 자식 뭔짓 하나보게...
S#10. 송현 재서들 방. 오후.
하영이 유리에게 뚱하니 자료를 건네준다.
하영 : 자료요.
유리 : 고마워요. (받으며) 우울한가봐요? 애인이 바쁘셔서?
하영 : 그런 질문 실례 아니예요?
유리 : 관심과 애정이예요. 같은 여자로서. (자료를 한 장씩 넘긴다)
하영 : (놀려먹기로 한다, 덤덤한 척) 유방 확대술 관련 소송이 생각보다 많네요... 돌팔이두 많구...
유리 : 그러게요. 공부할게 많아 걱정이예요, 처음이라 긴장두 되구.
하영 : 그냥 믿구 맡기세요. 어차피 수술은 의사가 하는 거잖아요.
유리 : ???
하영 : 이번 여름 휴가는 비너스 성형외가에서 보내시겠네요?
유리 : (얼껄에) 그, 그걸 어떻게 알았, (하다가 선다) 양하영씨.
기순이 들어와 두 여자 분위기에 의아한.
하영 : 겁내지 말구 편하게 하세요. 별루 큰 수술두 아닌데.
유리 : 이거 봐요, 하영씨!
하영, 나간다.
유리 : (털썩 앉아 이마를 짚는데)
기순 : (살피는) 수술?...
유리 : 소송!
S#11. 동 복도.
하영, 시무룩 간다.
하영 소리 : 괜히 그랬나?...기분 전환두 안되는 걸...
재서가 온다.
재서 : (은밀히) 파티 안갈래요? 끝장 파티?
하영 : 바빠요.
재서 : (쩝)
S#12. 갱의실 퇴근 시각.
시무룩한 하영, 가방에 이것저것 넣으며 주희와 함께 퇴근 준비하고, 은애, 민지는 나가는 참이다.
은애 : (주희에게) 언니, 당분간 건강에 신경쓰세요.
민지 : 네...온 몸의 기가 그냥 다 빠져나갔을 거 같애요.
주희 : (미소) 뭘 그럴라구...
민지 : 어우 아니래요. 십년 감수라는 말이요,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진짜루 수명이 10년 줄어든대요. 세포가 한꺼번에 다 죽어가지구.
하영 : (벌컥 자른다) 괜찮대잖니.
은애, 민지 : (엉?)
주희 : (얘가 왜 이래?)
하영 : (쯧) 갈 거면 얼른 가든가.
은애, 민지 : 네...
주희 : 내일 봐. (어이없다는 듯 웃음) 왜 그래...
하영 : (본다) 너야말루 왜 그러는데?
주희 : 내가 뭘...
하영 : 너 나와서, 고마워, 딱 한마디 하구는 죽은 듯이 자더니, 오늘 지금 이 시간까지, 속마음 요만큼두 안 내보여.
그렇게 멀쩡한 얼굴루 웃구 있는 거, 내 눈에 어떻게 보이는지 알어? '니들은 모른다. 아무하구두 내 고통 나누구 싶지않다'
그렇게 말하는 거 같애.
주희 : 이왕 관두지 않구 계속 다닐 거, 엄살 피우면 웃기잖아...
하영 : (쯧, 외면...수그러드는) 집으루 갈 거야?
주희 : 할 얘기 더 있구나?...
하영 : (골난 듯이) 나 다 알아버렸어...
주희 : ?
하영 : 너, 알렉스랑 무지 좋아하는 사이였다매.
주희 : (아연...)
하영 : 서변이랑 알렉스랑 둘이 싸우면서 얘기하는거 다 들었다...
주희 : (멍...)
하영 : (본다) 저 사람 처음 나타났을 떄, 왜 나한테 말 안했어?...
주희 : (침착하기로 한다...가방을 집어들고는) 무시하고 싶었어...
하영 : (물끄럼...)
주희 : 미안하다...
하영 : 이건 정말 말두 아니다..나, 정말, 그런 니 앞에서 알렉스랑 어쩌구 저쩌구 떠든 걸 생각하면...
주희 : (얼핏 외면...) 그래두 어쨌거나 니가 그 사람이랑 친한 덕에 내가 도움 받았어...나 괴롭히지 말라구 겁줬대며...
하영 : (자조) 그래..그거 그나마 다행이다...
주희 : (얼핏 미소) 그 사람두 알어? 니가 안다는 걸?
하영 : (벌컥) 내가 그런 걸 어떻게 감추니? 당장 들이댔지! 김주희 버린 덕에 얻은게 뭐냐구...
주희 : ...나 먼저 나갈게. (돌아서고)
하영 : (등에 대고) 그랬더니, 아직 계산 안해서 모르겠대.
주희 : 천천히 나와. 나 약속이 있어.
주희 나간다.
하영 : 얘...
털썩 주저앉으며 울상.
S#13. 이태리 식당. 낮
주희, 전화기 쥔 손...잠시 생각하다가 전화를 열려는데,
혜수 : 늦었지 미안해...
주희 : (선다) 안녕하셨어요.
혜수 : (애써 침착...) 좀 앉을까?
주희 : (잠깐 웃어보이고는) 만나주셔서 고맙습니다.
혜수 : 사실은 내가 고마워...나 너무 이상한 짓 했잖아, 주희씨한테...그거 진작에 사과해야했어.
주희 : 그거는,
혜수 : (자른다) 또 이번 일 위로두 해주구 싶었거든..
주희 : (조금 웃음) 뭐...(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떠오르는)
S#14. 회상. 정호 호텔 방.
주희를 뜯고 때리고 발로 차는 혜수.
S#15. 현재. 식당
주희 : (애써 담담한...)
혜수 : 얘기할래?...나한테 묻구 싶은 게 뭔지 궁금해...
주희 : 네..(본다) 저희 부모님 주변에 사람이 참 많다구 생각했는데, 막상 돌아가시구 나서 보니까, 저하구 별로 상관이 없었어요..
혜수 : (얼핏 시선 피하는)
주희 : 그래서 전화를 드리게 됐어요...이젠 저 좀 알아야겠어서요...
혜수 : (듣기만)
주희 : 5년전에, 저희 부모님 장례식에 오셨을 때,
혜수 : (눈빛 흔들리면서도) 어...그,그때, 주희씬 빈소에 없었어...그래서 조문을 제대로 못했지...
병원 아가씨한테 부의만 전하구...근데 왜?
주희 : 그떄, 제 남자친구가 거기 같이 있었을텐데, 혹시 기억하세요?....
혜수 : 어..(짐짓 기억을 떠올리는 듯)
주희 : (본다...)
혜수 : 자, 잘 모르겠어. 실은 그떄 나두 워낙 많이 놀라서 누굴 봤는지, 누가 왔는지 기억이 나네?
주희 : 어떻게 아는 사이셨어요, 저희 부모님하구.
혜수 : 응? (냉랭히 돌변) 존경하구 좋아하긴 했지만, 이것저것 다 알만큼 개인적인 사이는 아니었어.
주희 : (본다...불안해 하는구나...)
혜수 : 난 그때 그저 니네 두 자매가 안됐어서 호의를 베풀었던 것뿐이야. 지난번 내가 널 오해하구 심하게 굴었던 건
정말 부끄럽구 미안해. 하지만 그렇다구 내가 너한테 뭔가, (하다가, 이건 아니다 싶어 외면)
주희 : ...언짢으셨다면 죄송합니다.
혜수 : (마구 끄덕이며) 그래..별 도움이 못되서 미안하다...
주희 : (물끄러미 보는)
S#16. 경찰서 민원실
주희 : (으아) 없다뇨? ...교통사고 기록은 한 5년 정도 보관하지 않나요?
경장 : 네 그렇긴 한데요, 합의처리 된거죠?
주희 : 네, 그건 그런데.
경장 : 그러면 좀 일찍 폐기하기두 합니다.
주희 : (멍...)
S#17. 호식 검찰청 부근 까페. 낮.
호식과 정호.
정호 : 신원조회 말구, 경찰청 전체 데이터 베이스 한번 봐 줘...
호식 : 신원조회에 안나오는 건 경미한거야...굳이 뒤질 필요있어?
정호 : 해 줘...
호식 : 곤란해..전직 검찰 직원이 개인 정보 빼내가지구 사기쳐먹은 거 터졌잖아.
정호 : 그럼 내가 하리? 확실한 사안두 없으면서? 나 이럴 떄 진짜 후회된다. 뭐가 궁금해두 이건 조사권이 있나, 수사권이 있나,
돌아버리겠어.
호식 : 대신 돈 많이 벌잖아.
정호 : 내가?
호식 : (본다) 너두 이제 진정한 변호사가 돼야지...너 심정적으루는 아직 검사 아냐...그래가지구 어떻게 서비스를 해?
정호 : 해줘...임마
호식 : 어떡할려구...거래 끝났대며...
정호 : 김주희가 걱정돼서 그래...민간인이 혼자 뭘 알아보기가 쉽냐...
호식 : (본다....)
S#18. 안가 건물 외경. 밤.
불켜진 창문들
그 중에 하나, 안에서 석기와 영중이 방 한가운데 놓인 책상에 마주 앉아 뭔가 긴박하게 얘기 나누는 모습.
책상 위에는 데스크 탑 컴퓨터, 석기의 노트북, 자료 잔뜩.
S#19. 안가 문 앞. 밤.
비밀번호 누르는 손. 에러신호.
하영, 급히 핸드백에서 열쇠 꺼내 맞춰보지만 역시 안 열린다...어떻게 된거지?...
영중 소리 : 오, 양군...
하영 : (화들짝 놀라는)
S#21. 동안.
현관 어귀 비디오 폰 화면 속 하영의 놀란 얼굴.
영중 : (비디오 폰 수화기에 대고) 이거 미안하게 됐구만...이 집의 용도가 달라졌어요...
저만치 자료가 잔뜩 널린 테이블 앞의 석기, 노트북을 볼 뿐이다.
S#21. 동앞
하영 : (허!...) 그래서 열쇠를 바꾸셨어요?...(기가 막히고 약이 오르는) 그,그거, 실수 하셨어요...
S#22. 동 건물 앞. 밤.
하영이 씩씩 거리며 나온다.
하영 : 재수없는 영감탱이, 가만 두나봐라.
외제차가 하영의 옆을 지나가다 후진해서 돌아온다.
마구 가다가 멈칫 서는 하영
하영 : (동시에 차와 다은을 일별)
재서 : (엄청 반갑다는 듯) 하영씨가 여긴 어쩐 일예요?
하영 : (억지 웃음) 어어, 저기, 친구가 이 근처에 살아서요.
재서 : 오오, 그게 약속이었어요?
하영 : 이변, 아니 재서씨는 이근처에 왠일이세요?
재서 : 나는 파티가는 길이지 얘기했잖아요. 파티있다구
하영 : 그쪽
재서 : 삼십대 예비군.
하영 : 오오,
재서 : 같이 못가서 유감이네.
하영 : 오호 왠 유감 난 무감. 가서 재미있게 노세요.
재서 : 나야 당연히 재미있게 놀지요. 근데 참 이상한 사람이네.
하영 : 예?
재서 : 그렇잖아요. 이 어중간한 시간에 여자 혼자 가게 냅두구, 바쁜거야? 나쁜거야?
하영 : 허허 소설을 쓰시네요.
다은 : 오빠 빨리가자
하영 : 예비군 기다리시네요 가보세요.
재서 : 그러니까, 수고해요
하영 : 예
재서 차를 타고 손을 흔들며 떠난다.
하영 : (한숨)
S#23. 주희 집 거실.
거울 앞 세희, 보자기를 두르고, 신문지 넓게 편 위에 앉아 있다.
주희가 가위, 빗 따위를 번갈아 대며 세희 머리 자른다. 둘, 아무일 없었던 듯 무심한 듯 웃지도 않고 주고받는.
세희 : 한 번 멋있게 짤라봐. 너무 이쁘게는 말구. 남자들 꼬여들면 귀찮아.
주희 : 더 기른다더니 무슨 맘이야?
세희 : 내 맘.
주희 : 너 전에, 남자친구 바뀔 때마다 머리 바꿨어.
세희 : 실은 머리 모양이 아니라 머릿속을 바꾸구 싶어.
주희 : (손 멈추고 거울 속으로 세희를 보는..)
세희 : 언니 이번에 그런 일 당하는 거 보면서, 나 인제 벗어나구 싶어졌어...
주희 : ...무슨 소리야?...
세희 : 다 내 잘못인 거 알면, 받아들여야 되는데, 맘 속에서 자꾸 이건 아니라구 하는 거, 그거 정말 힘들었거든...
주희 : ...
세희 : 아닌데 괜찮은 척 하는거, 다 달게 받는 척 하는거, 이나마 감사한척 하는 거, 정말 힘들어. 장난 아냐.
주희 : 알아...
세희 : 나 그 사람한테 묻구 싶어. 내가 정말 그랬냐구. 내가 정말 지나가는 사람 두명에 엄마 아빠 다 죽여놓구.
주희 : (등 뒤에서 세희 어꺠를 안는다) 알게 될 거야...알아 질 거야...
세희 : (고개를 기댄다) 정말 묻구 싶어...
주희 : (안은채...)
S#24. 정호 서재. 밤.
정호. 의자에 앉아있다.
S#25. 침실
혜수, 모로 누워 뜬 눈...
정호 문을 물끄럼 보다가 노크한다...
정호 : 혜수야
대꾸 없자 또 노크..
정호 : 혜수야
혜수, 모로 누워 뜬 눈...
S#26. 안가. 밤.
영중과 석기, 나직하고 긴박하게 얘기 주고 받는.
석기 : 사실 심리 과정에서부터 저 쪽의 이슈를 선점해야 합니다. 검찰에 공을 일부 넘긴다는 전략으루 가죠.
수사권 발동하라구 먼저 요구하는 겁니다.
영중 : 그게 좀 걸리네...
석기 : (본다)
영중 : 물밑 작업을 하긴 했지만, 요즘 그 쪽이 아주 예민하거든?..
이걸루 입지를 회복하겠다 작정하구, 제대로 칼을 뺄 수도 있지 않나..
석기 : (노트북 마우스 움직인다)
영중 : ?
석기 : (영중 앞으로 돌려보인다)
영중 : (들여다본다...)
잠시 후, 석기. 서성거리며 술을 홀짝이고,
영중 : (화면 속의 장부를 보며) 서변이 그동안 혼자서 일 많이 했구만...회계조작 증거까지 틀어쥐구 있을 줄을 몰랐어...
상대측이 히든카드루 잡구 있는 게 바로 이건데...
석기 : 그걸 역으로 이용하는 겁니다. 검찰 개입시키자구 충분히 큰 소리 칠수 있어요.
영중 : 좋구만. 그쪽 입장을 살려줄 수 있다는 게...(본다) 여론만 비껴가 주면.
석기의 전화벨. 둘 다 얼핏 본다. 석기, 전화기 집으며.
석기 : 운에 맡겨야죠. (전화) 네... (미간 좁히는) 여보세요?....
영중 : ?
석기 : (저 쪽으로 가면서) 무슨 일이지?...
S#27. 주희 거실. 밤.
주희 : (전화)...바쁜데 미안한데, 간단히 얘기할게...우리 차 사고 났을 떄, 나 대신 뒷수습 해준거, 정말 고마워.
쉬운 일 아니었다는 거 알아. 그렇게 다 잘 처리해주구 떠났는데, 한가지가 빠졌어...
S#28. 안가.
석기 : 무슨 소리지?...
S#29. 주희 거실.
주희 : 합의서, 나한테 안 준 거 맞지? 그거 누구한테 있어?...
S#30. 안가.
석기 : ...사실은 사실로 인정해야지?...그게 젤 안전한 거야... (전화 끊는다)
S#31. 주희 거실.
주희, 전화기 든 채, 눈 앞을 쏘아보며 앉아 있는데,
세희 : 뭐래?
주희 : (멈칫, 돌아보면)
세희 : (머리 짧게 잘라 앳되고 귀여운 모습. 문 틈으로 내다보며) 없대?...
주희 : (애써 웃음) 머리, 볼수록 괜찮네?....
세희 : (본다...) 버렸대?...
주희 : (외면. 눈 앞을 지그시 쏘아보는) 내가 다 알아다 줄게...걱정 하지 마..
세희 : (본다...)
S#32. 안가.
석기 : (전화 건다) 난데, 서둘러야 돼. 흔적없이 지워.
S#33. 어느 지하실
권혁중 들어와 박스에서 돈뭉치를 가방에 챙긴다.
S#34. 한적한 도로
권혁중이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하고 있다.
휴게소에 주차되어 있는 차 트렁크에 가방을 넣는다.
S#35. 지하 나이트 클럽.
한쌍의 남녀가 영업중인 클럽에 가방을 들고 들어와 테이블에 앉는다.
S#33. 동 건물 지하 나이트 클럽
배전함에 폭탄을 설치하는 남자
남자 돌아와 테이블에 가방을 두고 같이온 여자와 함께 나간다.
S#34. 동 건물 앞.
2인조 남 차안에서 리모콘 누른다.
두고온 가방에서 독가스가 나온다.
S#35. 동 건물 배전함.
소형 폭양이 터지고,
S#37. 동 홀.
흑암 중 아수라장. 기침하며 엉금엉금 기고, 토하다 쓰러지는 등.
S#38. 밤 거리.
달리는 2인조 일당의 승용차.
S#39. 나이트 클럽 건물 앞.
사람들이 기침과 구역질을 하며 엉금엉금 기며 나오고, 그 모습을 지켜보는 권혁중 어디론가 전화를 건다.
권혁중 : 일주일만 계속 때려줘. 잔금은 그때 준다.
S#40. 서울 시내 전경. 다음 날 아침 출근 시각.
앵커 소리 : 아비규환, 공포와 충격, 모두가 말을 잃었습니다. 끔찍한 악몽입니다.
10여 년 전, 전 세계를 놀라게 했던 도쿄 지하철 독가스 살포 사건이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재현됐습니다.
S#41. 지하철 신물 가판대.
신문 집어드는 손들. 커다란 활자. '살려 줘, 숨막혀...지옥도 방불' '독가스의 습격'
앵커 소리 : 어젯밤 열한시 30분 경, 강남구 양재돌에 있는 아라비안 나이트 클럽에
맹독성 물질인 사린 용액이 살포되는 충격적인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S#66. 지하철 안.
천장에 달린 텔레비전 화면 속, 사고 직후의 클럽 앞 장면, 경찰차, 소방차, 119 구급차, 병원 구급차 등 서 있고
줄줄이 들것을 들고 나오는 구급요원들.
사람들이 펼친 신문 속에도 사진과 기사.
주희는 물끄러미 딴 생각
앵커 소리 : 자세한 소식 차승재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남)소리 : 지옥이 따로 없었습니다. 범인들이 놓고 간 가방에서 쏟아져 나온 사린 용액이 기화되면서 뿜어내는 맹독 가스는
순식간에 나이트 클럽안에 퍼졌습니다. 손님들은 미처 빠져나갈 틈이 없었습니다. 용액살포 직후
현장을 빠져 나간 범인들은 건물 전체의 전원을 차단해 혼란을 가중시켰습니다. DBC 뉴스 차승재입니다.
S#42. 갱의실
뉴스 소리 계속 되는 가운데 은애, 민지, 하영과 주희가 옷매무새를 만지는 등 근무준비.
은애 : 조폭 조직이 시킨 거래요.
민지 : 아니래. 퇴폐 풍조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라구.
하영 : (무표정) 한 마디루 미친놈들이야.
S#43. 송현, 정호 방.
정호와 이령이 팔짱끼고 앉아 거치대에 세워진 핸드폰으로 위성 수신 뉴스를 보고있다.
화면속 검문하는 경찰들. 유흥업소 건물 앞에 배치된 경찰들....
주희가 들어와 커피를 내려놓는다.
기자 소리 : 아무런 단서도 잡히지 않은 가운데, 범인은 오늘 아침 여덟시 경 경찰에 전화를 걸어,
앞으로도 계속 독가스를 무차별 살포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경찰은 후속 범행을 막기 위해 비상근무령을 발동하고, 전지역 검문 검색을 강화하는 한편,
정호, 핸드폰 끄고 거치대 떼낸다.
정호 : 어제 저기 안갔지?
주희 : (나가려다 말고 멋쩍은 웃음) 네.
정호 : 별 일 없었지?
주희 : 그럼요...
이령 : 서변이 온통 주희씨 걱정이야. 조심 해.
주희 : 네.
주희, 나가고, 둘, 커피 마시며.
이령 : 나, 참, 사제 독가스라니...한참 시끄럽겠어.
정호 : 이걸루 한동안 도배를 하겠구만...
이령 : 정우석 공판은 슬쩍 묻혀 지나갈 거구...저급한 상상이지만, 고대표랑 윤석기, 지금 화장실 가서 웃지 않을까?
정호 : 표정관리 좀 하겠지...
이령 : 난 오늘 스케줄 취소했어.
정호 : 법원에 갈 거야?
이령 : 서정호 필살기 어떻게 써먹나 봐야지..안갈래?
정호 : 못 가. 바빠.
이령 : (본다) 윤석기 뒷조사 부탁했대매?
정호 : 어...
이령 : 손을 뗀 게 아니네.
정호 : 윤석기 개인에 대해서야.
이령 : 그거나 그거나지. 윤석기는 정우석 비자금 관리팀 선발대구, 자료파일 도난사건의 배후야.
정호 : 그것뿐이길 바래...
이령 : (뭐?)
정호 : 나두 실은 겁나...그 자식한테 그 이상 뭐가 있을까봐....
이령 : (본다...) 그 이상이라니...
S#44. 동 재서들 방.
방금 출근한 재서, 유리, 기순.
기순 : 다들 무사했구마.
유리 : 이중에 거기 있을 만한 사람은 이 선배뿐이죠.
재서 : 에이, 안전한 데서 놀아야지...
유리 : 조심해요. 다음엔 이 선배 잘 다니는 멤버쉽 클럽일 수두 있어요.
재서 : (펄쩍) 무슨, 불길하게.
기순 : 대상이 명확치 않다는 기, 그기 더 겁나는 기다.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독극물을 쏘아된다는 기,
재서 : 뭐래요 도대체? 무슨 극렬단첸가?
유리 : 추측만 무성한가봐.
하영이 커피 포트와 잔 세 개 얹힌 쟁반을 들고 들어온다.
재서 : (반색) 오..하영씨, 무사했네요?
기순 : 안녕합니까?
하영 : (시큰둥) 염려 덕분에요.
유리 : 반가워요. 뉴스 듣는 순간 하영씨 걱정했는데, 그 중에 있을까봐
하영 : 고마워요.
하영, 포트와 잔 세개 내려놓는다.
하영 : 각자 따라 드세요.
다들 : (응?)
S#45. 석기 호텔 방.
타미 : (바쁘게 자판을 두드리며) 떙스 어 랏, 땡큐 베리베리 마치, 갓 블레스유...
S#46. 사이버 수사대.
요원1 : (마우스 조작하면서 긴박) 자식아 아직 좋아하지 마라.
요원2 : 영장 올려.
요원3 : (선다) 네,
요원1 : 위치 확인, 크랙킹 파일 복사했지?
요원3 : 네.
S#47. 석기 호텔 방
타미 : (전화..영어) 나 성공했어...깨끗해. 그것만 오려냈어...인제 상 줄거야? 세희 보러 가두 왜?
S#48. 안가 오전.
석기 : (영어) 물론...얼마든지...나한테 다 보고만 해준다면...정말 수고했어. 잘 한번 친해봐.. (끊는)
영중 : (신문을 접어 놓으며) 이거 제법 오래 끌겠구만. 가지.
석기 : (시선 얼핏 창밖을 향하는)
영중 : (힐끗. 알고 있었군) 어째 긴장되는데, 한번 멋지게 해보자구.
S#49. 석기 호텔 방.
타미, 거울 앞에서 옷차림을 매만진다.
S#50. 통 로비.
타미가 들뜬 표정으로 지나가고,
사이버 수사대 요원1, 2과 마주선 프론트 여직원 지영(5부에서 정호에게서 명함 받은)이 놀라는 모습이 보인다.
타미 나가고,
요원1 : (신분증을 보이며) 노지영씨 해킹한 적 있지요.
지영 : 제, 제가요?
요원1 : 뜻밖이네요. 여자분이라는 게.
지영 : (고개 젓는) 저, 저 그런 거 몰라요.
요원2 : 아이피, 아이디, 다 확인 됐습니다. (영장을 보이는) 같이 가주시죠.
지영 : (당혹스레 부르는) 지배인님!
S#51. 주희 집 거실. 낮.
전화가 온다.
세희 : 여보세요
타미 : 세희, 나 토미야
세희 : 왜 전화했어?
타미 : 나 지금 너네집 앞이거든 창문 좀 열어볼래
세희 : (미소 짓는다)
타미, 각색의 화초가 가득 담긴 스티로폼 상자를 한쪽 어깨에 얹고,
한손에는 커다란 비닐 봉지(플라스틱 빈 화분 여러개와 꽃삽 따위 들어있는)를 들고 서서 히죽 웃고있다.
타미 : 놀랐어. 세희가 아닌가, 다른 사람인가,
세희 : 왜 맘대루 돌아다녀?....안 짤렸어?...
타미 : 어...일을 잘 해서...그래서 너 보러 매일 올 수두 있어.
세희 : (짐짓 웃어주는) 근데 어떡하지? 나두 너 보는 거 별루구, 언니는 더 할텐데?
타미 : (실망스런 표정) 그럼 나 말구 꽃만 봐.
세희 : 그 말은 무척 맘에 들지만, 미안하다...그냥 가 줘...
타미 : 너랑 사귀구 싶은데?
세희 : 그건 어렵지. 내가 아무리 남자를 오래 참았어두, 이건 별루 좋은 인연이 아니거든?
타미, 손에 든 것들 내려놓는다. 비닐 봉다리에서 화분들 꺼낸다.
세희 : 내 말 못 알아 들었니?
타미 : 아 덥다. 물 좀 갔다 줄래.
세희 물을 가지러 간다.
스티로폼 상자에 가득한 꽃들을 화분에 하나씩 옮겨 심는 타미. 손으로 흙을 퍼서 화초 포기 사이를 채우고 눌러가면서.
노래 흥얼흥얼.
세희 : 윤석기씨가 우리 감시하래든?
타미 : 그건 모르겠구, 아무튼 허락했어.
세희 : 허락?...자기가 뭔데?
타미 : 너무 미워 하지마. 석기두 마음이 가려워.
세희 : (못알아 들었다) 머라구?
타미 : (본다) 마음이 힘들구 아프다구.
세희 : 괴롭다구? 언니땜에?
타미 : 어, 맞아. 괴로워. 알렉스가 니 언니 때문에.
세희 : (새삼 기가 막혀) 왜?
타미 : 아직 주희를 사랑하나봐.
세희 : 뭐?....
타미 : (세희에게 다가가며 영어로 잽 하듯이) 그는 그녀를 버렸지만, 그는 그녀를 떠났지만,
잊었다고 지웠다고 다짐하며 살았지만 그건 거짓말. 그건 거짓말.
세희 : (소리 낮추어) 너 나한테 사기쳐? 나한테 그 말 믿으라는 거야? 그 사람이 언니한테 어떻게 했는지 다 봤으면서,
다 알면서 그런 소릴 그렇게 쉽게 할 수가 있어?
타미 : 아냐...나 냄새 잘 맡아..사랑하는 냄새는 더 잘 맡아...
세희 : (곁에 놓인 바가지 집어 난간 틈으로 쏟는 시늉) 이거 뿌린다?
타미 : 어? (히죽) 쏟아 줘. 손 좀 씻게.
세희 : (왈칵 붓는)
타미 : (물벼락에 흡...) 아 시원해~
세희 : (쏘아보는)
타미 : (손등으로 얼굴의 물을 훔쳐내며) 니 화분 줘.
세희 : 왜!
타미 : 여기 같이 놔두구 꽃 피게 해주꼐. 물도 매일 주구. 벌레두 잡아주구,
세희 : 가! 다시는 오지 마!
S#52. 검찰 앞 벤취
마주 앉은 정호와 호식, 호식에게서 봉투를 건네받은 정호, 급히 내용물 꺼낸다.
호식 : 우리 직원이, 시스템 보안 문제 때문에 시간 좀 걸렸다구 투덜 대더라.
정호 : (언직 사항 눈으로 훑는) 밥 한번 사주께.
호식 : 별 게 없어...김주희 김세희 대리인으루 합의서에 서명한 교통 사고 한 껀이 전부야...
정호, 찬찬히 보며 넘긴다. 피해자 권혁중의 인적 사항과 주민증 사본 등...그러나 지나친다.
정호 : (두어 장 넘기고 앞장 다시 보다가 멈칫)
호식 : 왜...그건 이미 아는 거잖아...
정호 : (시선 고정)
사고 일시 2000년 12월00일, 사고 위치 강남구 우면동 00아파트 앞길
호식 : 왜?
정호 : (어이없다는 듯 쓴웃음) 내가 전에 살던 동네야...
S#53. 남부지방법원 법정. 그날 오후.
피고인석의 석기, 여유있는 표정. 옆에는 영중.
방청석 꽉 차 있다. 그 중에 고참 변호사들, 이령과 재서, 유리, 기준...
재서는 정신없이 머리를 이리저리 박으며 졸고, 유리는 자료를 들춰보는 간간이 몹시 미운 표시를 한다.
부장판사가 원고측 변호인에게 질문하고, 배석 판사들이 끊임없이 자료 들춰가며 듣는다.
부장판사 : 원고측이 피고 정우석씨에게 반환을 요구한 삼백억원의 내역을 확인하겠습니다. 1999년 7월, 정우석씨가 멕시코에
정원물산 현지 법인 설립자금으로 사용한 돈 72억원과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말리부 해안의 별장 구입 대금 30억,
그리고 97년 11월 양도성 예금 증서 매매 대금 2백 팔억, 맞습니까?
원고측 변호인 : 네.
판사 : 피고측 반론하세요.
다들 영중을 주목하고, 영중 변론서 챙기며 안경을 고쳐쓰는, 석기.
재서, 졸며 유리를 향해 고개 푹 꺾다가 황황히 눈뜨는.
영중, 읽기 시작한다.
영중 : 증권거래법 제2007조의 2, 제 1항 단서 및 제 2항에서 규정하는 '위반 행위로 얻은 이익'이란, 거기에 함꼐 규정되어 있는데
'소신액'에 반대 되는 개념으로서 당해 위반행위로 인하여 행위지가 얻은 이윤, 즉 그 거래로 인한 총 수입에서,
그 거래를 위한 총 비용을 공제한 차액을 말하는 바, 그 행위로 인한 이익 발생 여부가 위법성을 결정합니다.
이에 따라 본 변호인은, 먼저 그 점을 투명하게 밝히기 위해서, 본 소송과는 별도로, 검찰에 수사를 요청합니다.
원고측 : (뭐?...)
판사들 : (역시 뜻밖이라는)
원고석, 방청석, 술러인다. 정호, 허, 외면하고, 이령과 재서들 놀란.
미소 짓는 석기, 자리에 앉는 영중에게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는.
S#54. 일식당. 방. 밤.
왁짜한 웃음 소리 터진다. 취흥 도도한 축하 분위기.
석기와 영중, 고참 변호사 두어명.
고참1 : 당신 정말 운이 여리누만. 초반 제압에, 여론 비껴줘.
영중 : 아이 그거 다 내 운인가 이친구 운이지.
석기 : (고개 좀 숙여보이는)
고참2 : 무혐의 떨어지면 크게 한턱 내. 이 정도로는 안되구, 저기 스코틀랜드 골프여행 한번 쏴 보라구.
영중 : 이 양반아, 너무 바라면 동티나...나 얼마나 소박한가. 그저 수사 중지, 참고인 불출석으로 인한 수사중단.
그 정도로 만족해요...(석기에게) 안그래?
다들 새삼 으허허허 웃는데,
석기 : 송구스럽지만 저 먼저 일어나겠습니다.
다들 : 왜?
석기 : 오늘 공판 복기를 좀 해야하구요, 또,
영중: 복기할 거 뭐 있나. 그 동안 이래저래 쌓인 거 확 풀어.
솔직히 우리 꼰대들하구 노는 거 재미 없잖아. 자넨 한창 나이 아닌가. 허허허허...
석기 : (짐짓 웃어주는)
S#55. 단란 주점. 방.
이령은 전화 중. 재서는 안주를 나누어 담아주고, 기순은 리모콘으로 반주기 채널 마구 돌리고 유리는 화면을 본다.
여기저기 뉴스 화면들.
이령 : (전화) 안됐다. 아까운 순간을 놓쳤어. 검찰 쪽으루 토스하는 그 장면 봤으면, 아마 당신 피를 토했을걸?...
웬만하면 나오지? 위로 받구 싶지 않어? 다들 기다리는데.
S#56. 송현 정호 방.
정호 : (전화) 니들끼리 해.
책상 위에는 사고 기록 현장 도면 등.
S#57. 술집.
이령 : (전화) 퍽두 잘 났다! (끊으며) 술 줘.
재서 : 여기,
기순 : (리모콘 끄면서) 오늘 공판 얘기는 나오지도 않네요. 신문에도 딱 화투장 크기만큼 구색으로 실렸던데.
이령 : 지금 그게 문제겠어? 독가스가 언제 또 퍼질지 모르는데?
재서 : 윤석기랑 대표님이 운이 좋은거죠?
이령 : 그렇다구 봐야지.
유리 : (이령에게) 도대체 뭘 믿구 검찰에 떠넘긴거죠?
재서 : 수사 못 할 거 믿구.
기순 : 하면 우짤라꼬.
유리 : 그러게. 요즘 특히 뭔가 보여주구 싶어하잖아.
이령 : 그럴라구 뎀볐다 깃털만 뽑다 만 게 한 두번이냐...
기순 : 지금은 상황이 좀 다르지 않습니까. 확실하게 거듭난 걸 보여주겠다, 하면서 제대로 할 수도 있지요.
이령 : 거듭같은 소리 한다. 차라리 엄마 뱃속에 다시 들어갔다 나오라구 해.
유리, 기순 : ???
재서 : 그게 삼백원이 아니라 삼천원이래.
기순, 유리(동시에) : 엉? 네?
재서 : 어제 파티에서 들은 얘기야.
유리 : 화류계 소문을 어떻게 믿어?
재서 : 어허 사교계.
기순 : 화류계든 사교계든 그 쪽이 정보는 젤 빠삭하지만, 그래도 너무 크네.
재서 : 그러니까 못 건드리지...그게, 얼마나 유서 깊은 돈인가 하면, (변사 흉내) 오유리가 유치원에서 율동 배우던 시절부터
아니 선배가 청운의 꿈을 안고 중학교 들어가던
기순 : (자르는) 카마...그때 돈이라 말이가.
재서 : 그렇지.
기순 : (고개 저으며) 와...대단하네...그 정도면 뭉칫돈으로 돌아댕기면서 증권, 아파트, 뭐,뭐, 다 뒤흔들고도 남겠구마....
재서 : 원금이 그 정도니까 아마 지금은 더 커졌겠지?
유리 : (이쪽 저쪽 본다)
재서 : 몰라두 이렇게 몰라요, 부지런하게 사교 좀 해봐 나처럼.
이령 : (술잔든다) 막강 포스! 삼천원을 위하여!
기순, 재서 : (든다) 위하여!
유리 : (얼걸에 술잔 드는)
S#58. 송현, 정호 방.
정호, 책상 위에서 볼펜 두 자루로 사고 당시 상황 시뮬렌이션,
승용차가 나오는데 트럭이 직진 중이었다, 쾅, 들이 받았다, 튕겨져 나갔다, 횡단보도 건너던 사람을 치었다...
머릿속으로 정황을 따라가면서...갸웃...다시 한 번 해본다.
S#59. 홍인기 서재.
석기, 굳은 표정으로 서 있고, 홍은 등을 보이고 선.
홍 : 수고헀네...인제 시작이긴 하지만.
석기 : 네...
홍 : 서정호, 김주희 쪽은 어떤가...
석기 : ...경찰청 전체 데이터 베이스에서 사고 관련 자료를 삭제했습니다...
홍 : 그거 잘 했구만...기록상으루는 하자가 없지만, 그 쪽에서 권혁중의 신상을 알게 되면 골치 아프니까...
석기 : ...(본다)외람되지만, 제 생각 한 가지 말씀드리겠습니다.
홍 : ?
석기 : ...독극물을 사용하는 방법은 재고해 주셨으면 합니다. 계속하다간 사망자가 나올 수두 있어요. 그렇게 되면,
홍 : (힐끗) 맘에 안드나?...
석기 : (내심 얼어붙는 듯)...뜻밖의 변수에 발목 잡히는 일이 없기를 바랄 뿐입니다.
홍 : 치명적인 변수는 언제나 내부에서 발생해. 우리가 오늘 날 왜 이런 소송을 하게 됐는지 아나.
정우석이가 어르신께 허락두 받지 않구 방자하게 군 결과야.
석기 : ...압니다...
홍 : 자네두 그 이상의 변수를 제공할 소지가 다분해...
석기 : ...
홍 : 물론 자네를 그 자에 비교할 수는 없겠지. 정우석이, 그 자가 위태로운 건, 돈과 여자에 무절제한 탓이니까.
자네는 단지 옛사랑 앞에 흔들리는 거구..맞지?...
석기 : ...전 제가 맡은 바 임무 충실할 따름,
홍 : (자른다) 순정은 방탕보다 더 위험하지. 우리한테는.
석기 : ....
홍 : 서정호, 김주희...방심하지 말게...(지그시 본다...) 내 입으루 자네나 그 친구들 제거 명령을 내릴 수는 없지 않나...
석기 : (내심 아득해지는...)
S#60. 거리. 달리느 택시 안.
석기, 망연히 차창밖을 향한 시선...
S#61. 주희 안방. 밤.
주희, 머리에 세수 수건 두른 채 세희 다리 맛사지 하는 중.
세희 : ..나...뉴스가 있는데.
주희 : (짐짓 웃음) 그래?...독가스 얘기라면 사양할래.
세희 : 그 정도는 아니겠지만 이것두 유쾌한 건 아냐.
주희 : (멈춘다) ???
세희 : 타미가 왔었어.
주희 : (흠칫 손을 멈추는) 뭐?
세희 : 꽃은 그 애가 갖다 놓은거구...윤석기씨가 허락했대.
주희 : (...이건 또 뭐지?...본다) 뭘 허락했다는 거야?...
세희 : 나랑 사귀는 거.
주희 : 그래서 뭐랬어?...
세희 : 당근 곤란하다 그랬지.
주희 : 그랬더니?
세희 : 잔머리 쓰더라구...석기 너무 미워하지 말래. 언니 땜에 괴로워한대나 어쩐대나,
주희 : (자른다) 세희야.
세희 : 정말 역겨웠어.
주희 : 그애 또 온대?
세희 : 오지 말라구 그랬어
주희 : 만약에 또 오면, 쫓아내지 말구 얘기 좀 해 봐...
세희 : (본다) 무슨 얘길?
주희 : 그 앤 윤석기를 우리보다 많이 알 거 아냐...
세희 : (본다...)
주희 : 너두 나두, 그 사람이 어쩌다 그렇게 됐는지, 잘 모르잖아...
S#62. 주희 집 마당. 밤.
타미가 심어놓은 화분들 쭉...
멀찍이 서서 주희집 베란다에 쳐진 발 사이로 새나오는 불빛을 바라보는 석기...
S#63. 주희 거실.
주희, 생각에 잠겨 앉아 있는데, 전화벨. (언니 전화받어!)
불안하게 전화기 집어더는 주희.
주희 : 여보세요?...(정호다. 새삼 불안) 네...
S#64. 동네 입구.
천천히 골목을 빠져 나오는 석기. 모퉁이를 돌아 큰길을 따라가다가 얼핏 선다...천천히 돌아보는.
저만치, 깜빡이 켜고 서 있는 정호의 차.
석기, 본다...
골목에서 급히 걸어나오는 주희
석기, 얼른 담벼락에 몸을 붙인다.
차안의 정호, 손을 뻗쳐 문을 열고, 주희, 탄다.
차안의 정호와 주희, 마주 보고 얘기하는 모습.
석기, 쏘아보는데,
차가 떠난다.
석기, 뭔가 무너지는 느낌....
S#65. 아파트 단지 앞. 밤.
정호의 차가 다가와 선다.
차 안.
주희 : (놀라서 정호를 보는)
정호 : (물끄러미 앞을 보며) 여기 맞지?...너한테서 다 뺏어간 데가...
주희 : 어떻게 아셨어요?....사고기록두 안 남아 있는데?
정호 : 경찰청 전체 데이터 베이스엔 남아 있어.
주희 : (네?...)
정호 : 박검사 통해서 검색을 했는데, 이 사고, 윤석기가 김세희 대리인 자격으루 가해자 진술하구,
또 김주희 대리인 자격으루 합의서에 서명했더구만.
주희 : (멍하니 끄덕이는) 그랬죠...세희는 의식이 없었구, 전 그 사람한테 다 떠맡겼으니까요...(급히 본다) 그거, 저 볼 수 있어요?
뒷자리에 서류봉투 있지만.
정호 : ...아니.
주희 : ?
정호 : 정확한 사유 없이는 유출 못해.
주희 : (본다...)
정호 : 상당부분, 트럭 운전자 진술에 의존해 있던데...동생은 그 때 기억을 못하나?
주희 : (끄덕이는) 그래서 믿구 싶어하지 않아요...그거 땜에 힘들어하구..
저 역시 그래요..그 사람이 혹시나 우리 모르게 무리하게 합의를 해준건 아니....
정호 : (앞을 보는 채로) 기록상으루는 문제가 없어.
주희 : (보다가...시선 떨구는) 그렇겠죠...그러니까 합의가 됐겠죠...
정호 : ...괜히 데려온 거니?...
주희 : ...아니요...(멍한 채로 서류봉투를 앞에 놓고 차 문을 여는 주희)
정호 : (힐끗)
주희가 내리고, 정호 뒤따라 내린다. 횡당 보도 신호등 아래 서는 주희...
주희, 천천히 둘러본다...정호, 물끄러미 본다.
정호 : 여기 가끔 오니?...
주희 : ..동생 1년만에 퇴원하던 날, 휠체어에 태워서 같이 왔었어요...평생 누워만 지낼 줄 알았는데, 앉을 수 있게 된 것 만두
너무나 고마워서, 아빠랑 엄마한테 보여 드리구 싶었어요...그런 맘으루 왔는데...동생두 저두, 너무 힘들어서,
맘 속으루 결심했어요... 다시는 안오겠다구...여기 지나가는 버스 조차 안타요...
정호 : ...그때 나도 이 동네 살았어...
주희 : (얼핏 돌아보는)
정호 : 웃기지 않아?...사람이 여섯 다리 건너면 모르는 관계가 없다지만, 이렇게 직방이기두 해...
주희 : (보다가...쓴웃음) 그러네요...
정호 : 기억 나..윤석기...
주희 : ?...
정호 : 밤새 일하구 아침에 들어오는데, 윤석기가 마구 항의를 하구 있더라구. 물론 그땐 나랑 아무 상관없었지만...
주희 : (망연...)
정호 : ...그 친구 그 때 몇살이었지?...
주희 : ...스물, (외면, 목 메는 것 참으며 떨리는 음성) 스물 넷이요...
정호 : (쓴웃음...) 스물 넷에 고시 붙어쓰면, 천하에 아무것두 무서울게 없었을텐데..
주희 : ...(간신히) 저두...저두 그게 그게 젤 궁금해요...
정호 : (본다...)
주희 : (새삼 망연자실, 한손으로 신호등 기둥을 짚는다...)
정호 : (등 뒤로 한걸음 다가서는...) 괜찮아?...
주희 : (끄덕인다)
정호 : 널 여기 왜 데려왔는지 아니?...
주희 : (떨리는 어깨)
정호 : 니가 알구 싶은 게 뭔지, 내가 먼저 알아내야겠다는 거, 보여줄려구...너 혼자 여기저기 다니게 둘 수 없으니까...
주희 : (마구 끄덕인다. 울음 참으려 안간힘)
정호 : (본다...) 울어...기다려 줄께....
주희 : (더 참는...)
정호 : ...김주희...
주희 : (후두둑 눈물)
정호 : (좀 크게) 김주희...
주희 : (흐느낌 가누지 못해 신호등 기둥에 옆머리 대자)
정호 : (팔 잡아 끌어 당기고)
주희 : (울음 터뜨리며 안긴다)
정호 : (감싸 안는)
주희, 목놓아 통곡하다시피 울고, 정호, 안은 채 눈앞을 쏘아보며 울게 둔다...
S#66. 한강 철교 교각 아래.
두 손으로 머리를 싸 쥔 석기가 있는 힘을 다해서 고함...
홍인기의 목소리 '순정은 방탕보다 더 위험하지. 우리한테는.'
'서정호, 김주희...방심하지 말게...(지금시 본다...) 내 입으루 자네나 그 친구들 제거 명령을 내릴 수는 없지 않나...'
다리 위로 지나가는 기차.
기차의 소음에 묻히는 석기의 절규...
S#67. 착륙하는 비행기. 다음 날 오전.
S#68. 공항 청사 입국장.
석기가 자동문 쪽을 간간이 보면서 전화 중. 업무 관련 전화인 듯.
석기 : 아무일 없을겁니다. 그렇죠.
발랄하고 어여쁜 데비가 카트를 밀며 자동문을 나서자,
석기, 급히 전화 끊고 반색하며 다가간다.
석기 : 데비!
데비 : 오빠....
카트를 팽개치고 석기 향해 달려가 매달리듯 안기는 데비
카트에는 트렁트 두어개와 함께 바이얼린 케이스도.
양 쪽 뺨을 번갈아 맞대고 나서 새삼 또 끌어안고 입맞추는 모습이 썩 자연스럽다.
데비 :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알아
석기 : 알아, 오는데 힘들지 않았어?
데비 : (고개 끄덕끄덕)
S#69. 송현 비서실 앞 데스크. 낮.
하영이 앉으며 팜플렛을 툭 주희 앞에 던지듯.
주희, 자판을 두드리다가 고개 돌려보면,
'데보라 홍 독주회' 바이얼린을 들고 환하게 웃는 데비의 상반신 사진과 함께.
주희, 손을 멈춘 채 멍하니 보고,
하영 : (서류 챙겨 들며) 대표가 돌리랜다. 변들한테. 손 좀 봐줘야 되는거 아니야?
하영, 가고, 주희, 멍할 뿐인데,
정호가 온다. 두어 걸음 지나쳐 서는 정호. 돌아보지 않는 채로.
정호 : 그러지마...니가 멍하면 나 김 새...
주희 : (서서히 냉정을 되찾는다...) 알아요..
정호 : 정말루 알아?...
주희 : 네...
S#70. 갱의실. 퇴근 시각.
주희가 가방안에 화장지갑과 전화기 따위 넣으며 퇴근 준비 서두르고, 하영은 공들여 화장 고친다.
하영 : 한번 가 볼려구.
주희 : (뭐?)
하영 : 얼마나 잘 하나, 실물이 얼마나 이쁜가 좀 볼려구.
주희 : (보다가...가방을 닫는다)
하영 : 너무 심란해 하지 마라.
주희 : 그럴 틈이 어딨어. 나 먼저 나갈게.
하영 : 기대해.
주희, 나간다.
하영, 거울을 바싹 대고 속눈썹을 매만지는.
S#71. 쇼핑몰 앞 광장. 밤.
주희가 세희의 휠체어 밀며 천천히 지나간다. 오가는 사람들과 양 쪽의 노점들 둘러변서...
웃는 얼굴로 간간히 세희와 얘기도 하면서, 짐짓 들뜬 듯 하지만 안타까움, 서글품, 등등을 숨긴 표정
S#72. 연주홀. 현재.
연주 중인 데비
객석, 석기와 홍인기 나란히 앉아 있고,
혼자 온 하영.
혼자 온 혜수.
S#73. 라페스타. 밤
야외 카페에 마주 앉아 주스를 마시는 주희와 세희
주희 : 오랜만에 나오니까 좋아?
세희 : 응 좋아, 어~ 영화보자.
주희 무엇인가 생각한다.
S#74. 주희 학교 강당. 회상.
무대 위 청바지 차림의 주희, 실제 공연처럼 연습 중이고, 객석에는 석기 혼자 앉아 있다.
S#75. 연주홀. 현재.
인사하는 데비. 만면에 미소 띤.
석기와 홍인기가 박수치며 일어서자 주변의 남자(어르신 측근과 수하들)들도 따라서고,
하영, 건성 박수치며 석기들을 보는 '웃기구 있다'
혜수, 물끄러미 볼 뿐이고,
S#76. 분장실.
데비가 홍인기의 목에 매달린다. 곁에는 석기.
데비 : 오빠
석기 : 축하해.
데비 : 고마워. 나 어땠어?
석기 : 최고야.
데비 : 그런거 말구, 자세히 말해봐.
석기 : (토닥이며) 정말이야...
데비 : 두 군데나 틀렸는데...
기획사 직원이 들여다 본다.
직원 : 씨디에 싸인 해주셔야죠.
데비 : 네, 나갈게요.
S#77. 동 로비.
한켠에 사람들이 길게 줄 서 있고, 군데군데 무리지어 선 사람들.
데비가 줄 앞에 앉아 싸인 해 주면서 일일이 감사합니다 고마워요, 인사 건네고,
줄 중간쯤에 팜플렛 말아 쥔 하영, 석기 눈에 뜨이지 않으려 반쯤 돌아서 시치미 뗀 표정.
홍인기와 석기, 패밀리 남자들과 한켠에 모여 서 있다.
혜수, 일부러 그들 가까이 지나치며 석기를 보다가 문득 멈칫, 몇걸음 지나쳐 표안나게 홍인기를 돌아보는. 낯익은 느낌...
혜수, 출입문 향하며 누굴까, 어디서 봤을까...
사인 받는 줄. 하영의 차례가 가까워 온다.
하영, 민첩하게 석기쪽을 본다. 저만치 석기와 홍인기, 뭔가 얘기 주고 받는.
석기가 이쪽을 보는듯 하자 얼른 고개 돌리는 하영.
하영의 앞사람이 싸인 받은 씨디를 들고 빠져나가면 하영이 데비 앞에 선다.
데비 : (옆에 쌓인 씨디를 한 장 집으며) 반갑습니다.
하영 : (미소) 연주 잘 들었어요
데비 : (싸인 하면서) 이름 적어 드릴게요.
하영 : 그럼 제 친구 이름으루 해주실래요? 선물하게.
데비 : 어우, 영광이죠. 친구분 이름이?
하영 : 김,주,희.
데비 : (웃으며 'for 김주희, 써놓고는, 문득 하영을 본다) 김주희?
하영 : 네....(살피는)
데비 : (본다...)
하영 : (잽싸게 데비 귀에 바싹 대고 뭐라고 속삭인다)
데비 : (엉?...놀란 채 굳어지는...)
하영 : (씨디를 집으며) 만나서 정말 반가웠어요.
홍인기와 얘기 중이던 석기, 문득 데비 쪽을 보면, 데비의 놀라 굳어진 표정과 유유히 가는 하영.
석기, 당혹스러운데,
데비, 멀어지는 하영을 벙하니 보다가, 황황히 앞에선 사람에게 웃어보이며 씨디를 집는다.
변호사들 7회.t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