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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화유산이 된 판소리는 보통 섬진강을 중심으로 동쪽지역인 남원, 운봉, 구례, 순창, 곡성에서 불렸던 동편제와 서쪽 지방인 보성, 나주, 목포 같은 곳에서 불렸던 서편제로 가릅니다. 물론 충청 이북지방에서 불렸다는 중고제, 서편제를 창시한 박유전이 말년에 새롭게 만든 강산제, 동초 김연수가 창시한 동초제가 있지만 역시 큰 가름은 동편제와 서편제지요.
그 가운데 동편제는 명창 가왕(歌王) 송흥록(宋興錄)이 발전시켜 국창 송만갑이 완성한 것인데. 그밖에 송우룡, 유성준, 박초월, 김소희, 임방울, 정광수, 박봉술 명창이 손꼽힙니다. 특히 유성준 명창은 근대 판소리 5대 명창 가운데 한 사람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동편제 판소리의 제왕이라 일컬어집니다. 그는 <수궁가>와 <적벽가>를 잘 불렀는데 특히 <수궁가>에서 토끼와 자라가 만나는 대목과 토끼 신세를 그리는 대목은 그를 따라올 사람이 없었지요.
얼마 전 끝난 구례동편제소리축제(10.21~23)에서 군산대 최동현 교수는 “유성준의 생애와 예술”이라는 제목의 강연을 했습니다. 최 교수에 따르면 '송만갑과 유성준이 사흘 동안 소리 대결을 했는데 첫날은 목 좋은 송만갑이 나았고, 둘째 날부터는 공력으로 하는데 송만갑이 유성준에게 밀렸다.'라고 합니다. 동편제소리축제를 통해 재조명된 구례 출신 유성준 명창은 동편제 소리의 제왕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의 명창이지만 일반인들은 그 이름이 생소할지도 모릅니다. 그런 분들은 해마다 열리는 구례동편제 소리축제에 참가하여 동편제소리의 고갱이(진수)를 느껴 볼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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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이야기 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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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조선풍토가집’에 비친 1936년 조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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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숲 사이에 핀 잔잔한 들국화 한 송이 꺾어 내려오는 쓸쓸한 저녁”-牟田口龜代- “북한산 산마루에 흰 구름 비추니 오늘은 맑겠구나” -久保靜湖-
위 노래는 일제강점기인 1936년에 이치야마(市山盛雄) 씨가 펴낸 <조선풍토가집>에 나오는 일본의 단가(短歌)이다. 이 노래집에는 816명이 조선을 다녀가면서 읊은 노래들이 실려 있는데 온돌, 한약방, 주막, 고려자기, 무녀, 기생, 양반, 조선요리와 같은 조선의 풍속에 관련된 노래가 있는가 하면 쑥, 무궁화, 소나무, 작약, 조선인삼 같은 식물류와 까치, 학, 매, 뻐꾸기, 호랑이 같은 동물류도 노래하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전라도, 경상도, 충청도, 황해도, 평안도, 함경도 땅을 여행하면서 보고 느낀 바를 노래로 기록해두고 있다.
“내가 조선을 회고하건대 첫 번째로 떠오르는 것은 맑고 투명한 하늘의 아름다움이다. 그 중에서도 남선(조선을 남북으로 볼 때 남쪽)의 하늘은 뭐라 형용할 수 없는 빛이다.”라고 와카야마(若山喜志子) 씨는 서문에서 조선에 대한 인상을 쓰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조선의 매력에 빠져 여러 번 조선 땅을 밟았다는 사람도 있다. 1936년이라면 조선이 일본에 의해 강제병합 된 지 17년째로 조선 민중은 희망을 잃고 참담한 삶을 살고 있을 때이다. 교통도 지금 같지 않던 시절 조선국토를 마음대로 돌아다니며 조선의 풍광을 노래할 수 있었다면 그들은 식민지 관리들이거나 그 가족들이었을 것이다.
<조선풍토가집>은 사진이 흔치 않던 시절이라 그림으로 풍속을 나타내거나 글로 조선의 방방곡곡을 노래했기 때문에 지금은 사라진 옛 풍속을 더러 엿볼 수 있어 흥미롭기는 하나 식민지 가해국의 걱정 없는 유식자들이 그려낸 조선의 모습은 어쩐지 인간냄새가 나지 않는다. 그들 나름의 음풍농월이야 뭐라 할 수 없지만 식민지 피해국 사람들의 삶을 좀 더 들여다보고 읊은 노래였다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그러나 애시당초 그런 의식이 없는 사람들에게서 “인간냄새 나는 조선의 노래”는 무리였을지 모른다.
*일본한자는 구자체로 표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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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 이윤옥(59y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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