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복한 얼굴들
오늘은 불암산 등산가는 날!
10시가 되어 상계역 1번 출구로 가니 김신기, 정진우, 황의중이 벌써 나와 있었다.
조금 있으려니 석희태, 홍인기, 오삼환이 왔다.
최종순은 출발해 나오다가 가게 종업원이 무단으로 결근해서 일손이 모자라 다시 돌아갔다고 해서
모두들 아쉬워했다.
한달 전 담석증관계로 수술했던 터라 깔닥 고개 밑에서 친구들이 올라갈 수 있겠느냐며 걱정을 한다.
나는 태릉 쪽과 수락산 방향에서 불암산에 세 번을 올라갔는데 모두 바위밑에서 내려왔다.
상계동에서 올라가는 코스는 이번이 처음인데 오늘은 꼭대기 까지 당연히 올라가는 것으로 작정하고
출발했지만 깔딱 고개를 오르고 이어지는 본격적인 바위산을 오르기가 그리 녹록치가 않았다.
발아래 계단 밑은 천길 낭떠러지로 오금이 저리고 다리가 후들거렸지만 깎아지른 아찔한 바위산에
정상까지 이어지게 만들어 놓은 견고한 나무계단에는 탄성이 절로나왔다.
계단경사가 급박해 지자 발걸음이 얼어붙는다.
순간적으로 낭패의 위기를 느끼며 앞만 보고 기를 쓰고 계단을 오르는데 진우가 다 왔다고 하는 말에
고개를 들어보니'佛巖山'이라는 표시판이 눈에들어왔다.
정상에는 태극기가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고 좁은 지면에서 조심스레 오고가며 부대끼는 등산객들 모두가
참으로 행복한 표정들이다.
온통 바위로 된 정상은 사방 팔방이 훤히 트여 시원하고
눈아래 펼쳐진 울긋불긋한 가을산의 정경은 아름답기 짝이 없다.
태극기가 서있는 바위꼭대기에 젊은 남녀 한쌍이 다정히 앉아있다.
불암산 이라는 표시판이 있는 곳은 사진촬영을 위해 줄서 대기하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멀리 오른쪽에 도봉산이 보이고 왼쪽에는 남양주 별내면 신도시가 한가로워 보인다.
◈ 산에서 받은 전화
내려올 때는 올라왔던 상계쪽을 피해서 공릉쪽으로 내려왔다.
흙으로 덮혀 상쾌한 길을 내려오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받아보니 각별히 관심과 애정을 쏟았던 직장후배다.
아들 명래가 전주 상산고에 합격했다는 전화다. 참으로 기뻐 진심으로 축하를 해주었다.
상산고는 자율형 사립고로 60%이상이 연.고대 서울대를 합격하는 신흥 명문 고등학교다.
참으로 기쁘고 통쾌하다. 공부할 수 있는 좋은 학교에 들어갔으니 승승장구하기를 빌어본다.
학교 교육의 가장 중요한 것은 제대로 된 면학분위기 인데 언제부턴가 고교평준화라는
악령의 대못이 교육계의 심장에 밖힌 이후 교실마다 분위기를 장악하는 불량학생들로 인해
면학분위기가 파괘되니 공교육이 황폐화 된 것은 공식처럼 자명한 일이다.
이후 학교가 제대로 된 학생을 선발해서 훌륭하게 키워보자고 특수학교가 생겼고
그 특수학교가 빛이나니 이번에는 특수학교를 폐지해야 된다고 도처에서 악을 쓰고 있다.
그러나 수준 맞는 학생들로 구성하여 제대로 된 면학분위기에서 교육을 해야 하는 것이 공교육의 올바른 방향인데
정치꾼들은 이 진리를 백안시하고 조변석개 제도를 까뒤집느라 날이 샌다.
교활한 지식인은 선동하고 비겁한 지식인들은 광란(狂亂)의 물결에 주눅이 들어 늘 맞장구를 치거나
쉬쉬하며 꽁무니를 빼고 있어 학생들과 학부모는 영문도 모르는 채 따라가느라
다리가 찢어지고 피멍이 들고 있는 것이다.
◈ 통크고 화끈한 허본좌
바위에 올라 즐거워하는 사람들은 참으로 행복해 보인다.
산에서 보는 저 백성들은 저렇게 선하고 정겨워 보이는데 땅에서는 지금 입 달린 자 모두가 애국자인양 떠들어대니
그 불순한 소음이 나라를 휘청거리게 하고 온 국민을 혼란으로 몰아가고 있다.
지난 대선에 출마했던 허경영에 대한 흥미로운 기사가 생각난다.
그 기사에서는 지금 대통령 후보들이 모두 통이 좁고 모든 공약은 너무 쩨쩨하다며 5년전 허본좌의
5대 해방공약 예를 들었다.
①시험 해방=학생들은 한 과목만 공부하면 된다 ②결혼 해방=결혼하면 바로 1억을 준다
③등록금 해방=반값이 아니라 완전 공짜다 ④군대 해방=징병제를 폐지한다
⑤취업 해방=청년은 죄다 국가인턴으로 채용한다…
뿐만 아니라 투표 시간 연장 논란도 5년 전에 이미 내다보시고 15세까지 선거권을 주겠다고 하셨다며
"이렇게 통 크고 화끈한 정치인을 본 적 있는가 ?"라며 대선후보라면 이정도 통큰 공약은 있어야 한다고 했는데
대책 없이 퍼주기 경쟁에 열을 올리는 정치인들의 한심한 작태에 대한 역설적인 표현으로 보여
실소를 금치 못하게 한다.
산기슭에 내려오니 남용권 법사님(?)이 우리가 오는 것을 헤아려 마중을 나왔다.
대단한 신통력이다. 허본좌 못지 않는 신통력이 자못 놀랍다.
우리는 남본좌의 인도에 따라 ‘중계약국’이라 간판 붙은 대형약국으로 들어갔는데
약사선생님이 반갑게 맞아주었다. 그분은 용권이 어부인이고 그곳은 남본좌가 경영하는 약국이었다.
바로 뒤에 화강암 바위의 불암산이 그 위용을 자랑했고 불암산을 등진 마을은 평화로운 유럽의 전원처럼
이국적인 풍광이 이채롭고 신선했다. 남본좌가 또아리를 틀기에 딱 맞도록 신비감이 넘치는 곳이다.
우리는 공릉동 어느 갈비집으로 안내를 받아 맛있는 식사대접을 받았다.
남 본좌님! 풍성한 식사대접 참으로 감사합니다.
중계약국이 더욱 번창하여 지역주민들의 건강을 잘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불암산은 참으로 아기자기하고 아름다운 산이었다.
만추의 은혜와 축복으로 울긋불긋 아름답게 채색된 산과 거리는
보이는 모든 것이 설레임과 감동으로 가슴을 벅차게 했다.
2012.11.5.
불암산을 다녀와서 濟巖 김정태
첫댓글 등산 안한 사람도 읽으면 간듯... 등반 기행문 감사............
제암선생 얼마전 담석 때문에 수술받았다던데 이젠 거뜬이 불암산을 오르는 것을 보니 건강이 좋아지셨네.축하합니다.그렇지만 건강에 유의하소
감사합니다. 회장님! 죽림선생!
산행이 즐거운 것은 회장님 귀한 수고와 봉사가 있기때문임을 알기에 모두들 고마워하고 있어요.
담랑제거 수술 때문에 암환자들과 같은 병실에서 며칠동안 그들의 삶을 볼 수 있었는데
건강한 사람들은 그 하나의 은혜만으로도 항상 감사하며 살아야 할 것 같네요.
이번 산행에서도 죽림선생이야기 많이 했는데 다음 산행 때는 한번 뵜으면 좋겠네요.
칼국수를 산다는데 여의치 못해 못나감을 양해해 주시고 즐거운 시간 보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