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이 온통 눈을 덮어쓰고 우릴 기다린다.
이게 무슨 복이냐...설날에 못받은 복 여기서 받을 줄이야...
서봉에서 바라보는 비로봉~동봉의 산줄기는 신이 내려준 눈꽃으로 모두 바꾸어 놓았다.
이곳은 비교적 너무 조용하다. 그러기에 눈이 더 이뻐보이는 것일까..?
오도재넘어~비로봉 안부능선길로 돌아 눈으로 분장한 약사여래입상 공터에 오르니 대구지역
등산객으로 초만원이다.(12;23)
환희와 환상의 설원으로 펼쳐진 팔공산...마치 눈으로 빚어 놓은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눈과 수정의 범벅같다.
이어 동봉 게단 오름길로 들어서고... 드뎌 동봉 정상이다(12;37)
지나온 길엔 내 사랑으로 물들어 있고 사방팔방엔 등산인파들의 환호소리 ~
아 ~ 이 맛이야 !! 겨울 적설기 산행의 산맛이란 바로 이런것이야...
선두가 깔아놓은 종이표지가 보인다.
이제부터 눈과 빙판의 암봉을 건너뛰고, 넘고, 내려가기를 반복하며 염불봉능선길로 내려친다.
중간 큰 암봉밑에서 산우가 준바해온 따근한 커피와 간단한 행동식으로 허기를 채운다(13:12)
(산우님 고마워...)
여기서 보는 비로봉방향의 설원이 너무 아름다워 한컷 찍어놓고 산우와 함께 다시 뛰기시작한다. 내리막 눈빙판길이 예사롭지않다.
작년에도 이 구간에서 힘깨나 빠졌는데... 올해는 적설량이 더 엄청나다.
더욱이 응달이고 바람까지 살을 여민다.
함께한 산우가 내 뒤를 바짝 쫓아오며 중간 중간에 무척 고생스러워한다.
허기야 나도 마찬가진데...염불봉지나 조암~ 신령재에 도착하니(13:59)
작년 이곳 신령재에서 폭포골로 내려갔던 기억이 새롭다.
우린 갓바위 방향의 930봉을 지나서 능성재길로 치어 오르니(14:49) 앞쪽의 관봉이 눈에 들어온다 . 인봉을 향해 계속 오르려니 삭풍이 몰아치며 귓전과 얼굴을 때린다. 바람에 날려갈것 같이 무서운 강풍이다.
죽을 힘을 다해 마지막 목표지인 관봉을 향해 돌계단을 오르고 또 오르고...하여 갓바위에 도착한다(15;40). 수많은 기도참배객으로 초만원이다. 저 석불은 우리네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선두 조대장과 마주친다. 그리고 서쪽 돌계단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조심스레 내려가다 그만 엉덩방아를 찧고말았다. 무척이나 아프다. 방금전 갓바위에서 아이젠을 풀어 베낭에 넣은걸 다시 꺼내 착용하니 한결 마음이 편하다. 아픈것도 잊어버리고 관음사방향으로 열심히 뛰어내려가기를 한참만에 드뎌 중마을에 당도하니 가게앞에 누군가 만들어 놓은 멋있는 눈사람부부가 우릴 반긴다.(16:22)
오늘의 멋있는 즐거운 산행을 축하해 주는 양 미소지우며...
이렇게 아름다운 추억의 눈산행... 나와 동행한 산우님 수고 많았어요...
그리고 함께한 선배,후배님 그리고 산우님들 !!!
정말 오늘 산행은 환상이라고 말해도 좋겠죠..?
길을 잘못 들어 딴곳으로 가서 고생하신 산우님들도...
특히 주차장에서 박대장이 갔다 주는 따근한 국밥과 김치의 맛 !!
그리고 서울막걸리 한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