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점 이상 우수업체 20곳에서 7곳으로 급감
평가점수 하향평준화 뚜렷…한순간 3계단 추락하기도
등급하락하면 PQ 등 입찰 및 시공능력평가에도 악영향
[e대한경제=김희용 기자] 건설업 상호협력평가가 깐깐해져 높은 점수를 확보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파트너사와의 협력증진 및 상생에 제대로 대비하지 않으면 등급 하락으로 인해 입찰 및 시공능력평가에서도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도 커졌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건설협회는 최근 올해 건설사업자 간 상호협력평가를 위한 서류접수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평가에 돌입했다.
상호협력평가는 종합ㆍ전문건설업체 간, 대ㆍ중소기업 간 상호협력과 공생발전의 풍토를 조성하고 원활한 공사수행 및 시공품질 확보를 위해 지난 1998년 도입됐다.
평가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 나눠 협력업체와의 공동도급 실적과 하도급 실적, 협력업자 육성, 신인도 분야 등에 점수(100점 만점)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95점 이상, 90점 이상 높은 점수를 받은 우수업체에는 다양한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조달청과 지자체의 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PQ) 및 적격심사, 종합평가 및 종합심사에서 가점을 주고 시공능력평가액 산정 시에도 가산점을 준다.
그러나 올해 상호협력평가에서 우수등급 건설사는 소수에 그칠 것으로 관측된다.
국토부가 안전 및 부실공사 관련 평가기준을 지속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인 ‘95점 이상’을 획득한 건설사는 단 7곳(대기업 기준)에 그쳤다. 전년도 최우수 업체가 20개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특히, 정부표창 등 가산점 등을 챙기지 못한 건설사의 평가 등급은 크게 3단계(15점 이상)까지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두산건설과 태영건설, 금성백조주택은 2020년 95점 이상을 받았지만, 지난해에는 70~80점대로 곤두박질쳤다.
CJ대한통운과 GS건설, DL이앤씨, 금호건설, 한화건설, 호반건설, 호반산업, 효성중공업 등도 80~90점대로 두 계단 내려갔다.
또 DL건설(삼호 기준)과 삼성물산, 중흥토건, 현대엔지니어링 역시 90~95점대로 내려갔다.
이외에도 HDC현대산업개발, SK에코플랜트,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화성산업, 현대건설 등은 차상위 등급인 ‘90~ 95점 미만’에서 ‘80~90점 미만’으로 떨어졌다.
기존 ‘80~ 90점 미만’ 구간에 있던 HJ중공업, KCC건설, 대보건설, 반도건설, 제일건설 등도 ‘70∼80점 미만’으로 하락했다.
업계는 정부의 기준 강화로 상호협력평가 점수는 점점 더 하향평준화를 지속할 것이라며, 입찰 및 시평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는 점수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공공사 입찰은 불과 단 1점 차이로 낙찰 여부가 갈리는 만큼, 앞으로는 상호협력평가 등급에 따라 희비가 갈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것이, 국토부는 올해도 평가의 변별력 강화하고 나섰다.
올해부터는 사망사고 발생 유무에 따른 점수 차이를 최대 18점까지 세분화하고, 시스템비계 사용률에 대한 가산점을 확대하는 등 안전 항목 평가비중을 대폭 늘렸다.
국토부는 또 부실시공 근절방안으로, 부실 유발 업체에 대한 상호협력평가 감점폭을 기존 2∼10점에서 4∼12점으로 확대해 페널티를 강화하는 내용의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는 중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상호협력과 부실 예방은 안전사고를 줄이는데도 효과적인 만큼, 평가의 변별력을 지속적으로 제고해 나갈 것”이라며 “수주역량은 물론, 안전 강화와 기업의 안정적인 경영환경 조성을 위해 상생협력에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김희용기자 h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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